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스쳐가는 도시’에서 ‘머무는 도시’로…외국인 74% 숙박

한옥마을 중심의 관광지로 알려졌던 전주가 ‘당일치기 도시’를 넘어 ‘머무는 도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숙박 비중과 체류 기간, 소비 규모가 동시에 증가하면서 체류형 관광도시로의 도약 가능성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전주시는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4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외국인 관광객 실태조사’ 결과, 전체 방문객 중 74%가 전주에서 숙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24.2%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전주가 더 이상 단순 경유지가 아닌 체류형 관광지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광객 체류 기간과 소비 규모도 크게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의 평균 체류 기간은 2.69일로 전년보다 0.99일 증가했으며, 1인당 평균 지출액은 27만8659원으로 전년 대비 85% 급증했다. 체류 기간 증가가 지역 내 소비 확대로 이어지며 숙박·음식·상권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낳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관광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패키지 여행 중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지역을 경험하는 개별여행(FIT)이 확산되면서, ‘오래 머물며 깊이 체험하는 여행’이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개별여행 비중이 77.1%에 달하며 전주 관광의 주요 형태로 나타났다.
재방문율 역시 16.7%로 상승해 전주가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국내 거주 외국인과 관광객들의 입소문, 높은 만족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전주를 찾는 가장 큰 이유는 ‘역사 및 문화유적 체험(77.1%)’으로 나타났다. 경기전(55.3%)과 남부시장(37.9%)은 여전히 핵심 관광지로 자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주천(21%)과 국립전주박물관(20.2%) 방문율이 상승하며 관광 동선이 점차 확장되는 모습이다. 이는 기존 한옥마을 중심 관광에서 도시 전반으로 체류 공간이 넓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관광 만족도 역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주 관광에 대한 종합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62점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치안(4.77점)과 음식(4.54점)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언어소통(4.11점)과 대중교통(4.22점)은 향후 개선이 필요한 과제로 지적됐다.
전주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관광도시로의 전환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숙박·교통·언어 등 관광 인프라를 보완하고, 체류형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노은영 전주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이번 결과는 전주가 체류형 관광도시로 변화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글로벌 관광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세계인이 찾고 머무는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체류 기간 증가와 소비 확대는 관광도시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라며 “전주처럼 전통문화와 미식, 안전성이 결합된 도시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강점을 가진다”고 분석했다.
전주=한성천 기자 hsc924@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