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아직 뗏목을 버리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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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뗏목을 타고 무사히 강을 건넜으면 뗏목을 버려라.'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뗏목이 필요하지만 강을 건넌 뒤에도 뗏목을 끌고 가는 것은 어리석다는 뜻이다.
강을 건넌 뒤에도 뗏목을 끌고 있다면 뗏목은 도구가 아니라 짐이다.
많은 골퍼들이 이미 건넌 강가에서 여전히 이전의 뗏목을 끌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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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한국] '뗏목을 타고 무사히 강을 건넜으면 뗏목을 버려라.'
불교 경전에 자주 등장하는 가르침이다.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뗏목이 필요하지만 강을 건넌 뒤에도 뗏목을 끌고 가는 것은 어리석다는 뜻이다. 강을 건넌 뒤에도 뗏목을 끌고 있다면 뗏목은 도구가 아니라 짐이다.
골프에서도 같은 장면을 자주 본다. 처음 골프를 배울 때 우리는 수많은 뗏목을 만든다. 그립은 이렇게, 백스윙은 저렇게, 왼팔은 펴고, 머리는 고정하고, 체중은 왼쪽에 두고. 이 모든 것은 분명 필요했다. 그 덕분에 우리는 공을 맞히고, 필드에 나가 강을 하나 건넜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다. 많은 골퍼들이 이미 건넌 강가에서 여전히 이전의 뗏목을 끌고 다닌다. 예전에 통했던 스윙 이론, 한때 구원처럼 여겼던 연습법, 과거의 성공 경험 등을 내려놓지 못한 채 새로운 강을 마주한다. 또 다른 강에서는 그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른 뗏목이 필요하다.
이전의 뗏목을 끌고 가는 골프는 무겁다. 스윙은 복잡해지고, 몸은 굳고, 머릿속은 소음으로 가득 찬다. 샷을 할 때마다 '이건 맞나, 저건 틀렸나' 하고 과거의 뗏목들이 동시에 말을 걸어온다.
골프의 성장은 새로운 것을 더하는 데서 오지 않는다. 대부분은 불필요해진 것을 내려놓는 데서 온다. 한때는 그립을 강하게 쥐는 법을 배워야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놓아주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한때는 의식적으로 몸을 회전시켜야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자연스럽게 돌아가게 해야 한다.
이 시점을 놓치면 골퍼는 평생 뗏목을 수집하는 사람이 된다. 책을 읽고, 영상을 보고, 레슨프로를 찾아다니며 점점 더 많은 뗏목을 짊어진다. 짊어진 뗏목이 늘어날수록 강을 건너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진짜 고수는 언제 배웠는지를 말하지 않는다. 무엇을 버렸는지를 말한다.
"이젠 그 생각을 안 합니다." "그건 저에게 더 이상 필요 없어요." 이 말은 교만이 아니라 필요없는 뗏목을 버리고 강을 건넜다는 증표다.
골프는 계속 배우는 게임이지만, 동시에 계속 버리는 수행이기도 하다. 뗏목을 만들 줄 아는 사람보다 뗏목을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이 더 멀리 간다. 혹시 지금 샷이 막혀 있다면 기술을 더 찾기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볼 일이다.
"나는 이미 건넌 강의 뗏목을 아직도 끌고 있지는 않은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때 골프는 다시 가벼워진다. 그리고 그 가벼움이 다음 강을 건너게 해준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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