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지 않아"…발길 끊긴 울산 중고차 매매단지 '시름'

김세은 기자 2026. 3. 2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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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자동차의 메카'로 자부하던 울산 중고차 매매단지가 변화하는 유통 구조 속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고 대표는 "옛날엔 매매단지의 영업사원들이 지인을 통해 물량을 매입했다면 현재는 중고차 매입·매도의 90%가 대기업 플랫폼에서 이뤄진다"며 "소상공인들이 급격한 시장 변화를 따라가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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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에 10대 미만 판매 업체가 절반"…주차장 곳곳 빈자리
대기업·플랫폼 등장에 영세 상인들 "매입 단가 올라"
지난 19일 찾은 울산 북구 진장동의 한 중고차 매매단지 고객주차장이 비어있다.2026.3.20 ⓒ 뉴스1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한때 '자동차의 메카'로 자부하던 울산 중고차 매매단지가 변화하는 유통 구조 속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업계는 온라인 플랫폼과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시장 흐름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존립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19일 찾은 울산 북구 진장동의 한 중고차 매매단지. 중고차 시장의 성수기로 꼽히는 봄철을 앞두고 있지만 이곳 고객 주차장은 절반 이상 텅 비어 있었다.

67개 상사가 밀집해 있는 지역 최대 규모의 중고차 매매단지인데도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이 보일 정도로 과거의 활력을 잃은 분위기였다.

20년 가까이 업계에 있었다는 최홍준 조합 대표이사는 "예전엔 타지역에서도 기차나 비행기를 타고 중고차 보러 울산을 많이 찾아왔다"며 "이제는 간신히 사업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5년 전만 해도 한 달에 중고차 600~700대를 매입해 300~400대를 팔았다"며 "이제는 한 달에 10대 미만 파는 업체가 절반 이상이고 조만간 폐업하는 업체도 있다"고 푸념했다.

중고차 물량이 많을 땐 약 6000평 규모의 주차장이 가득 차기도 했지만, 현재는 3분의 1이 비어 있다. 도시계획법상 중고차 단지 내 빈 주차 공간을 다른 상업 용도로 활용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매매상사들의 고령화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다. 최 대표는 "옛날엔 젊은 사람들이 양복 입고 영업했는데 이젠 가업을 물려받는 이들 말곤 20·30대에 일할 사람이 없다"며 "대부분 20~30년 이상 영업해서 은퇴를 앞둔 50·60대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찾은 울산 북구 진장동의 한 중고차 매매단지 고객주차장이 비어있다.2026.3.20 ⓒ 뉴스1 김세은 기자

57개 상사가 모여 있는 북구 양정동 소재 중고차 매매단지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이곳 차차차모터스 고원석 대표는 "5년 전만 해도 한 달에 차를 사고파는 게 1200대 정도였다면 지금은 700대로 급격하게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울산시 자동차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중고차 거래(15만9837건) 비중이 신차 등록(7만6198건)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중고차 거래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지역 중고차 매매단지의 상황이 어려운 이유로는 중고차 매입 물량 부족 문제가 꼽힌다.

업계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중고차 거래가 늘어나고, 2022년부터 중고차 매매업에 대기업 진출도 허용되면서 지역 매매단지로 들어오는 매입 물량이 줄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대기업 플랫폼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중고차 매입 단가 자체가 크게 올랐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고 대표는 "옛날엔 매매단지의 영업사원들이 지인을 통해 물량을 매입했다면 현재는 중고차 매입·매도의 90%가 대기업 플랫폼에서 이뤄진다"며 "소상공인들이 급격한 시장 변화를 따라가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 비교가 편리하고 좋을 순 있지만 영세 사업자 입장에선 돈을 더 주고 중고차를 사 올 수밖에 없고, 더 높게 팔 수밖에 없다"며 "마진이 점점 줄고 있다"고 말했다.

syk00012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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