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무료법률상담실 만족도 95.3%…시민들 “일산권 확대도 필요”
수요 몰리면 상담까지 7~10일…만족도 높지만 상담시간 부족 아쉬움도
일산 주민 “덕양뿐 아니라 일산에도 상담 창구 있었으면” 접근성 개선 요구
취약계층 무료 소송 지원 지속…후속 성과 관리 체계는 과제로 남아

고양특례시가 운영 중인 무료법률상담실이 지난해 2천 건이 넘는 상담 실적과 95.3%의 높은 만족도를 기록하며 생활밀착형 법률 지원 창구로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상담 접근성과 상담시간 확대, 권역별 균형 배치 등 보완 과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시는 덕양구청 지하 1층에 무료법률상담실을 두고 행정·민사·형사 사건은 물론 세무·노무 상담까지 제공하고 있다. 고양시민뿐 아니라 지역 내 업체 근로자와 소상공인도 이용할 수 있으며, 경제적 여건으로 법률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취약계층에게는 무료 소송도 지원하고 있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일상의 사소한 갈등부터 복잡한 법률 분쟁까지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생활밀착형 서비스"라며 "앞으로도 무료법률상담실이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권익을 보호해 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민사 상담 집중…부동산·상속·채무 수요 두드러져
고양시 법무담당관이 중부일보에 제공한 상담건수 자료를 보면 지난해 무료법률상담실 전체 상담은 2천165건이었다. 이 가운데 법률 상담이 2천73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세무 상담은 12건, 노무 상담은 80건으로 집계됐다.
법률 상담을 세부적으로 보면 민사가 1천623건으로 가장 많았고 형사 273건, 가사 156건, 행정 21건 순이었다. 세무 분야는 상속증여 1건, 양도세 1건, 기타 10건으로 나타났으며, 노무 분야는 고용 21건, 임금체불 13건, 산업재해 6건, 기타 40건이었다.
월별로는 5월 193건, 9월 191건, 2월 189건 등으로 상담 수요가 많았고, 12월은 167건으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부동산 임대차, 상속, 채무 등 생활 민사 분야가 무료법률상담실 수요를 이끄는 중심축이 되고 있다.
◇ 높은 만족도에도 "30분 상담은 아쉬워"
고양시에 따르면 지난해 상담 이용자 566명이 참여한 만족도 조사에서 95.3%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시는 이 조사가 상담을 마치고 나가는 이용자들의 자발적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또 만족하지 않았던 시민들의 가장 큰 이유로는 상담시간 부족이 꼽혔다고 전했다.
상담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1인당 30분간 진행된다. 관계자는 "수요가 몰릴 때는 상담까지 1주일에서 10일 정도 걸릴 때도 있고, 취소분이 생기면 다음 날이나 2~3일 안에 잡히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예약 방식은 온라인보다 전화 예약이 더 많은 편이라고도 설명했다.
시는 현재 변호사, 법무사, 세무사, 노무사 등 31명의 전문가를 상담위원으로 위촉해 운영 중이다. 다만 상담 수요에 비해 한 사람당 주어지는 시간이 짧아 보다 충분한 설명과 후속 안내를 원하는 시민들의 요구도 적지 않다.
◇ 일산권 시민 "가까운 곳에도 상담실 있었으면"
일산서구 가좌동에 거주하는 김수현(52) 씨는 "상담이 무료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 사람당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는 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상황 설명만 해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데, 좀더 시간이 충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무료법률상담실은 고양시가 운영하지만 실제 상담 장소는 덕양구청에 있다. 일산동구나 일산서구에 별도 배치하는 계획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일산권에 거주하는 시민 입장에서는 거리와 이동시간 부담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산동구에 거주하는 이정애(55) 씨는 "무료법률상담실이 덕양구청에만 있다 보니 일산 쪽 시민들은 번거롭다"며 "법률 문제가 생기면 마음도 급한데 덕양까지 이동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만큼 일산에도 상담 창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취약계층 소송 지원 이어가지만, 후속 관리 체계는 숙제
고양시는 상담 단계에서 끝나지 않고 취약계층을 상대로 무료 소송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개인회생과 파산 소송 분야에서 7명에게 약 500만원 상당의 소송비를 지원했다. 시 관계자는 파산·회생 상담 과정에서 변호사가 수급자 여부와 소송 가능성 등을 판단해 지원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담 이후 실제로 분쟁이 해결됐는지, 소송이 어느 정도 성과를 냈는지에 대한 추적 관리 체계는 별도로 운영하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개인정보 민감성과 업무 범위를 이유로 "상담 이후 결과까지는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무료 소송 지원 예산이 소진된 이후에는 경기도 서민금융복지지원센터나 대한법률구조공단 등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양시 무료법률상담실은 분명 시민들의 생활 법률 문제 해결에 적잖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 체감도를 더 높이기 위해서는 일산권 접근성 보완, 상담시간 개선, 후속 연계의 가시성 제고 같은 과제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유제원·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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