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소홀·불법증축 대형 참사로…신문들 1면 "전형적 인재"

김예리 기자 2026. 3. 2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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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대전 '안전공업' 참사 1면에…"예고된 인재" 입모아
BTS 광화문 공연 1면, 한국 사설 "국격 위해 시민 희생은 곤란"

[미디어오늘 김예리 기자]

▲ 대형 화재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외관을 3월21일 오전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 ⓒ연합뉴스

지난 20일 대전 대덕구 소재 자동차 부품공장 '안전공업'에서 일어난 화재로 사망자 14명 등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 건축물 무단 증축과 안전관리 소홀 등으로 인한 인재로 판명 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화재는 2024년 아리셀 참사 이후 최대 인명피해를 낳았다. 아침신문들은 23일 1면과 사설에서 이번 참사가 '전형적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1시7분쯤 1층에서 발화된 불이 삽시간에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불은 공장 내 절삭유(금속 가공에 마찰을 줄이는 윤활유)를 타고 빠르게 확산했다. 사망자 10명은 2층 휴게실과 헬스장·탈의실에서 발견됐다. 여유 공간을 활용해 불법 증축한 곳이었다. 비상계단도, 유독물질이 빠져나갈 정면 유리창도 없었다. 화재는 약 10시간30분 만인 오후 11시48분쯤 진화됐다. 건물 3층이 전소했다.

경향신문은 1면 머리기사 <14명 숨진 대전 공장 화재…안전 불감 '인재'>에서 “이번 화재는 23명이 숨진 2024년 경기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이후 최대 인명피해를 남겼다”며 “건축물 무단 증축, 안전관리 소홀 등으로 인한 인재로 판명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동아일보도 1면 머리기사 <대전 화재 14명 참변, 불법 증축이 화 키웠다>에서 “소방 당국은 공장 측이 2층과 3층 사이 '2.5층'을 불법 증축해 대피로가 없었고, 공장 내부의 가연성 물질과 샌드위치 패널 구조 등이 참사를 부른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했다.

▲23일 한겨레 1면
▲23일 경향신문 1면
▲23일 경향신문 1면

신문들은 모두 공장 안의 절삭유와 기름때, 유증기 등 가연성 물질이 많았고, 공장 측이 불법 증축한 '2.5층'에 대피로가 없어 피해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대덕소방서와 공장을 방문했던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전 안전기업 직원들의 증언들을 종합해서다. 동아일보는 “실제로 불이 난 20일 오후 1시 17분경 대전시 관제센터 폐쇄회로(CC)TV에는 공장 1층에서 하얀 불꽃이 치솟은 지 채 1분도 되지 않아 공장 전체가 연기로 뒤덮이는 모습이 담겼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공장은 1996년 준공 이후 4차례 이상 증축을 반복해왔다”며 “불법 증축과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인재(人災)”라고 했다. 신문들은 사망자들이 밀집해 있던 휴게공간에는 증축된 2.5층과 2층을 통하는 계단만 있고 3층으로 대피할 수 있는 계단은 없었다고 했다. 소방당국은 다른 층과 같이 환기 설비도 없고, 창문도 옆 건물에 붙은 측면으로만 나 있었다고 설명했다. 남득우 대덕소방서장은 21일 브리핑에서 “창이 정면에는 없고 측면 한쪽에만 있는 구조는 환기 기능이 떨어져, 화재 시 매연이 밖으로 잘 빠지지 않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23일 한국일보 1면

경향신문과 한국일보는 노동자들도 최소 4년여 전부터 '안전공업'의 근무 환경이 위험하다는 지적을 해왔다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했다. 한 전 직원은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작업장이)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불안감과 현장에 날리는 오일미스트 불안감에 퇴사했다. 폐질환, 폭발, 화재사고 등 (위험이 커서) 목숨을 담보로 한 생산활동이 너무 불안했다”는 글을 올렸다. 또다른 직원은 “퇴근하고 나면 안경 렌즈에 기름막이 낄 정도였고, 작업 중에는 호흡기로 계속 흡입되는 정도의 환경이었다”며 “실내 환기가 충분하지 않았고, 여러 번 개선 건의를 했지만 비용 부담 등 이유로 실제 조치까지 이어지지 않았다”고 썼다.

'안전공업' 대표, 죗값 어떻게 치를까

경향신문은 “우선 사업장의 안전조치 의무 이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규명한 뒤 안전공업 대표에게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와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될 수 있다고 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23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해당 공장은 직원이 364명이고 2024년 기준 매출이 1351억원인 중견기업으로, 4년여 전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때부터 법 적용 대상 사업장이었다”고 했다. 2024년 6월 23명을 숨지게 한 경기 화성의 아리셀 리튬전지 공장 화재 참사의 경우 회사 대표가 징역 15년의 1심 판결을 받았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정부는 참사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책임자를 엄하게 처벌하고 실효적인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언제까지 노동자들이 이런 후진국형 대형 참사로 목숨을 잃어야 하는가”라고 했다.

'BTS컴백 라이브' 성황 전한 신문들…'공권력 남용' 논란

신문들은 21일 저녁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BTS 컴백 공연을 주요 지면에 보도했다.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가 1면에 사진 또는 글 기사를 배치했다. 'BTS컴백 라이브' 공연에 8만 명의 관객이 모이고 190개국 넷플릭스 시청자가 시청했다며 “K팝 왕의 귀환이자 K트래디션(전통)의 현현” “K컬처의 새로운 도약” “광화문, K컬처의 새로운 문을 열다” 등 문구로 장식했다.

▲23일 한국일보 1면
▲23일 조선일보 1면

한겨레는 9면 <무사고 BTS 공연에 '시 추산 4만명'…행정력 1만명 동원 논란 남아>에서 “삼엄한 출입·이동 관리, 1만명 이상의 행정력 투입 등 민간 행사를 위한 동원과 통제에 들인 '사회적 비용'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고 했다. 행사 진행과 안전 유지를 위해 1만 명 넘는 경찰과 소방, 지자체 공무원과 구급차 등 구조장비 100대가 동원됐지만 실제 26만 명이 물릴 것으로 예상했던 공연에 하이브 추산 10만4천명(서울시 추산 4만명)이 모였다는 것이다.

2면에 이번 공연이 “K팝의 세계화를 실감케 했다”고 다룬 경향신문은 11면에서 “'시민의 공간'인 광장을 특정 아티스트 공연을 위해 사용한 것이 적절했는지, 이를 위해 동원된 대규모 행정력과 시민 불편은 온당했는지 등”을 지적했다. 공연 당일 집회와 시위, 일상 공간인 광화문 일대 교통이 통제되고 일반 시민의 접근이 제한됐다는 점을 언급했다. 한국일보도 <공무원만 1만여명…민간 행사 '공권력 남용' 논란>으로 이를 다뤘다.

▲23일 한겨레 9면

한국일보는 “이번 공연은 엄연히 민간기업이 주최하는 영리 목적의 행사였다는 점에서 몇 가지 생각해 볼 문제도 남겼다. 한국의 문화 역량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의미 있는 자리라 하더라도 광화문과 세종로 등 문화유산과 공적 인프라를 전용하도록 하는 게 과연 합당했는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제기된다”고 했다. “'국격'을 높이는 일이라 하더라도 과도하게 시민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건 곤란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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