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녹십자, 차세대 혈우병 치료제 개발 중단

박종헌 기자 2026. 3. 2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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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하임파지' 국내 도입으로 사업성 우려
산필리포증후군 A형, 파프리병 치료제 개발 집중


GC녹십자가 차세대 혈우병 치료제 개발을 중단했다.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같은 기전의 혈우병 치료제로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투자 대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최근 임상 1b상 단계인 A·B형 혈우병 신약 후보물질 ‘MG1113A’ 개발을 중단했다.

혈우병은 선천적으로 혈액 내 특정 응고인자가 부족해 출혈이 잘 생기고 출혈시 지혈이 어려운 유전성 출혈성 질환이다. 주로 X염색체에 위치한 유전자 결함으로 발생하며, 남성에게 주로 나타난다. 주로 제8인자 결핍 탓에 발생하는 A형 혈우병과 제9인자 결핍으로 발생하는 B형 혈우병으로 나뉜다. 혈우병 치료에는 부족한 응고인자를 정맥주사로 보충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됐다.

그러나 이 방식은 출혈이 이미 발생한 이후에 치료가 이뤄진다는 한계가 있다. 주 2~4회 이상 정맥주사를 지속해야 한다는 투여 방식도 환자와 보호자 부담이 적지 않다.

이와 달리 녹십자 ‘MG1113A’는 조직인자계 응고억제제(Tissue Factor Pathway Inhibitor, TFPI)를 저해하는 항체 혈우병 치료제다. 조직인자계 응고억제제는 제7인자와 제10인자에 결합해 혈액응고를 방해한다. 조직인자계 응고억제제가 혈액응고를 방해 못하도록 억제하는 방식으로 혈액이 원활하게 응고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기전이다.

A형과 B형 혈우병을 하나의 기전으로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비응고인자 치료제라는 점에서 시장 주목을 받았다. 주 1회 복부나 허벅지에 피하주사함으로써 기존 응고인자 제제보다 투여 편의성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MG1113A’ 개발 전략에 변수가 생겼다. 한국화이자제약의 혈우병 치료 신약 ‘하임파지(성분명 마스타시맙)’가 지난달 국내 허가를 받으면서다. 이 치료제도 MG1113A와 마찬가지로 TFPI의 작용을 차단해 혈액 응고를 유도하는 기전을 지녔다. 이에 녹십자는 같은 원리의 치료제가 시장에 먼저 진입하면서 사업성 측면에서 ‘MG1113A’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

녹십자는 혈우병 치료제 대신 주요 파이프라인인 산필리포증후군 A형 치료제인 ‘GC1130A’와 파브리병 치료제 ‘GC1134A’ 개발에 집중할 방침이다.

GC1130A는 해당 질환의 유일한 치료 옵션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국내와 미국에서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GC1134A는 월 1회 피하 주사요법으로 편의성을 개선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현재 국내와 미국 등에서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

녹십자 관계자는 “시장 경쟁 환경 변화에 따른 파이프라인 효율화 차원에서 혈우병 치료제 개발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박종헌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