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번역 맡긴다? 뇌 활성화 기회 놓치는 것”

신재우 기자 2026. 3. 23. 09:2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공지능(AI)이 많은 분야를 뒤흔들고 있다.

그중 가장 큰 충격을 주는 영역은 역시 언어다.

심리언어학 권위자인 그에게 언어는 삶과 경험, 감수성과 정체성이 섞여 있는 현재 인류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가능성"이다.

그는 "여러 언어를 사용하면 인지 기능 저하를 막아주고 인지 예비력을 쌓아주며 치매 증상 발현을 지연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언어는 어떻게 인간을 바꾸는가’ 낸 마리안 교수

인공지능(AI)이 많은 분야를 뒤흔들고 있다. 그중 가장 큰 충격을 주는 영역은 역시 언어다.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외국어의 장벽이 낮아졌다. 클릭 몇 번이면 번역도 통역도 순식간에 해결되니, 애써 배운 영어가 아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관점을 바꿔보자. 언어가 당신을 완전히 ‘다른 세계’로 인도한다면 어떨까.

최근 서면으로 만난 비오리카 마리안(사진) 노스웨스턴대 심리학과 교수의 주장이다. 심리언어학 권위자인 그에게 언어는 삶과 경험, 감수성과 정체성이 섞여 있는 현재 인류가 보유한 “가장 강력한 가능성”이다.

마리안 교수에 따르면 언어의 가능성은 다방면에서 드러난다. 우선 여러 언어를 아는 것은 “우리 뇌를 위한 운동”이 된다. 그는 “여러 언어를 사용하면 인지 기능 저하를 막아주고 인지 예비력을 쌓아주며 치매 증상 발현을 지연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클릭 한 번으로 해결됐다고 생각했지만, 실은 우리는 ‘뇌를 활성화할 기회’를 놓친 셈이다.

그의 신간 ‘언어는 어떻게 인간을 바꾸는가’(위즈덤하우스)에 따르면, 인간은 외국어를 사용할 때 더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이를 ‘외국어 효과’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5명을 살리기 위해 선로를 바꿔 1명을 희생시켜야 하는 ‘트롤리 딜레마’ 상황을 가정해보자. 모국어를 사용할 때 ‘5명을 살리자’는 공리주의적 판단을 내리는 응답자가 20%에 불과했다면, 제2외국어를 사용할 때 그 비율은 33%로 늘어난다. 그는 “학문적 환경에서 학습하고 친밀한 감정적 관계에서 사용해본 적이 없는 외국어는 모국어만큼 감정적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며 “덕분에 제2외국어를 사용할 때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판단이 우선시되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창의성 또한 언어에서 비롯된다. 다중언어 사용자는 여러 언어 사이에서 단어의 소리, 글자, 개념적 특징들이 독특한 방식으로 얽히고설키는 경험을 한다. 이 과정에서 개념과 아이디어들이 색다르게 연결된다. 마리안 교수는 “다중언어 사용자는 한 언어로 무언가를 들었을 때, 해당 언어의 단어와는 전혀 무관한 다른 언어의 무언가를 떠올린다”며 ‘언어 간 연결고리’가 창의성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마리안 교수 본인도 다중언어 구사자다. 모국어인 루마니아어를 비롯해 러시아어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광둥어,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등 10여 개의 언어를 쓸 수 있다. 그에게 외국어를 배우는 효과적인 방법을 물었다. “핵심은 가장 즐겁고 쉬운 방식으로, 꾸준히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외국어로 된 음악 듣기나 휴대폰 설정 언어 바꾸기. 해결이 아닌 배움을 위한 몇 번의 클릭에서, 가능성의 세계가 열린다.

신재우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