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지금 응급 상태”…온실가스 200만년래 최고, 12억명 일터가 끓는다
2015~2025년 관측 사상 가장 더운 11년
바다에 쌓인 열, 인류 연간 에너지 사용량의 18배
국내외 과학계 한 목소리로 우려 표명
“기후 시스템 임계점 육박…생존 위한 전략 필요”
지구의 기후 시스템이 붕괴 임계점에 다가서고 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00만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폭염과 홍수 등 기후 변화가 촉발한 ‘복합 재난’이 전 세계 경제와 산업, 보건 인프라를 전방위로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가 쏟아졌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3일(현지시간)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는 지금 한계를 넘어선 응급 상태”라며 “모든 주요 기후 지표가 붉은색 비상등을 깜빡이고 있다”고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세계기상기구 2025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세계기상기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3/mk/20260323130302150nxms.png)
이 잉여 에너지의 약 91%는 바다가 흡수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20년(2005~2025년)간 해양 온난화 속도는 이전(1960~2005년) 대비 2배 이상 빨라졌다. 이 기간 연간 해양 에너지 증가량은 인류 전체가 한 해 동안 사용하는 에너지양의 약 18배에 달한다.
기온 상승세도 멈추지 않고 있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의 11년은 176년 관측 사상 ‘가장 더운 11년’으로 기록됐다. 라니냐 현상으로 인해 기온 상승이 다소 억제된 2025년조차 산업화 이전(1850~1900년) 평균 대비 1.43도 높아 역대 2~3번째로 더운 해였다. 남북극의 해빙 면적은 역대 최저 또는 그에 준하는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1993년 이후 전 지구 해수면은 11cm나 상승했다.
![[WMO 홈페이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3/mk/20260323130303487vrri.png)
노동 시장의 피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전 세계 근로자의 3분의 1 이상인 12억 명이 매년 작업장 내 열 스트레스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과 농업 등 야외 노동집약적 산업을 중심으로 근로자들의 건강 피해는 물론, 막대한 생산성 저하와 생계 위협까지 초래하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질병의 지정학적 방어선도 무너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절반이 모기를 매개로 한 뎅기열 감염 위험에 노출됐다. 현재 뎅기열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확산하는 모기 매개 질병으로 떠올랐으며, 보고된 발병 건수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상황이 이처럼 악화하고 있지만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보건 부문의 수요에 맞춘 폭염 조기 경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는 전 세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며, 기후 정보를 보건 의사결정 과정에 완전히 통합한 국가는 더 적은 실정이다. WMO는 “더 많은 인명을 구하기 위해 기상·기후 데이터를 보건 정보 시스템과 결합해, 단순한 사후 대응을 넘어 선제적 예방 시스템으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예상욱 이화여대 기후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빙하 손실 상위 10개 사례 중 8개가 2016년 이후 집중되는 등 기후 시스템 전반에서 이상 신호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기후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가 돌이킬 수 없는 임계점에 다가서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진단했다. 호주 시드니공과대(UTS)의 마르티나 린넨루케 교수 역시 “이번 보고서의 ‘지구 에너지 불균형’ 지표는 온난화가 단순한 지속을 넘어 시스템적 수준에서 가속화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달라진 재난 양상에 맞춰 국토 관리의 새 판을 짜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일문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자원하천연구본부장은 “산불로 훼손된 산림이 토사 유출로 이어져 하류 지역의 대형 홍수를 유발하는 등 과거의 분절적 재난 대응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이어 “지표수 중심의 수자원 관리에서 벗어나 지하수 연계 등 국토 관리 패러다임을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막대한 경제적 피해도 이미 현실화됐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UNSW) 소속 톰 모틀록 박사는 “아주 작은 기온 상승도 극단적 날씨에는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며 “글로벌 보험업계가 극한 기후로 인해 입은 손실만 2025년 기준 1270억 달러(약 170조 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변화된 환경에 적응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린넨루케 교수는 “기후 위험을 단순한 규제 준수 문제로만 취급하고 경영 전략에 통합하지 않는 기업은 재무 및 운영상 거대한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질랜드 환경보존부 소속 드류 빙엄 수석 과학 자문위원도 “기후변화 적응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오재호 부경대 명예교수는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닌 현재 진행형의 구조적 위기”라며 “중앙정부 중심의 온실가스 감축과 함께, 기초지자체 단위의 현장 밀착형 기후 적응 체계 구축이 이원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호주 멜버른 대학의 앤드류 킹 교수 또한 “강력한 기후 행동을 미루는 매년의 지연이 다음 세대에게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오늘의 운세 2026년 3월 23일 月(음력 2월 5일) - 매일경제
- “전쟁나면 떡상? 계좌 반토막났다”...거품 꺼지고 녹아내린 ‘디지털 금’ - 매일경제
- 17년여 만에 최저 ‘1510원’…원화 약세 ‘뉴노멀’ 현실화하나 - 매일경제
- “BTS 컴백 효과 하루만에 끝?”…공연 후 하이브 주가 13%대 급락 - 매일경제
- 트럼프 ‘초토화’ 압박에…이란 “적과 연계된 선박 빼고 호르무즈 통과” - 매일경제
- 불장 뛰어든 5060 개미군단…빚투·단타 급증 - 매일경제
- “대위? 상사?” 계급 뒤섞인 육군 학사장교 포스터…‘집게손’ 모양까지 시끌 - 매일경제
- "서울 초고가 주택 보유세, 뉴욕·런던 수준으로 연구중" - 매일경제
- 北 핵실험장 주변 탈북민, 4명 중 1명 ‘이것’ 나타나…방사선 노출 때문? - 매일경제
- 이게 말이 되나? ‘시범경기 타율 0.407’ 김혜성, 충격의 트리플A 강등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