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파스] 속속 드러나는 ‘500만 달러 송금’의 전말 “방정오 개인의 이익 때문에...”

허현재 2026. 3. 2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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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오 500만 달러 배임 의혹’ 뒷받침하는 새로운 정황 드러나
페이퍼컴퍼니 통해 가상자산 사업에 500만 달러 투자… 위법성 미리 알았나
하이그라운드 전 대표, 500만 달러 투자는 “방정오 개인 이익 때문” 주장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뉴스레터 ‘타파스’를 제작하고 있는 현PD입니다. 이번 주 타파스는 지난주에 이어, ‘조선일보가 둘째 아들’ 방정오 TV조선 부사장의 500만 달러 배임 의혹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 의혹의 핵심은 지난 2019년, 방정오 씨가 최대 주주로 있던 회사 ‘하이그라운드’의 돈 500만 달러가 아랍에미리트의 한 가상자산 관련 업체로 흘러갔다는 것입니다. 하이그라운드는 끝내 이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회계상 ‘손실’로 처리했는데요.🤔

문제는 원래 하이그라운드가 가상자산 사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드라마·영화 제작사라는 점이에요. 게다가 하이그라운드는 500만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60억 원)라는 거금을 보내면서 적절한 담보나 보증도 확보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방정오 TV조선 부사장(우측)과 그가 최대 주주로 있던 드라마 제작사 하이그라운드(좌측)

만약 누군가가 법인 목적과 무관하게 무리한 투자를 해서 회사에 큰 손실을 입혔다면, 이는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500만 달러 투자’ 프로젝트를 승인한 사람이 바로 방정오 씨라는 의혹이 나왔습니다.😰 당시 하이그라운드 경영진이 최대 주주인 방정오 씨의 승인을 받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는 것이죠.

오늘은 지난 주 말씀드렸던 내용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방 씨의 ‘500만 달러 배임 의혹’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증거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심지어 당시 하이그라운드 경영진은 법적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500만 달러 투자건을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이그라운드가 이렇게 위험을 무릅쓰고 거금을 투자한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 뉴스타파가 던진 질문들

ㆍ 방정오 씨와 하이그라운드는 500만 달러 투자의 위법성을 미리 알고 있었을까?
ㆍ 만약 알고 있었다면, 하이그라운드가 500만 달러 투자를 강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 주목해야 할 사실들

“방정오도 법적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 500만 달러 투자 위법성 미리 알았나

ㆍ 지난 2020년,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는 TV조선과 하이그라운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신고 사유는 TV조선 측이 하이그라운드에 드라마 등 일감을 몰아줬다는 것이었어요. 사실 오늘의 핵심 내용인 ‘500만 달러 배임’ 의혹과는 별개의 사건인데요.😅
ㆍ 이후 하이그라운드는 공정위 신고에 대응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입니다. 뉴스타파는 당시 하이그라운드 총괄이사 정 모 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입수해 확인했는데, 이 대화에서 정 씨는 “곧 공정위 조사가 시작될 것”이라며 긴장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ㆍ 그런데 대화 도중 정 씨는 뜻밖의 이름을 언급합니다. 바로 Mr.B라는 이름이었는데요. 이 이름은 바로 당시 하이그라운드의 최대 주주였던 방정오 씨를 가리키는 말로 보입니다.

하이그라운드 전 총괄이사 정 모 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일부.

ㆍ 이 대화에서 정 씨는 “Mr.B의 아버지까지 우리 대출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묻고 있다” 라고 말하는데, 여기서 ‘우리 대출’은 정황상 하이그라운드가 가상자산 업체에 투자한 돈 500만 달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ㆍ 즉 정 씨는 당시 공정위 조사와 더불어, 500만 달러 투자 사건 역시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정 씨가 말한 Mr.B가 방정오 씨가 맞다면, 방정오 씨의 아버지인 방상훈 조선일보 회장 역시 이 투자 사건에 주목하고 있었다는 말이 되죠.😰

ㆍ 게다가 정 씨는 500만 달러 투자 건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른 대화에서 정 씨는 변호사와의 대화 내용을 언급하며 “상황이 좋지 않다”, “나와 Mr.B는 법적으로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 이라고 말했어요.

하이그라운드 전 총괄이사 정 모 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일부.

ㆍ 이 대화 내용을 보면, 정 씨는 500만 달러 투자 건의 법적 문제 가능성에 대해 변호사와 상의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투자 과정에서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자금을 옮긴 사실 때문에 자신과 방정오 씨가 모두 위험해질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여요.

ㆍ 즉 하이그라운드 임원 정 씨는 이미 500만 달러 투자 건에 위법 소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 책임이 방정오 씨에게 미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는 방정오 씨의 배임 혐의를 입증하는 또 다른 정황입니다.

