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꿈’ 삼성 공채 스타트… 결과 상관없이 ‘맨땅에 헤딩 경험’ 중시

사실 최 씨는 지난해에도 삼성 공채에 지원한 이력이 있다. 당시 면접까지 갔지만, 탈락의 쓴맛을 봤다. 그래도 최 씨는 다른 계열사에 다시 지원할 계획이다. "면접까지 가보니 합격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며 "이미 타사에 들어간 친구들도 어차피 한 번쯤은 삼성에 지원해본다"고 말했다. 현재 교보문고 수험서 메인 매대에도 GSAT 문제집이 눈에 잘 띄는 자리에 놓여 있다.
올해 삼성의 상반기 공채가 시작됐다. 이번 공채에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18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3월 서류 심사 후 직무적합성 평가, 4월 GSAT, 5월 면접·건강검진 순으로 채용 절차가 진행된다. 소프트웨어(SW) 직군은 GSAT 대신 SW 역량 테스트를, 디자인 직군은 포트폴리오 심사로 선발한다.
결과 상관없이 '맨땅에 헤딩 경험' 중시
삼성은 인재상으로 '열정' '창의혁신' '인간미·도덕성'을 제시한다. 어느 기업에서나 볼 수 있는 요소처럼 보이지만, 현직자들은 실제 채용 과정에서도 주도성과 문제해결력을 중시한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 현직자 A 씨는 "회사에서 'proactive'(상황을 앞서 주도한다는 의미)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고 전했다.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보다 스스로 일을 찾아 나서는 인재를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맨땅에 헤딩'하듯 해결해본 경험을 제시했을 때 반응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어학 능력도 빼놓을 수 없는 평가 항목이다. 국내만 담당하는 계열사가 아니라면 영어는 중요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A 씨는 "해외법인이나 글로벌 기업과 협업할 일이 많아 영어가 자주 쓰인다"고 말했다. 계열사별로 면접 방식은 다르지만, 최종 합격 이후 부서 배치 시에는 영어 면접이 진행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업황 회복에 채용 기대감도 커져
이에 취준생의 필수 스펙 가운데 하나인 토익도 삼성 공채 일정에 맞춰 성적 발표 일정을 조정했다. YBM 산하 한국TOEIC위원회는 3월 12일, 14일, 15일 시행된 토익스피킹 정기시험 성적을 조기 발표했다. 삼성그룹 지원자는 영어 말하기 성적을 필수로 제출해야 한다. 주요 계열사 기준으로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소프트웨어 직군은 토익스피킹 110점 이상, B2B(기업 간 거래) 및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영업 직군은 160점 이상 성적이 요구된다. 만점은 200점이다.삼성은 4대 그룹(삼성·SK·현대차·LG) 가운데 유일하게 공채를 유지해 취준생에게 인기가 높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대통령실 기업인 간담회에 참석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약속한 데 이어 지난달엔 "실적이 많이 올라가고 있어 올해 좀 더 채용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공채 지원자들도 채용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에 지원하는 박모 씨는 삼성 업황 회복이 이번 공채에 지원하게 된 주요 요인이라며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데다, 특히 조선업도 다시 주목받고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취업 서류와 면접을 컨설팅하는 이모 씨는 "대학은 역시 서울대라는 인식처럼 취준생에게 1위 기업은 아직 삼성"이라면서 "학벌을 덜 본다는 인식이 있어 지원자의 출신 대학도 다양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자신의 첨삭 블로그로 유입된 검색어도 '삼성전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덧붙였다.
현직자들도 실제 채용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A 씨는 "회사가 공식적으로 채용 확대를 언급하면 실제로 많이 뽑는 편"이라며 "정권교체 시기에도 채용 인원이 크게 늘어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B 씨 역시 "이번에 삼성전자와 반도체 부문은 확실히 채용 규모가 클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직원의 평균 연봉은 1억5800만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2800만 원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 측은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업황 회복과 실적 개선이 보수 인상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구개발(R&D) 비용으로도 37조7000억 원을 투자했다. 가전과 스마트폰, 반도체 등 핵심 사업에 투자를 대폭 늘려 초격차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AI 메모리 핵심 분야인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시장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5년간 6만 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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