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프트 넘은 BTS노믹스... K컬처, 도시경제 성장엔진으로 키워라
3월 방한 외국인 작년보다 33% 증가
관람객당 숙박·외식· 50만 원 추가 소비
광화문 공연 경제 효과 2650억 원 달해
K컬처·도시 경제 연계 ‘구조화’ 과제
도심공간 활용 인허가 체계 간소화
항공·숙박·관광 패키지 설계해야
[고기호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부회장, 정리=윤기백 기자] 지난 21일 방탄소년단(BTS)의 광화문 공연을 통해 글로벌 팬덤이 입국해 숙박·외식·쇼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하면서 K컬처가 도시 경제를 움직일 수 있다는 걸 눈으로 확인했다. 공연이 사람을 부르고, 사람은 소비를 만든다. 이제 이 흐름을 구조로 만들 차례다.

이번 공연은 규모 면에서도 기존 콘서트의 범주를 넘어섰다. 주최 측인 하이브에 따르면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공연에는 10만 4000명(경찰 추산 4만 2000명)이 모였다. 외신들은 이번 공연을 단순한 K팝 가수의 콘서트가 아니라, 글로벌 팬덤이 도시 인프라 전반을 움직인 ‘초대형 이벤트’로 규정했다.
실제로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는 BTS 신보 콘셉트 색상으로 물들었고, 상점과 카페, 거리 곳곳이 BTS 테마로 꾸며졌다. 티켓을 확보하지 못한 해외 팬들까지 서울을 찾으면서 이번 복귀는 특정 공연장을 넘어 전 세계 팬들이 한 도시에 모이는 현상으로 확장됐다.

이번 광화문 공연은 콘텐츠가 도시 소비를 직접적으로 견인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블룸버그는 약 1억 7700만 달러(약 2650억 원)의 경제파급 효과를 예상했다. 이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2023년 ‘에라스 투어’ 당시 미국 도시 공연 때마다 창출한 경제적 효과 약 5000만∼7000만 달러(약 750억∼1050억 원)를 크게 뛰어넘는다.

현장에서 나타난 변화도 뚜렷했다. 공연 기간 동안 서울 주요 호텔 예약률은 100%에 가까웠고, 명동·종로·광화문 일대 식당과 상점에는 외국인 고객이 크게 늘었다. 일부 관람객은 공연 전후로 체류 기간을 늘리며 관광을 이어가는 등 소비가 도시 전반으로 확산됐다. 특히 이번 공연은 광화문에 국한되지 않았다. 숭례문 미디어파사드, 한강 드론쇼, 여의도·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청계천 일대 이벤트 등 ‘BTS 더 시티’ 프로젝트가 서울 전역에서 진행되며 도시 전체가 하나의 콘텐츠로 확장됐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런 모델이 고도화돼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는 공연을 중심으로 도시 경제를 설계했고, 미국 시카고의 ‘롤라팔루자’와 캘리포니아 인디오의 ‘코첼라 밸리 뮤직 앤 아트 페스티벌’과 같은 도심형 음악 페스티벌은 도시 전체를 소비 공간으로 전환한 대표적인 사례다. 공연기간 동안 숙박·외식·교통·유통 소비가 동시에 확대되며 방문 자체가 소비로 이어진다.
일본도 특정 콘텐츠를 지역과 연계해 ‘목적형 방문 수요’를 만들고, 교통·숙박·상권을 묶은 구조로 소비를 확장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민간이 공동으로 기획에 참여하는 구조도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도쿄·오사카에서 열리는 ‘서머소닉’과 같은 음악 페스티벌은 매년 수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끌어들이며 숙박·외식·교통 소비가 급증한다.

드론 연출 등 기술 요소도 별도 승인 절차가 필요해 기획 부담을 키운다. 도심형 이벤트 기반도 약하다. 2000년대 초 서울의 대표 축제였던 ‘하이서울페스티벌’은 민원 증가, 차별화 실패 등으로 축소됐다. 현재는 일부 대규모 이벤트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정도다.
과제는 분명하다. 콘텐츠 경쟁력은 확보됐지만 이를 도시 경제로 전환하는 설계가 부족하다. K팝 스타의 콘서트 등으로 일회성 소비는 발생하지만, 이를 지속 가능한 구조로 만들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K컬처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를 국내 경제로 환류시키는 것이다. 광화문 공연을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를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는 정책 설계와 실행에 달려 있다.
윤기백 (giba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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