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골프의 급성장…야외 라운드를 넘어설까[BBC 분석]

김세훈 기자 2026. 3. 23.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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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베이GC의 닐 시플리(오른쪽)가 최근 LA GC와의 TGL 경기 도중 홀인원을 한 뒤 기뻐하고 있다. TGL 홈페이지 캡처

실내 골프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통적인 야외 골프를 위협하는 새로운 흐름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업계에서는 2028년이면 영국에서 실내 골프 라운드 수가 실제 골프장 라운드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22일 BBC 보도에 따르면 실내 골프 기술 기업들은 앞으로 2년 안에 전 세계 골프 라운드의 약 80%가 가상 환경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다소 과감한 전망이지만, 이미 일부 국가에서는 이런 변화가 현실이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이다. BBC는 “한국에서는 약 10년 전부터 스크린 골프 라운드 수가 실제 필드 골프를 넘어선 상태”라며 “실내 시뮬레이션 골프는 단순한 연습을 넘어 대회 참가 기회까지 제공한다”고 전했다.

가상 골프 역사는 40여 년 전 일본에서 등장한 간단한 휴대용 골프 게임에서 시작됐다. 이후 콘솔 게임이 등장하면서 골프 게임 시장이 확대됐고, 타이거 우즈 이름을 내건 게임 시리즈가 한때 시장을 지배하기도 했다.

스크린골프 리그 TGL 주피터 링크스 GC에서 뛰고 있는김주형(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 4일 더베이 GC와의 경기 도중 14번 홀에서 홀인원을 한 뒤 타이거 우즈(맨 오른쪽) 등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TGL 홈페이지 캡처

최근에는 트랙맨(Trackman), 톱트레이서(Toptracer), 골프존(Golfzon) 등 첨단 기술 기업들이 스포츠 기술을 접목해 실내 골프 경험을 크게 발전시키고 있다. 이 기술들은 기존 골퍼뿐 아니라 새로운 이용자까지 골프로 끌어들이고 있다.

프로 골프계도 이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가 공동으로 추진한 TGL 리그는 거대한 스크린을 활용한 실내 골프 경기 형식을 도입했다. 경기장은 가로 약 19m, 세로 약 16m에 달하는 초대형 스크린과 벙커, 퍼팅 그린을 갖춘 특수 시설로 구성된다.

골프 통계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영국과 미국의 골프 행정기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코스 밖(off-course)에서 골프를 즐기는 사람이 코스에서 실제 라운드를 하는 사람보다 많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2023년 처음으로 연습장·시뮬레이터 등 오프코스 골프 참여 인구(3290만 명)가 실제 골프장 이용자(2660만 명)를 넘어섰다.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도 전통적인 골퍼의 82%가 시뮬레이터나 파크 골프, 어드벤처 골프 등 다른 형식의 골프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소년층에서는 이러한 비전통적 형식의 참여 비율이 80%에 달한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 마크 다본 최고경영자는 “비전통적 골프 형식의 성장은 전 세계 성인과 청소년의 골프 참여 확대를 이끌고 있다”며 “이러한 형식은 골프 입문 경로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실내 골프 확산에는 현실적인 요인도 작용한다. 영국의 경우 날씨 때문에 실제 골프를 즐기기 좋은 기간은 연중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실내 골프 시설 ‘피치 골프(Pitch Golf)’ 공동 창립자인 크리스 잉햄은 “영국에서는 1년에 5개월 정도만 골프하기 좋고 나머지 기간은 조건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도시 환경도 중요한 변수다. 공간이 부족한 대도시에서는 실내 골프가 골프 접근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영국골프협회 매트 드레이퍼는 “도시 지역에서 골프를 즐길 공간이 부족한 경우 실내 골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실내 골프 시설은 단순한 스포츠 공간을 넘어 음식, 음악, 사교 활동이 결합된 복합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술 발전은 실내 골프 확산을 더욱 가속하고 있다.

톱트레이서에 따르면 전 세계 1350개 연습장에서 2024년 한 해 동안 52억 번의 샷이 기록됐다. 게임 요소가 추가되면서 평균 연습 시간도 54분으로 12% 이상 증가했다. 또 스마트폰을 발사각 측정 장비처럼 활용하는 기술도 등장했다. QR코드를 스캔하면 자신의 샷 데이터가 즉시 스마트폰으로 전송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실내 골프에도 한계는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퍼팅이다. 골프에서는 평균적으로 전체 샷의 약 40%가 퍼팅이다. 그러나 시뮬레이터 환경에서는 퍼팅이 현실과 가장 차이가 크기 때문에 많은 시설에서 이를 단순화하거나 생략한다. 실내 골프 업계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거리별 자동 퍼팅 규칙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6피트 이내는 1퍼트, 30~35피트는 2퍼트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경기 속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다. 일반 이용자들은 보통 1시간 동안 9홀을 플레이하는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잉햄은 “퍼팅을 완전히 구현하면 실내 골프의 장점인 빠른 플레이가 사라질 수 있다”며 “대부분 이용자들은 스크린을 향해 드라이버를 강하게 치는 것을 가장 즐긴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통계는 여전히 야외 골프의 우위를 보여준다. 2025년 영국에서는 약 9000만 라운드의 실제 골프가 기록되며 최근 5년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내 골프의 확산 속도를 고려하면 골프의 미래는 야외와 실내가 공존하는 ‘혼합형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BBC가 전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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