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주주총회 시즌, 이사 보수 한도 결의의 함정 [바른 컴플라이언스리포트]

2026. 3. 23.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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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영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관행에 제동을 건 대법원의 판결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많은 기업들이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을 준비하고 있다. 이사 보수 한도는 통상 매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형식적으로 승인되는 안건으로 여겨져 왔지만, 지난해 선고된 대법원 판결(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5다210138 판결)을 계기로 이사 보수에 관한 그간의 법적 의미가 다시 조명되고 있다.

대법원은 속칭 남양유업사건인 위 판결에서 이사 보수 한도에 대한 주주총회 승인 결의 시 이사인 주주는 ‘특별한 이해관계인’에 해당할 수 있음을 전제로, “이사인 주주가 이사 보수 한도를 승인한 주주총회 결의는 취소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상고기각 판결을 했다. 이로써 이사인 주주는 이사 보수 한도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종래 기업 실무는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주주총회의 결의로 이를 정한다’고 규정한 상법 제388조의 운영을 따랐다. 이사 전체에 대한 보수 한도 안건을 주주총회에서 승인 받고, 정관 또는 주주총회의 위임에 따라 개별 이사의 보수 결정을 위임 받은 이사회가 개별 이사들의 보수를 결정 집행해 왔다. 이때 주주총회에서 행해지는 이사 보수 한도 승인 결의는 전체 이사 보수 한도를 정하는 것으로서, 비록 이사인 주주라 하더라도 이사 보수 한도 안건에 대한 주주로서의 의결권 행사에 큰 제약이 없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위 대법원 판결은 그동안의 관행에 정면으로 배치되어 (전체)이사 보수 한도 결의 역시 이사 개인의 경제적 이해와 밀접하게 연결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사 의결권 제한과 부당이득 리스크
위 판결의 실무적 함의는 결코 작지 않다. 만약 이사인 주주가 의결권 제한 규정을 위반해 이사 보수 한도 주주총회 결의에 참여했다면, 그 결의 자체는 주주총회 결의 취소로 다투어 질 수 있다. 더 나아가 그 결의에 근거해 지급된 보수 역시 법적 근거가 없는 지급으로 평가되어 차후 이사 보수의 부당이득 반환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제미나이]
위와 같은 점을 종합해 고려하면, 회사는 이사인 주주가 있을 경우 이사 보수 한도에 관해 특별이해관계인으로서 의결권이 배제됨을 명확히 인식하고 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의결권을 산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종국적으로 법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이사 보수 구조를 보다 체계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주주 구성이 단일하거나 소수의 주주로만 구성되어 있고, 주주가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대부분의 비상장사의 경우는 더욱 이사 보수 구조에 관해 더욱 철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현재까지 대법원에서 판시한 이사 보수 산정에 대한 기준은 이렇다. 1) 정관에서 이사의 보수에 관해 주주총회 결의로 정한다고 규정한 경우, 그 금액·지급방법·지급시기 등에 관한 주주총회의 결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한 이사는 보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2) 정관 또는 주주총회에서 임원의 보수 총액 내지 한도액만을 정하고, 개별 이사에 대한 지급액 등 구체적인 사항을 이사회에 위임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사의 보수에 관한 사항을 이사회에 포괄적으로 위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고, 3) 개별 이사의 보수 분배에 관해 대표이사가 결정하도록 정관에서 규정하거나, 그와 같은 내용으로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에게 직접 위임하는 것 역시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5다214605판결 참조).

투명한 보수 규정과 정관 정비의 필요성
결국, 주주총회에서 단순히 보수 한도만 승인하고 구체적인 보수는 이사회에 위임하던 종래의 방식은 특별이해관계인에 대한 정족수 충족 여부를 매번 고려해야 하므로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따라서 구조적으로 이사 보수 한도를 포함한 구체적 지급액(범위)과 지급시기 등에 대해 일응의 기준을 담은 임원보수규정과 그러한 취지를 반영한 정관을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아, 매년 별도의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없이도 이사 보수에 관한 결정과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기 주주총회는 단순한 연례 행사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작은 절차상의 하자가 향후 거액의 보수 반환 분쟁이나 관련 지배구조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바른 컴플라이언스리포트]에서는 법무법인 바른 기업법무2그룹 변호사들이 기업경영에 필요한 컴플라이언스 이슈를 주제별로 선별해 연재합니다. 한태영 변호사는 M&A, 경영권 분쟁, 컴플라이언스 분야 전문가로 2026년부터 법무법인 바른의 컴플라이언스팀 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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