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교섭권 ‘초기업노조’ 중심 재편

삼성전자 노사 올해 임금교섭이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를 중심으로 재편됐다.
22일 <매일노동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최근 공동교섭단을 구성하고 있는 삼성전자지부에 교섭권을 위임했다. 6만명 이상으로 급성장한 삼성전자지부를 중심으로 향후 쟁의행위 동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삼성전자 노사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중지 이후 교섭을 재개하지 않은 상황이다.
쟁의 동력 강화 위한 교섭권 위임
현재 진행 중인 임금교섭 교섭대표노조는 전삼노다. 전삼노는 삼성전자지부와 삼성전자노조 동행과 함께 3자 간 공동교섭단을 구성해 지난해 11월부터 사용자쪽과 교섭했다.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를 뼈대로 한 요구에 노사 간 입장 차가 커 타결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전삼노는 지난 18일 삼성전자지부에 교섭권과 체결권을 위임했다. 앞서 쟁의행위 찬반을 물은 조합원총회에서 함께 부의된 안건으로, 당시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가운데 95.93%가 찬성했다. 교섭대표노조인 전삼노가 교섭권 일체를 위임함에 따라 삼성전자지부는 독자적으로 사용자쪽과 교섭하고 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갖게 됐다.
다만 당장 교섭이 재개되지 않은 상황이라 쟁의행위 독려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지부는 최근 조합원 규모 6만명 이상으로 성장해 교섭대표노조인 전삼노보다 조합원이 많았다. 다음달 집회와 5월부터 시작하는 파업 같은 조합원 참여가 요구되는 쟁의가 예상되다 보니 실제 조합원이 많은 삼성전자지부가 중심이 돼 쟁의를 펼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셈이다. 교섭권을 위임한 뒤 전삼노는 당초 23일 예정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다른 전술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삼노는 "삼성전자가 마주한 곪아 터진 보상 시스템과 인재 유출 위기는 특정노조만의 문제가 아닌 전 구성원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며 "공동투쟁본부와 함께 더욱 거대하고 단단한 단일대오를 형성해 삼성전자 경영진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하는 합동 기자회견을 다시 준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교섭은 여전히 교착상태다. 최승호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조정중지 뒤 쟁의국면으로 돌입해 사용자쪽도 별도의 교섭 재개 요구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적 발표 등 앞두고 노조 조직률 상승 여지
노조로서는 교섭 장기화가 그다지 나쁜 국면은 아니다.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노조의 교섭전술에 조합원수도 증가추세다. 조만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호조가 예상되는 가운데 각기 다른 성과급 테이블로 보상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면 삼성전자 노조조직률은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 게다가 본격적인 실적 경쟁 국면인 2분기 이후까지 노사관계 갈등을 이어가는 것은 사용자쪽에도 부담이 커 노조 요구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질 수 있다.
노조가 버틸 동력도 있다. 인재유출 우려다. 중국과 미국 같은 반도체 생산국이 경쟁적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인재를 스카웃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은 "비즈니스 플랫폼인 링크드인에서 삼성전자 노동자라고 하면 스카웃 제의가 많다"며 "2배 이상의 계약연봉을 주고, 언어가 잘 통하지 않더라도 괜찮다며 적극적으로 모셔가기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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