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먼지 같은 산화층"… 스마트폰 성능 띄울 '나노 보호막'의 비밀 [언박싱 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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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상자를 열 때의 설렘, 기억하시나요? 대학 연구실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삶을 바꿀 놀라운 발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숭실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이웅규 교수팀은 차세대 메모리 내부에 원자만큼 얇은 '나노 보호막'을 입혀 전기가 새나가지 않도록 꽉 붙잡아두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메모리 속에 생기는 불필요한 방해막, 즉 산화층을 획기적으로 줄여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더 작으면서도 압도적인 성능을 갖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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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10배 강하게 만드는 '초고속 코팅제' 개발
원자 단위 정밀 제어로 반도체 미세화 난제 해결

이 기술은 앞으로 우리 일상의 풍경을 완전히 바꿀 중요한 열쇠다. 반도체가 작아질수록 전기가 제멋대로 새는 '누설 전류' 문제가 심각해지는데, 이번 성과를 적용하면 메모리의 안정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덕분에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비약적으로 빠른 스마트폰과 고성능 컴퓨터를 손에 쥐게 될 것이다. 특히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시대에 이 '나노 보호막' 기술은 필수적이다.
이 성과는 이웅규 교수와 김형준 학생 등 숭실대 연구진이 직접 설계한 '새로운 합성 물질' 덕분이다. 기존에 쓰던 재료(Cp-Zr)는 마치 '천천히 마르는 페인트'와 같아서, 마르는 동안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 금속 표면에 녹(산화층)이 생기는 것을 막지 못했다.
연구팀은 분자 구조를 새롭게 조립해 바르자마자 순식간에 굳는 초고속 코팅제(MePrCp-Zr)를 합성해냈다. 이 새로운 물질은 원자를 쌓는 공정(ALD) 중 산소가 침투할 틈을 주지 않고 매끄러운 보호막을 형성한다. 결과적으로 막의 성분은 유지하면서도, 재료를 스마트하게 바꿔 메모리의 품질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실험 결과는 숫자로 그 성과를 증명했다. 새로운 공정을 적용하자 불필요한 산화층의 두께가 기존보다 약 0.38nm(나노미터)나 줄어들었다. 머리카락 굵기의 수만 분의 일에 불과한 차이지만 성능 차이는 크다. 전기가 엉뚱한 곳으로 새는 누설 전류 수치가 기존 대비 10배 이상 개선됐고, 정보를 저장하는 능력인 유전율 역시 약 17% 향상됐다.
이 연구는 독창성을 인정받아 세계적 권위지 '머티리얼즈 호라이즌스(Materials Horizons)'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이웅규 교수팀과 김형준, 홍주안, 정용상, 류경훈, 조승민, 조석호, 김주형, 김병관, 김진식 등 참여 연구진이 함께 일궈낸 이 성과는 대한민국 반도체 기술을 다시 한번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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