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로또 분양’ 막자…분상제 단지 청약에 주택채권입찰제 부활하나

백주연 기자 2026. 3. 2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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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상제 아파트 채권매입 의무화…안태준 與의원 개정안 대표발의
청약 당첨자 시세차익 일부 회수…주거안정용 공공주택 재원 활용
“현금 부자에 여전히 유리” 지적…집값 하락땐 미분양 요인될 수도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국토교통부와 여당이 분양가상한제 적용에 따른 ‘로또 분양’을 막기 위해 ‘주택채권입찰제’ 개편·재도입을 추진한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에서 민간 주택을 분양받는 경우 의무적으로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의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것으로 확인됐다. 분양가상한제 민간 주택 분양가가 인근 지역 시세 대비 100% 이하인 경우 채권 상한액은 인근 시세 대비 100% 미만으로 국토부와 여당이 협의할 예정이다. 이 경우 채권 매입으로 환수하는 이익은 인근 지역 시세로 한정된다.

주택채권입찰제는 분양가상한제로 주변 아파트 시세와 분양 가격의 차이가 크면 수분양자가 채권을 매입하도록 해 시세차익 일부를 국고로 환수하는 제도다. 2006년 판교 신도시 분양 당시에 운영됐으나 2013년에 아파트 시세 하락으로 폐지됐다.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에 로또 분양을 노리며 청약자가 몰리고 다시 주변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안 의원은 “주택채권입찰제를 개편해 도입하면 과도한 청약 수요 쏠림 방지뿐만 아니라 최근 청약통장 가입자 수 감소로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택도시기금 재원 충당에도 상당 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와 여당이 아파트 분양가와 인근 시세의 차이가 크면 수분양자가 채권을 매입하도록 해 시세차익 일부를 국고로 환수하는 ‘주택채권입찰제’ 재도입을 추진한다. 집값 안정과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했으나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분양가와 시세 간 가격차가 크게 벌어지며 ‘로또청약’이 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특히 분양가상한제가 현금부자들을 위한 ‘안전마진’을 되고 있는 반면 대출 규제로 인해 일반 실수요자의 청약 기회는 제한되고 있다는 비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채권입찰제를 통해 공공주택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집값이 약세를 띌 경우 실효성이 떨어지는데다 미분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채권입찰제는 1983년 처음 도입됐다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폐지됐다. 이후 2006년 분양가상한제와 함께 다시 도입돼 판교신도시에서 적용했으나 2013년 박근혜 정부 들어 집값이 크게 하락하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폐지됐다. 안 의원은 “주택채권입찰제를 개편해 도입하면 과도한 청약 수요 쏠림 방지뿐만 아니라 최근 청약통장 가입자 수 감소로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택도시기금 재원 충당에도 상당 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주택채권입찰제 부활이 적극 논의되는 것은 주택담보대출 총액 한도가 제한된 상황에 분양가상한제가 현금 부자들의 자산 증식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거세기 때문이다. 당초 분상제는 주택 가격 안정을 목표로 시행된 정책이지만, 서울 주택 매매가격 상승 등으로 분양가가 치솟으며 청약 시장의 문턱이 높아졌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서울 서초구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전용 59㎡의 최저 분양가는 18억 4900만 원 이었으나 현재 분양권 매도 호가는 45억 원이 넘었다.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대출 가능액이 2억 원 수준에 불과했지만 이 단지 일반분양 평균 경쟁률은 237대 1이나 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서 “로또 분양은 분양가 상한 제한으로 인해 실제 시세와 크게 차이가 발생해 주변 집값을 폭등시키는 원인”이라며 분상제 지역의 민간주택 청약 제도 개편 필요성을 밝힌 바 있다.

이번에 발의된 채권입찰제 개정안은 분양가상한제 청약 당첨을 통해 발생하는 시세 차익의 일부를 공공이 회수해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주택 사업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다. 과거에 시행했던 채권입찰제는 분양가와 채권매입손실액(채권 매입후 즉시 매각했을때 예상 손실액)을 합한 금액이 인근지역 시세 대비 90% 수준이 되도록 채권상한액을 설정했다.

안 의원은 “채권 상한액을 인근 시세 대비 100% 미만으로 설정해 채권 매입으로 환수하는 이익 규모를 인근 시세로 한정할 수 있도록 국토부와 협의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개정안에 따른 채권입찰제 적용 범위는 분상제가 적용된 민간 주택 청약으로 국한해 공공분양 주택은 주거 안정 수단으로 유지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조건적인 차익 회수가 아닌 주택채권의 투자성을 강화해 장기 보유를 유도한다는 방향이다. 현재 국민주택채권은 1종(만기 5년, 연이율 1%)만 남아 투자 메리트가 떨어지다보니 의무 매입 대상자들은 매입 이후 즉시 할인 매각하는 준조세로 받아들이고 있다. 안 의원은 “주택채권을 다양한 만기와 이율로 출시하도록 국토교통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 측은 채권입찰제를 도입해 과도한 청약 쏠림을 방지하고, 청약통장 가입자 수 감소로 재원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택도시기금 재원으로 시세 차익을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2월 2559만좌였던 청약통장 수는 지난달 2533만좌로 1년 만에 26만좌가 줄었다.

안 의원이 2020년 이후 분양가상한제 지역에서 ‘인근지역 시세 대비 100% 이하’의 분양가로 분양된 민간주택 23곳에 개편한 주택채권입찰제를 적용한 결과에 따르면 채권 입찰을 통해 공공으로 환수할 수 있는 규모는 1조 500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2024년 국민주택채권 발행액 14조 1000억 원의 10%가 넘는 규모다. 공공주택 건설과 주거복지 등에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 재원이다.

하지만 이미 도입과 폐기가 반복되면서 노출된 문제점과 한계도 분명하다. 집값이 떨어질 경우 분양가와 시세 간 격차가 줄어들면서 제도의 효과가 떨어지고, 미분양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세 차익의 사유화를 차단할 수 있지만 오히려 현금 동원력이 있는 수요자들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분양가 외에 채권 부담이 더해져 수요자 입장에선 조달 자금이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신혼부부와 청년 등에 기회를 주기 위해 분양가 규제를 했던 것”이라며 “로또 분양을 막기 위해 채권매입 의무화로 접근하기보다는 분양가 규제를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과열 수요를 떨어뜨리고 공공 회수를 늘려 과도한 시세 차익을 방지한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큰 반감없이 정책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구체적인 기준 설정과 공론화 과정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영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기 신도시 등 과거 적용 사례가 있는 만큼 효과와 부작용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며 “특히 인근 시세라는 기준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백주연 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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