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블랙먼데이’…코스피, 기관 4조 매도...1510원 뚫린 환율 1600원까지도

박정경 기자 2026. 3. 2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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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금융·외환시장이 23일 오전 동반 충격에 빠졌다.

미국과 이란 간 강경 대치가 이어지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된 결과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10원을 넘어섰고, 코스피는 기관과 외국인의 4조 원이 넘는 대규모 매도세로 5500선 아래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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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 블랙먼데이
중동발리스크 장기화 우려 확산
환율 사흘째 1500원대 고착화
코스피 올 6번째 매도 사이드카
장중 -5%대 급락… 개인만 매수
제주도청 차량 5부제 :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대응으로 제주도가 공직자 차량 5부제를 23일부터 시행한 가운데, 이날 제주도청 앞에 차량 5부제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중동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금융·외환시장이 23일 오전 동반 충격에 빠졌다. 미국과 이란 간 강경 대치가 이어지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된 결과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10원을 넘어섰고, 코스피는 기관과 외국인의 4조 원이 넘는 대규모 매도세로 5500선 아래로 밀려났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기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11.3원 오른 1511.9원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0일 장중 1561.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1500원 선 돌파 자체보다도, 전쟁 장기화 우려 속에 고환율이 고유가·자금이탈·물가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더 우려하고 있다.

달러화 강세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99.695를 나타내며 다시 100선에 근접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수록 투자자금이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빠져나와 달러와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원화는 전쟁 리스크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와 달러 강세라는 이중 압력을 동시에 받고 있는 셈이다.

국내 증시의 하락세는 더 가팔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37%(368.01포인트) 내린 5413.19를 나타냈다. 지수는 3%대 하락 출발 후 낙폭을 빠르게 키웠고, 장중 한때 5400선 초반까지 밀리며 하방 압력이 거세졌다. 개장 초반 코스피200 선물이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서 올해 6번째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지난 3월 이후 반복된 급등락 장세가 다시 재현되는 양상이다.

오전 11시 기준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조871억 원, 2조294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개인은 3조9100억 원 순매수에 나섰지만 급락장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정학적 충격이 커질 때마다 외국인 자금이 먼저 이탈하고 기관 매도까지 겹치는 전형적인 위험회피 장세가 재현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일제히 흔들렸다. 삼성전자는 4.77% 하락하며 18만 원대로 밀렸고 SK하이닉스 역시 5%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번 충격의 원인은 전쟁 장기화 우려가 촉발한 위험자산 회피 심리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금요일 조정으로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은 2025년 3월 이후 1년 만에 처음으로 200일 선을 하회하는 등 기술적으로 장기 추세 훼손 불안감이 점증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유가 급등에 따른 에너지 인플레이션 불안 등 미·이란 전쟁의 리스크 확산이 미국 증시의 연속적인 조정을 유발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정경·최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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