하이그라운드 전 대표, 500만 달러 투자는 “방정오 개인의 이익 때문”

ㆍ 그런데 왜 하이그라운드는 이런 법적 위험을 감수하면서 투자를 진행한걸까요? 그 실마리는 다름아닌 하이그라운드 전직 대표 우 모 씨의 진술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ㆍ 지난 2024년, 하이그라운드는 미국 뉴욕주 법원에서 싱가포르 회사 제네시스디지털에셋(GDA)을 상대로 500만 달러를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합니다. GDA는 하이그라운드가 아랍에미리트의 가상자산 회사로 500만 달러를 보냈을 때 ‘브릿지’로 사용했던 페이퍼컴퍼니의 이름이에요.🤔
ㆍ GDA 대표 이 모 씨는 이 소송을 기각해달라고 요청하면서 하이그라운드 전 대표 우 모 씨의 진술서를 제출했는데요. 이 진술서에는 문제의 500만 달러 투자 과정의 전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습니다.😰

ㆍ 먼저 우 씨는 진술서에서 “하이그라운드의 실질적 지배자는 방정오이며, 그는 조선일보 사주의 둘째 아들이다” 라고 주장합니다. 방정오 씨가 하이그라운드의 최대 주주로서 사실상 회사를 지배하고 있었다는 말이죠.

하이그라운드 전 대표 우 모 씨의 진술서 내용 일부.

ㆍ 이어서 우 씨는 “방정오는 개인적 이익과 이유로 가상자산 사업 라이센스를 구매하기를 원했고, GDA가 방정오를 대신해 구매하도록 했다” 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GDA를 통해 자금을 옮긴 이유에 대해서는 “방정오나 하이그라운드가 그런 거래(가상자산 사업 투자)를 위해 해외로 자금을 송금하는 것은 불법이었기 때문이다” 라고 설명했는데요.
ㆍ 우 씨의 주장을 정리하자면, 하이그라운드가 500만 달러를 가상자산 사업에 투자한 것은 결국 실질적 지배자인 방정오 씨의 개인적 이익 때문이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법적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페이퍼컴퍼니 GDA를 활용했다는 말이죠.

ㆍ 우 씨는 또 “방정오는 정○○(당시 하이그라운드 총괄이사)에게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 설립을 지시했고, 정○○는 이○○에게 GDA 설립에 협력했다” 라고 주장했는데요.

하이그라운드 전 대표 우 모 씨의 진술서 내용 일부.

ㆍ ‘싱가포르 하이그라운드’와 ‘GDA’는 모두 하이그라운드가 가상자산 투자 과정에서 활용한 페이퍼컴퍼니의 이름입니다. 즉 우 씨의 주장에 따르면, 방정오 씨는 500만 달러 투자 과정에서 페이퍼컴퍼니 설립 등 구체적인 지시도 내렸던 것으로 보입니다.

ㆍ 우 씨의 진술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방정오 씨는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하이그라운드의 돈 500만 달러를 가상자산 사업에 투자한 셈이 됩니다. 또 그 과정에서 법적 문제 가능성이 제기되자, 페이퍼컴퍼니 설립 등 편법 행위까지 구체적으로 지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 이 보도가 중요한 이유

ㆍ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위에서 하이그라운드가 싱가포르 회사 GDA를 상대로 500만 달러를 반환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자신의 자금을 옮기기 위해 활용했던 페이퍼컴퍼니를 상대로, 돈을 내놓으라는 소송을 걸었다는 점이 뭔가 이상해 보이죠.🤔
ㆍ 이에 대해 하이그라운드 전 대표 우 씨는 ‘이 소송은 하이그라운드가 한국 정부의 조사를 피하기 위해 취한 조치’ 라고 주장합니다. 하이그라운드와 그 실질적 지배자인 방정오 씨를 향해 의혹이 제기되자, ‘돈을 되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라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 일부러 소송을 걸었다는 주장이에요.🤨
ㆍ 지금까지 살펴본 우 씨의 주장에 따르면, 방정오 씨는 명백한 개인의 이익을 위해 자신이 실질 지배하고 있는 회삿돈 500만 달러를 해외로 빼돌린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그 과정에서 페이퍼컴퍼니 설립 등 편법 행위를 지시하고, 수사 기관의 눈을 속이기 위해 해외 소송을 이용했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ㆍ 뉴스타파는 이 의혹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하이그라운드와 방정오 씨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하지만 방 씨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고, 하이그라운드는 ‘지금 단계에서는 사실 관계 확인이 어렵다’ 라는 입장만 보내왔어요.
ㆍ 과연 방정오 TV조선 부사장을 둘러싼 배임 등 의혹은 사실일까요. 사법 기관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이 사건의 전말이 남김 없이 밝혀지기를 바랍니다.

※ 관련 기사 보러가기

- [주간 뉴스타파] 차남 회사의 사라진 500만불, 방상훈 회장도 물었다 (https://newstapa.org/article/NFnKr)

- “방정오 법적 문제될 수도” 500만 달러 송금 위법성 인식 정황 (https://newstapa.org/article/nHVX2)

- “방정오 개인 이익 위해…” 하이그라운드 전직 대표 진술서 입수 (https://newstapa.org/article/_uGLU)

뉴스타파 허현재 presentheo@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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