BTS가 사랑한 사이판, ‘스포츠케이션’으로 더 새로워진다 [함영훈의 멋·맛·쉼]

함영훈 2026. 3. 23.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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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여름휴가 겸 촬영 때 “최고” 찬사
최근 러닝, 사이클링, 승마 콘텐츠 확충
성지·빵지 순례, 미인 바위, 선상 공연도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사이판에서 유일하게 못가본 수중동굴 그로토
방탄소년단 리더 RM과 정국의 사이판 액티비티 체험 표정
스포츠케이션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는 사이판. 사진 마라톤을 뛴 가수 션(가운데)과 러닝리더들

[헤럴드경제(사이판)=함영훈 기자] “하파다이 티로~!”(안녕, 또 안녕하세요)

정다운 친척 집 같은 느낌의 미국 자치령 사이판은 2026년 봄 더욱 명랑하고 건강해졌다. 사이판·티니안·로타섬을 관할하는 마리아나관광청이 최근 ‘평범함을 넘는 여행’(Far From Ordinary), ‘스포츠관광(Sports-vacation)’을 표방하며 내세운 새 여행콘텐츠들은 따스하고 싱그러운 사이판의 건강성과 딱 맞아떨어졌다. 여행객을 가족처럼 대해주는 차모로 & 캐롤리니언 주민들의 환대 역시 변함없었다.

사이판은 칸쿤, 모리셔스, 아말피 등 세계적인 휴양지를 제치고, 많은 한국 셀럽의 사랑을 받았다. 사이판 마라톤을 국내에 널리 알린 가수 션과 유이뿐 만 아니라 최근 완전체로 컴백해 세계 팝 무대를 뒤흔든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2018년 휴가 겸 서머패키지를 이곳에서 촬영해 유명해졌다.

사이판에 최근 런트립을 온 한국인들이 늘고 있다.

BTS 멤버들은 석양이 아름다운 서프클럽, 래더비치, 오비얀 비치, 마리아나 등대를 둘러보고, 크라운플라자 앞 바다에서 가오리 등을 만지며 노는 시터치에다 제토베이터, 스노클링 등 해양 레저도 체험했다. 파란색 허머 렌트카로 섬 전역을 다니는 드라이브도 즐겼다. 맏형 진은 “이곳은 가장 아름답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로토를 못갔다. 그럼 다시 가야지”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최근엔 KLPGA 여자골프선수들이 현지에서 재능 기부를 했고, 야구 대표팀은 WBC 8강 진출 전에 이곳에서 담금질했다.

그간 우리는 사이판을 찾아 마나가하, 새섬, 한국인 위령비 참배, 아타리 전통 공연 관람, 수상레저와 섬 일주 드라이브를 즐기고, 아이가 영어 공부하는 사이 부모는 공예 체험을 하거나 테라스에 앉아 버드라이트 맥주를 마시는 등의 모습으로 여행을 즐겼다.

사이판 사이클링

2026년판 사이판은 큰 변화를 보여준다. 마라톤과 골프, 트레킹, 승마, 사이클링 등 ‘스포츠 여행’으로 콘텐츠가 확대됐고, 필키웨이팜 은하수 별밤, OK농장 파티, 새로운 성지 방문, 허먼스 모던 베이커리 빵지순례 등으로 체험 거리가 확장됐다.

지난 7일 열린 제18회 스케처스 사이판 마라톤에는 무려 15개국, 772명이 참석했다. 이중 37%가 한국인일 정도로 국내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4년전 스포츠케이션 인플루언서 스포츠봉이 자전거로 사이판 전역을 누비는 모습이 알려지면서 사이클링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에선 잘 뛰지 않던 여행자도 무지개가 드리워진 서쪽 해변 길을 따라 아침 러닝하는 모습은 흔히 보는 풍경이다.

한국 여행자들이 마나가하 요트유람선에서 선장흉내를 내보고 있다.

사이판 하면 석양이다. 마이크로비치의 석양도 세계 5대 석양에 들 정도로 아름다운데, 마나가하섬 주변 해역에서의 카약킹, 스탠드업 패들보드(SUP), 스노클링, 유람선 선장님 코스프레, 선상공연을 곁들인 선셋 풍경은 토털 감흥을 선사한다. K-팝·미국팝 라이브 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마신 와인 때문인지, 기막힌 석양 때문인지, 여행자의 마음도 얼굴도 빨갛게 물든다. 마나가하 유람선은 오는 5월 공식 론칭한다.

사이판 해질녘 카야킹
사이판 제프리비치 미녀바위로 향하는 미녀

BTS 맏형 진이 빼먹었다는 그로토 다이빙은 예전에 마니아들, 경험자들이 주로했는데, 요즘 초보자들도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리더와 밧줄을 연결해 수중 동굴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동쪽 지형이 높은 경동지괴의 사이판에서 동부해안 비치는 숲을 헤쳐나간뒤 만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곳은 악어바위이다. 북으로는 산후안비치 남으로는 제프리비치를 가른다. 비밀의 화원 같은 정글을 지나 제프리비치에 오면 미남, 미녀바위가 마주 본다. 기암괴석이 많아 사진찍기 좋은 해수욕장들이다. 그 남쪽의 마린비치에서는 승마체험도 한다.

성산일출봉 모양의 기암괴석을 품은 포비든 아일랜드는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자연보호구역이다. 예상치 못한 파도가 칠 수 있으므로, 전망대에서 구경하며 인증샷을 찍는다. 사이판 최고의 절경 중 한 곳이다.

포비든 아일랜드 전망대에서 본 모습
포비든 아일랜드

사이판의 타포차우산은 9부 능선까지 차가 가고, 정상까지는 5~10분만 걸으면 된다. 정상에 오르면 사이판 동서남북이 둥글게 다 보인다. 북서쪽에 ‘물에 둘러싸인 육지’ 마나가하섬이 보이더니 남쪽으로는 ‘육지에 둘러싸인 물’ 수수페 호수가 보여 대조를 이룬다. 산 정상엔 성모상과 십자가가 있고, 매년 부활절 축제형 종교의식이 진행된다.

사이판 산타루데스 성지
사이판 무궁화 히비스커스가 곳곳에 피어있다.

섬의 중서부 내륙 파파코 마을에 가면 산타루데스 성지가 있다. 스페인 선교단이 1570년 무렵 이곳에 상륙한 후 갈증으로 지쳤는데, 꿈에 예수님이 나타나 이곳에서 물을 마시라고 점지하면서 교회가 생겨났다. 정글 사이로 고개를 내민 절벽 동굴에 성자가 모셔져 있고, 순례자는 이곳 성수에 손을 세 번 씻고 물을 마신 뒤 경배한다. 큰 태풍이 와도 사이판에서 유일하게 피해를 보지 않는 곳이라고 한다.

마리아나제도 발전에 일익을 담당했던 한국인 징용자 후손들이 살고 있다는 점은 신나고 정감 넘치는 사이판 여행의 중요한 감성적 기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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