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개식용 종식' 1년 앞인데…보신탕집 전·폐업률 20% 미만

강혜원 기자 2026. 3. 23.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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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 단체·육견업계 모두 ‘정부 관리 공백’ 지적
농장 대다수는 폐업…잔여견 대부분은 개고기로 유통
국제강아지의날(National Puppy Day)을 맞은 2023년 3월 23일, 한 동물권 단체 회원이 반려견을 안은 채 불법 개 도살 및 거래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식용 종식법(개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 전면 시행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개고기 음식점의 전업·폐업 이행 비율은 2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의 관리 체계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국제 강아지의 날’을 맞아 브릿지경제가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개식용 종식 전·폐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음식점 2361개소와 유통상인 1793개소 등 총 4154개 업소 가운데 전업·폐업을 완료한 곳은 785개소로, 이행 완료율은 18.9%에 그쳤다.

구체적으로 음식점은 2361개소 가운데 전업 227개소·폐업 202개소로 나타났고, 유통상인은 1793개소 중 전업 246개소·폐업 110개소로 집계됐다.

반면 생산 단계인 개사육농장은 이미 대다수가 폐업 수순에 들어간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전체 1537개 농장 중 1204개소가 폐업해 폐업률은 78%에 달했다. 이에 따라 식용견 사육두수도 2025년 1분기 46만7712마리에서 4분기 3만5248마리로 급감했다.

폐업 농장에서 나온 잔여 식용견 대부분은 출하를 통해 유통 경로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잔여견 39만3857마리 중 38만1465마리가 ‘출하’된 것으로 집계됐으며, 입양(623마리)과 타 농장 이전(9358마리), 보호소 인계(498마리) 등은 일부에 그쳤다.

김영환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는 브릿지경제와의 통화에서 “육견 산업은 사육·도축·유통·식당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식당과 유통 단계는 팔 물량이 있으면 끝까지 판매하는 방식”이라며 “농장은 보상 구조상 조기 폐업 유인이 크지만, 식당은 폐업을 서두를 이유가 적다”고 말했다.

불법 개농장 현장. 연합뉴스

문제는 축산물위생관리법상 개는 가축에 포함되지 않아 합법적인 도축·유통 체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축산법상 사육 자체는 가능하지만 식용을 위한 도살과 유통 단계로 넘어가는 순간 법적 근거가 없는 제도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특히 정부의 관리·추적 체계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러한 흐름이 음식점과 유통 단계의 전업·폐업 이행 지연으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주운 동물권단체 카라 활동가는 통화에서 “육견산업에서 가장 큰 피해자인 동물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은 놀라울 정도로 부재하다”며 “지난해 군산에서 적발된 불법 도살 사례의 경우 한 해 수십억원대 매출이 발생할 정도로 대규모였다”고 했다.

이어 “당시 현장에서 수백 마리 규모의 도살 흔적이 발견됐고, 이렇게 불법적으로 생산된 물량은 식당이나 건강원 등으로 납품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관리·점검 책임이 있는 지자체가 이를 상시적으로 적발·통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육견업계는 음식점과 유통 단계의 전·폐업 이행이 더딘 배경으로 부족한 정부 지원을 꼽는다. 정부는 2024년 8월부터 특별법 전면 시행 전까지 폐업 시기를 6단계로 나눠 폐업이행촉진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 개 1마리당 연간 순수익(30만원) 기준 최대 2년치를 보전해 최대 60만원, 최소 22만5000원을 지급하며, 조기 폐업할수록 보상금이 더 많은 구조다.

육견협회 주영봉 회장은 “당초 업계는 최소 5년치 보상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2년 수준 지원을 제시했고, 그마저도 폐업 시점이 늦어질수록 지원금이 줄어드는 구조”라며 “소나 닭 등 다른 축종으로 전환하려 해도 지자체 조례에 막혀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는 “최근 지자체의 경우 악취·소음 민원 등의 이유로 신규 축사 허가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며 “농장 폐업 이행 지원금은 농가의 소득 감소를 보전하기 위한 지원금으로, 일정 기간의 손실을 보전하는 구조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2024년 2월 6일 공포된 ‘개식용 종식법’은 3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2월 7일부터 전면 시행된다. 해당 시점부터 개의 식용 목적 사육·도살·유통·판매는 전면 금지된다.

강혜원 ·빈재욱 기자 hyewon041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