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장남 “항복? 무지하고 망상에 빠진 주장”

김무연 기자 2026. 3. 2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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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통령의 장남이 전쟁 상황 속에서 기록한 일기가 공개되며, 이란 권력 핵심부의 분위기와 내부 고민이 일부 드러났다.

이란 지도부가 공황에 빠진 상태지만, 지도부가 항복하고 국민에게 권력을 돌려줄 것이란 건 '망상에 빠진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NYT는 이 일기들이 이란 지도부의 생활상과 내부 논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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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 인사 보호가 최우선…명예의 문제”
“주변 중동국 공격, 슬픈 현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아들 유세프 페제시키안. 인스타그램 연합뉴스

이란 대통령의 장남이 전쟁 상황 속에서 기록한 일기가 공개되며, 이란 권력 핵심부의 분위기와 내부 고민이 일부 드러났다. 이란 지도부가 공황에 빠진 상태지만, 지도부가 항복하고 국민에게 권력을 돌려줄 것이란 건 ‘망상에 빠진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의 장남 유세프 페제시키안(44)은 전쟁 기간 동안 텔레그램을 통해 개인적·정치적 소회를 거의 매일 올리고 있다.

물리학 박사이자 대학 교수인 그는 현재 부친의 정치 고문으로도 활동 중이다. NYT는 이 일기들이 이란 지도부의 생활상과 내부 논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유세프는 전쟁 발발 이후 아버지를 전혀 만나지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뒤 이란 지도부가 신변 안전을 이유로 모습을 감추면서 직접 대화할 기회조차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반이스라엘 집회 현장을 찾아 부친을 만나려 했지만 끝내 만나지 못했다고 적었다.

그는 전쟁 초기부터 지도부 내부에 공포가 확산됐다고도 전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등 주요 인사들이 사망한 상황에서, 고위 인사들의 신변 보호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유세프는 이를 두고 “표적 살해를 막는 것이 이제는 명예의 문제”라고 표현했다.

전쟁 수행을 둘러싼 내부 의견 충돌도 언급했다. 그는 전쟁 첫 주 정부 회의에 참석해 “가장 큰 쟁점은 ‘언제까지 싸울 것인가’였다”며 “이스라엘이 붕괴할 때까지인지, 미국이 철수할 때까지인지, 아니면 이란이 무너질 때까지인지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두고 논의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유세프는 일부 정치인들이 공황 상태에 빠진 듯 보였다고도 적었다. 그러면서 “국민은 지도자들보다 훨씬 강하고 회복력이 있다”며 “진정한 패배는 우리가 패배감을 느낄 때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전쟁과 관련해 일반 시민들로부터도 수많은 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는 “항복하고 권력을 국민에게 넘기라”는 주장까지 보내지만, 이에 대해 그는 “무지하고 망상에 빠진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그는 이란의 대응 방식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과정에서 주변 아랍 국가를 공격할 경우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를 지키기 위해 우방국 내 미군 기지를 공격해야 한다는 현실이 슬프다”며 “그들이 우리의 입장을 이해해 줄지 확신할 수 없다”고 썼다.

또 개인적으로는 아버지에 대한 걱정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남은 임기 2년이 빨리 지나가 우리가 다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적었다.

유세프는 약 1년 전부터 텔레그램에 일기를 올려왔으며, 전쟁 이후에는 거의 매일 이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NYT의 논평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지만, 그의 지인인 이란 전·현직 관계자들은 해당 글이 실제로 유세프가 작성한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김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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