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의 그라운드] "역시 우에마츠, 하지만 한 명만 아니다."…김용국 대표팀 감독이 현장에서 확인한 일본 정구의 위력
-우에마츠 중심 남자부 신구 조화, 역대 최강
-여자는 틈 있다…곽필근 “미야마에보다 텐마를 더 경계해야”

일본 정구(소프트테니스) 국가대표 단식 선발전 현장에서 확인된 건 단순한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경기 하나하나를 관통하는 '완성도'의 차이였습니다. 현장을 직접 지켜본 김용국 한국 정구 남자 대표팀 감독은 이를 한 문장으로 정리했습니다. "기본기와 경기 운영에서 차이가 분명했다." 9월 아시안게임을 앞둔 시점에서 이 진단은 한국 정구가 마주한 현실을 가장 냉정하게 보여줍니다.
김용국 감독은 현경오 대한정구협회(회장 정인선) 사무처장과 20일부터 22일까지 일본 후쿠시마현 타나구라마치에서 열린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일본 정구 대표 단식 선발전을 직관했습니다. 고복성 여자 대표팀 감독이 국내 대회에 참가하고 있어 남녀 선수를 모두 챙겼습니다.
타나구라마치에는 일본소프트테니스협회의 전용 코트 12개 면이 있습니다. 아시안게임과 같은 하드코트에서 치러진 이번 선발전에서는 남자 51명, 여자 52명이 출전해 남자 1명, 여자 1명의 최종 우승자에게만 단식 출전권이 주어졌습니다.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일본소프트테니스협회의 철저한 사진, 동영상 촬영 금지 조치에 따라 김 감독과 현 처장은 주요 선수의 경기 장면을 유심히 지켜보며 꼼꼼하게 점검했습니다.

남자 단식에서는 세계 최강이라는 평가를 듣는 우에마츠 토시키(28)가 최종 4강 리그에서 3전 전승을 거둬 일본 단식 대표로 확정됐습니다. 우에마츠에 이어 명문 와세다대 출신의 왼손잡이 신예 야노 소토(24)가 2위를 차지했습니다. 야노는 지난해 NTT서일본에 입단해 우에마츠와 한솥밥을 먹고 있습니다,
여자 단식에서는 미야마에 기호(20)가 4강 풀리그에서 나란히 2승 1패를 기록한 고교생 돌풍 주역 템마 레나(19)를 승자승 원칙에 따라 단식 1위를 확정 지었습니다. 미야마에는 템마를 4-3으로 꺾으며 힘겹게 일본 대표가 됐습니다.

김 감독에 따르면 "나머지 아시안게임 복식과 단체전 등에 나설 일본 남녀 대표팀은 일본 협회의 경기력 향상위원과 감독이 결정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일본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임교성 수원시청 감독은 "일본 대표팀은 감독 권한이 절대적이다. 감독이 대표 선발의 전권을 행사한다고 봐도 무방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본 고속철도 신칸센에 올라 도쿄로 이동한 김 감독은 먼저 참관 소감에 대해 "일본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기본기와 경기 운영 능력이 매우 안정적이었다"라며 "특히 긴 랠리 상황에서도 실수가 적은 점이 인상적이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고복성 감독과 의견을 나눌 계획인 그는 또 "이 부분은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반드시 보완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습니다.
우에마츠는 코로나 사태로 1년 늦게 열린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오른 데 이어 이번 9월 안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도 2회 연속 금메달 3개를 노립니다. 김용국 감독은 별도의 수식 없이 "우에마츠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다. 우에마츠라는 확실한 카드는 일본 남자 대표팀 전력의 핵심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우리 대표팀은 스트로크 정확성과 수비 능력, 그리고 랠리 지속 능력을 집중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라며 "단순한 공격력보다 실수를 줄이고 버티는 힘이 중요하다. 하드코트에서는 랠리가 길어지므로 변칙 플레이 대처 능력과 강력한 체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우에마츠라는 당대 최고 선수가 나서는 일본 남자 대표팀과 달리 일본 여자 대표팀은 20대 전후의 젊은 선수로 구성될 전망이라 한국 여자 대표팀이 오히려 해볼 만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야마에는 키가 156cm이고, 지난해 문경 아시아선수권에서 세계선수권 3관왕 이민선을 제압한 템마는 160cm로 정구 선수로는 단신입니다. 한국 대표선발전에서 단식 1, 2위를 차지한 황정미(NH농협은행), 이수진(옥천군청)이 체격조건에서 앞서는 대목도 긍정적입니다.
일본 여자 단식 1위에 오른 미야마에는 지난해 국내 최고 권위의 동아일보기 전국대회에 소속팀 와타큐 세이모어로 출전해 복식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2024년 안성 세계선수권대회에 일본 대표로 참가한 미야마에는 뛰어난 전위플레이를 하고 있으며 특히 낮은 발리가 장점으로 꼽힙니다. 김용국 감독은 미야마에에 대해 "초반부터 강력한 스트로크를 앞세운 강한 압박이 중요해 보인다. 라인 근처로 정밀하게 공략하는 게 효과적일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2년 전 안성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여자 대표팀을 이끈 곽필근 안성시청 감독은 "미야마에를 몇 번 본 적 있다. 전위인데 스텝이 좋고 단발 플레이가 좋다. 좌우 플레이가 약해 보여 첫 볼과 둘째 볼만 잘 버티면 무난할 것 같다"라고 평했습니다. 곽 감독에게는 오히려 텐마가 경계대상 1호였습니다. 곽 감독은 "선발전에서는 패했지만, 기량은 미야마에보다 템마가 더 뛰어나다. 서브와 리비스 모두 강점이다. 여자 선수들이 보통 구사하지 않는 원핸드 백핸드를 쳐 각도가 많이 나온다. 템마의 플레이를 더 연구하고 분석해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한국 남녀 정구 대표팀은 4월 20일부터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합숙 훈련에 들어갑니다. 김용국 감독은 "기본적으로 스트로크 안정성과 수비, 랠리 능력을 강화하는 훈련을 진행하면서, 강한 포핸드 스트로크 중심의 공격 전개와 전위플레이 연결 능력도 함께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여기에 빠른 풋워크 훈련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구상을 밝혔습니다.
이제 아시안게임까지 4개월 남짓. 시간은 충분하지 않지만, 방향은 분명해졌습니다. 일본이 보여준 '흔들리지 않는 기본', 그리고 그 위에 쌓인 경기 운영 능력은 한국 정구가 반드시 넘어야 할 기준입니다.
결국 승부는 화려한 한 방이 아니라, 실수를 줄이고 끝까지 버티는 완성도에서 갈립니다.
기본으로 돌아가되, 상대의 빈틈을 정밀하게 공략하는 것. 그것이 일본을 넘어설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입니다.
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기사제보 tennis@tennis.co.kr]
▶ 테니스코리아 쇼핑몰 바로가기
▶ 테니스 기술 단행본 3권 세트 특가 구매
Copyright © 테니스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