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디지털 상공인 60명 모인 ‘커넥트 데이’… “혼자보다 함께, 협업의 판 키운다”
플랫폼SME연구센터·디지털상공인연합, 디캠프서 실전형 네트워킹 행사 개최
바오담, 전통 디저트와 막걸리 협업으로 브랜드 확장 가능성 제시
아임낫어베이비, 생활 속 불편에서 출발해 글로벌 키즈뷰티 브랜드로 성장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을 키우는 상공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민대학교 플랫폼SME연구센터와 디지털상공인연합이 개최한 ‘커넥트 데이(CONNECT DAY)’다.
지난 20일 서울 디캠프 이벤트홀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는 디지털 상공인의 협업과 성장을 위한 교류의 장으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60여 명의 디지털 상공인이 참석해 우수 사례 발표를 듣고, 마케팅·글로벌·AI·브랜드 협업 등 4개 분과의 운영 방향과 향후 챌린지 과제를 함께 설계했다.

행사는 디지털상공인연합 민상대 회장(ES식품원료 대표)의 인사말로 시작됐다. 민 회장은 상공인 간 연결과 상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업 20년을 해보니 나이가 들수록 진심을 나눌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은 단순한 비즈니스 관계를 넘어 오래갈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플랫폼 시대일수록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고, 그 사람들과 함께 잘 되어야 사업도 지속 가능합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플랫폼SME연구센터장 김도현 교수는 AI 확산과 소비 변화로 이커머스의 판 자체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짚었다.
“AI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창업 비용은 눈에 띄게 낮아졌고, 채용 인원은 줄어드는 지표가 올해 1분기부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구매 패턴이 이제 AI 에이전트로 옮겨가는 것도 실재하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서로 친구가 되어 어울린다면, 이 변화의 파도를 충분히 슬기롭게 넘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협업을 시작하기 전, 한과의 본질은 무엇인가를 먼저 고민했습니다. 결론은 다과이자 술안주였습니다. 전통이라는 다소 올드한 아이템일지라도 트렌디한 브랜드와 결이 맞는 교집합을 찾는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이날 첫 발표에 나선 바오담 박성용 대표는 전통 한식 디저트를 어떻게 지금의 시장 언어로 다시 해석할 수 있는지를 풀어냈다. 바오담은 ‘보기 좋다’는 뜻의 순우리말 ‘바오’와 ‘담다’를 합친 이름이다. 박 대표는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철학을 브랜드에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주요 호텔과 기업 플랫폼에 납품하고 있는 이 브랜드는 협업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박 대표는 협업의 출발점을 ‘한과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결론은 다과이자 술안주라는 점이었다. 차와 술이 함께할 때 한과의 역할이 더 분명해진다고 보고, 그 접점으로 쌀을 원료로 한 막걸리를 택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사례가 막걸리 브랜드 ‘하얀술’과의 협업 제품 ‘막걸리 파우더 DIY 키트’다. 물만 넣으면 24시간 뒤 막걸리가 완성되는 이 상품은 발효 시간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경험까지 제안하며 소비자 반응을 얻었다. 단순한 공동 마케팅이 아니라, 브랜드의 정체성과 식문화 스토리를 함께 묶어낸 협업 사례라 할 수 있다.
원료에 대한 설명도 인상적이었다. 박 대표는 고향 강화도의 매화마름 서식 논에서 재배한 무농약 쌀, 삼광 품종 사용 등을 소개하며 제품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런 서사가 소비자에게 설득력을 가지면서 별도의 대규모 광고 없이도 스마트스토어 출시 3일 만에 준비 물량이 모두 소진됐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는 네이버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온라인 판로를 넓혔다. 초기 2년은 매출보다 ‘알림 받기’ 고객을 모으고 리타겟팅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했고, 이후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라이브를 통해 1시간 만에 1200만 원 매출을 올리며 네이버 프리미엄 등급까지 달성했다.

두 번째 발표는 프리미엄 키즈뷰티 브랜드 아임낫어베이비의 조윤수 대표가 맡았다. 조 대표는 세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직접 겪은 불편이 브랜드의 출발점이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 전용 샴푸가 사실상 부재한 시장에서, 아이들에게 맞는 제품을 직접 만들어보자는 문제의식이 사업으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다.
막내가 쓰는 올인원 제품으로 딸들의 긴 머리를 감기다 보니 머리가 엉키고 냄새가 남았고, 시중 일반 제품의 성분 역시 안심하기 어려웠던 경험이 시작이었다. 결국 조 대표는 300ml 샴푸 하나를 직접 만들어 카카오메이커스에 선보였고, 오픈 당일 500개가 완판되며 시장 반응을 확인했다. 이후 고객 피드백을 반영해 제품을 하나씩 늘려 지금은 10여 개 라인업을 갖췄다.
아임낫어베이비의 전략은 분명했다. 타깃 고객에 맞는 채널을 골라 들어가고, 신뢰를 쌓을 수 있는 플랫폼을 선점하는 방식이다. 조 대표는 “학부모 알림장 앱 키즈노트와 성분 분석 앱 맘가이드 등에서 입지를 넓혔고, 오프라인에서는 신세계·갤러리아·현대백화점과 5성급 호텔 패키지에 들어가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의 도전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5년 전부터 정부 지원 사업 등을 활용해 수출을 본격화했고, 미국·유럽·인도·일본 등 국가별 기준에 맞춰 10여 개 인증을 확보하는 데 수익을 다시 투자했다. 특히 코스모스 올가닉 인증을 기반으로 독일과 오스트리아 진출 성과를 냈고, K-브랜드 엑스포 등을 통해 유럽과 동남아, 남미 유통망도 넓혀갔다.
조 대표는 수출을 단기간 성과로 보는 시선을 경계했다. 특히 “박람회에서 한 번 만났다고 바로 계약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이후 뉴스레터를 보내고 안부를 나누며 신뢰를 쌓는 시간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 했다.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는 참석자들 입장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대목이기도 했다.
“화장품은 인증이 없으면 수출이 안 된다고 생각했기에 수익을 인증 확보에 아낌없이 투자했습니다. 중동, 미국, 유럽 등 나라마다 바이어의 성향이 모두 다릅니다. 우리 제품의 포지션과 맞는 타깃 시장을 정해 깊게 파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편 이날 커넥트 데이 참석자들은 향후 3개월간 함께 추진할 분과별 챌린지 과제를 현장에서 직접 설계했고, 오는 6월 말에는 실행 성과와 성장 사례를 다시 공유할 예정이다.
이날 바오담과 아임낫어베이비의 사례 발표는 분야는 달랐지만 공통점도 찾을 수 있었다. 바로 디지털 상공인의 성장은 더 이상 개별 브랜드의 고군분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협업, 플랫폼 활용, 신뢰 기반 네트워크가 함께 작동할 때 비로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는 메시지는 이날 현장 전체를 관통했다.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