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아미' 들썩였지만, 각종 잡음도...'BTS노믹스' 손익 따지면 [엔터코노미]
이해정 기자 2026. 3. 23. 06:01

서울 광화문 일대를 무대로 한 하이브(빅히트 뮤직) 소속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이 단순한 음악 이벤트를 넘어 '경제 실험'의 성격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엔터사 하이브와 공연을 생중계한 넷플릭스를 비롯해 한국 문화 산업 전반의 경쟁력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다만 막대한 경제적 효과와 함께 시민 불편, 공공 자원 투입 등을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게 불거지면서 이번 공연의 손익을 둘러싼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8시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는 BTS 컴백 공연 'BTS 컴백 라이브: ARIRANG'이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주최 측 추산 총 10만4000명이 운집한 가운데, 글로벌 OTT 플랫폼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국에 생중계되며 온·오프라인을 동시에 아우르는 초대형 공연으로 치러졌다.
앞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BTS 콘서트의 직·간접적인 경제 효과가 회당 최대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 역시 이번 공연만으로 서울에 1억7700만달러(약 2260억원) 규모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미국 팝 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2023년 '에라스 투어(Eras Tour)' 당시 미국 단일 도시에서 창출한 경제적 효과(약 7000만달러)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주요 외신도 실시간으로 이번 공연을 집중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BTS가 그들의 뿌리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자리"라고 평가했고, 영국 BBC방송도 광화문 한복판에서 무대를 펼친 데에 "한국 K팝 성공의 얼굴로 자리 잡은 7명 멤버에게 주어지는 흔치 않은 영광"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AFP통신 역시 "한국의 메가스타 BTS가 약 4년 만에 첫 무대를 펼치며 서울에서 수많은 관중을 열광시켰다"고 강조했다.

공연을 전후해 전 세계에서 수많은 '아미'(팬덤)가 서울을 찾으며 도심은 일종의 '성지순례' 공간으로 변모했다. 20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18일까지 국내에 입국한 외국인(승무원 제외) 수는 109만967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82만8499명)과 비교하면 27만1176명(32.7%) 늘어난 수치다. 10대 외국인 입국자는 9만1800명으로 전년(6만5600명) 대비 40% 늘었고, 20대도 34만7500명으로 35.2% 늘어 전체 평균 증가율을 웃돌았다.
아미들이 지갑을 열면서 숙박·외식·유통 등 연관 산업 전반의 소비도 크게 늘었다. 올마이투어 숙소 예약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번 컴백 공연 일정 발표 이후 48시간 동안 해외 포털에서의 서울행 여행 검색량은 전주 대비 1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3주차 전체 예약의 41.8%가 명동, 시청, 종로, 동대문 권역에 집중돼, 공연 개최지 광화문 인근 지역으로의 쏠림 효과가 두드러졌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의 K팝 특화 매장 'K-웨이브존' BTS 굿즈 매출은 13~19일 기준 전주 대비 약 190% 증가했다. 여기에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경제적 파급력은 단순 이벤트를 넘어선 수준으로 평가된다.
방탄소년단 IP를 보유한 하이브는 이번 공연을 통해 글로벌 팬덤 확장과 결속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확인했다. 넷플릭스를 통한 생중계로 전 세계 시청자와의 접점을 대폭 확대하며 신규 팬 유입 기반을 마련했고, 군 복무 이후 3년 9개월 만의 완전체 컴백을 대대적으로 기념하며 기존 팬덤 결집도 끌어올렸다.

광화문 공연 자체는 무료로 진행됐지만, 이후 음반과 월드 투어로 이어지는 수익 구조가 본격 가동됐다는 점도 의미 있는 성과다. 신보 주문과 글로벌 반응이 빠르게 확대되며 흥행 기대감을 현실화했고, 대규모 월드 투어 역시 역대급 규모로 진행될 전망이다. 공연 당일 공개된 정규 5집 '아리랑'은 발매 첫날 398만 장이 판매돼 팀 자체 최다 초동 기록(337만 장)을 하루 만에 뛰어넘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유입된 트래픽이 음반, 굿즈(MD), 투어 티켓 판매로 이어지는 전환 구조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발성 행사가 아니라 향후 수조 원대 매출로 이어지는 '트래픽 생성 장치'로 기능했다는 것이다.
증권가 역시 이번 공연을 기점으로 BTS의 컴백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준형 SK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의 올해 매출액을 4조6000억원, 영업이익을 6073억원으로 전망하며 "메가 IP 정상화와 후배 아티스트의 성장세가 동시 반영되며 사상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혁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보수적 추산을 전제로 이번 컴백 매출을 2조9000억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넷플릭스는 라이브 콘텐츠 전략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WWE(미국 프로레슬링), MLB(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등으로 확장해온 라이브 포트폴리오에 BTS 공연을 더하며 글로벌 이벤트 중계 역량을 강화했다. 이에 더해 오는 27일 BTS의 컴백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BTS: 더 리턴'도 공개하며 공연의 열기를 새로운 콘텐츠로 이어간다. 단발성 이벤트를 장기 수익 구조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면서, IP 활용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비용 측면에서의 부담도 적지 않았다. 서울시는 수천 명 규모의 안전 관리 인력과 대규모 공공 자원을 투입해 행사 운영을 지원했고, 도심 주요 도로 통제와 대중교통 우회·무정차 운행이 이어지며 시민 불편이 현실화됐다. 광장을 둘러싼 31개 출입 게이트에서는 금속탐지기를 설치해 검문검색을 진행했는데, 이로 인해 관람객이 아닌 일반 시민들의 통행에 불편이 발생했다. 물류 지연, 영업 차질 등 간접 비용 역시 곳곳에서 발생했다. 대규모 민간 이벤트가 도시 기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스란히 드러낸 셈이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김민석 국무총리는 공연 당일 오전 진행한 회의에서 "근본적으로는 BTS와 하이브가 하는 행사를 국가와 공동체가 지원하는 것"이라며 "회사가 국가와 국민들이 관심과 지원, 일정한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민 반응도 엇갈렸다. 대형 이벤트에 따른 도시 활력과 경제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와 함께, 민간 기업 행사에 공공 자원이 동원되는 것에 대한 불만과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는 의견도 제기됐다.
행사 다음날 하이브는 보도자료를 통해 "광화문 일대 시민 여러분과 인근 상인, 직장인, 방문객 여러분께도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고 전했다. 이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공연을 반드시 안전하게 치러내야 했기에 교통 및 건물 통제, 위험 물품에 대한 검색 등 불가피한 조치들이 함께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공연은 글로벌 팬덤과 플랫폼, 도시가 결합한 새로운 수익 모델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동시에 그 한계도 분명히 드러낸 사례로 남았다. 경제적 파급력은 확인됐지만,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비용 역시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흥행의 이면에 놓인 공공 부담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가 향후 과제로 떠올랐다.
이해정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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