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타는 '건설주'…대미 원전·중동 복구 기대감에 질주

김이슬 기자 2026. 3. 2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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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투자법·정책 등 건설주 랠리, 밸류 재평가 국면 진입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장기화되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전 세계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중동 복구사업과 대미 원전 수주 기대감이 맞물리며 국내 건설주가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총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본격화하고, 원전 투자가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설계와 시공 역량을 갖춘 국내 건설사들이 수혜를 입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원전 수주 기대감은 건설주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KRX건설 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기준 1514.7로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보다 84% 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대미 원전 투자 수혜주로 꼽히는 대우건설 주가는 올들어 400% 넘게 올랐다. 지난 20일 종가 1만9110원을 기록해 지난 일주일 상승률은 55.11%,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털어내고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거란 전망 속에 미국 원전 시장 진출 기대가 더해지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 시공사들의 수주 우선순위를 고려할 때 대우건설의 실질적인 사업 참여 가능성이 높다"며 "2030년 대형원전 2기 수주를 가정할 때 1조원의 매출 기여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했다.

현대건설도 직접적인 수혜 후보다. 글로벌 원전 개발 핵심 EPC(설계·조달·시공) 업체로 부각되며 연초 이후 주가가 130% 가량 상승했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2배 수준이 됐다. GS건설과 DL이앤씨 등도 원전 참여와 저PBR 종목 가치제고 유도 정책이 맞물리며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미투자특별법은 올 6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상호관세를 15%로 낮추는 대신 조선업 1500억달러, 에너지·반도체·핵심광물·인공지능·바이오 등에 2000억달러를 투자하는 내용이다. 에너지 분야에선 대형 원전 시공 경험을 갖춘 국내 원전 건설사들이 진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한미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들은 미국 상원 주요 인사들을 만나 2000억달러 투자처 중 하나로 원전 건설을 공식 제안할 계획이다.

신대현 연구원은 "한국의 많은 원전 건설 경험과 한전기술의 설계 생산능력(CAPA), 국내 건설 생산능력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더 많은 건설사에 수혜가 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전 투자 확대에 따라 시공사 뿐 아니라 비주관사 참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GS건설과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포스코이앤씨 등으로 수혜가 퍼질 수 있다"며 "실제 체코와 사우디, 베트남 등 글로벌 원전 프로젝트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참여 기회가 증가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란 사태로 파괴된 중동 에너지 시설의 복구사업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991년 걸프전 발발 이후 건설주는 한 달간 11% 상승한 바 있다. 최근 이스라엘은 이란의 주요 가스 시설인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을 공격했고, 이란은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단지를 비롯한 주변국의 에너지 시설에 보복 타격을 가했다.

김이슬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