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회원국에 “가스 비축 목표치 낮추고, 물량 조기 확보를”

파리=유근형 특파원 2026. 3. 23.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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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21일 회원국들에 향후 수개월간 천연가스 비축 목표를 낮출 것을 권고했다.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가 우려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이다.

지난달 28일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 EU 내 유가는 50% 이상, 천연가스는 30% 이상 각각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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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가격상승 압박 완화 조치
美 “이란산 원유, 한달간 판매 허용”
이란 “국제시장 공급할 물량 없다”
이스라엘이 이란 최대 가스전 ‘사우스파르스’를 공격한 후 중단됐던 이란의 이라크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이 부분적으로 재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이란의 사우스파르스 모습. 2026.03.22 아살루예(이란)=AP/뉴시스
유럽연합(EU)이 21일 회원국들에 향후 수개월간 천연가스 비축 목표를 낮출 것을 권고했다.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가 우려되면서 에너지 가격 상승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에 나선 것이다.

이날 AFP통신 등에 따르면 단 요르겐센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회원국들에 서한을 보내 “당초 12월까지 저장고의 90%까지 채워야 하는 가스 비축 목표치를 80%로 낮추고, 늦여름 수요가 몰리며 가격이 급등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가급적 조기에 비축 물량을 확보하라”고 했다.

지난달 28일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 EU 내 유가는 50% 이상, 천연가스는 30% 이상 각각 급등했다. 봄철로 접어들며 가스 수요가 줄고 있지만, 전쟁 여파로 제한된 공급처를 놓고 아시아 각국과 에너지 수급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세계 3위 수출국인 카타르의 라스라판 산업단지가 이란의 공격으로 가동에 차질이 생기면서 이탈리아, 벨기에 등 유럽 주요국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과거 러시아산 천연가스도 적극 수입했지만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에는 러시아 제재 차원에서 수입을 크게 줄였다. 그 대신 중동산 천연가스 수입 비중을 늘려왔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급등한 국제유가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이란산 원유 판매를 한 달간 허용하기로 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0일 소셜미디어 X에 “현재 해상에 발이 묶여 있는 이란산 원유에 대한 판매를 허용하는 매우 제한적이고 단기적인 조치를 승인했다”고 썼다. 미 재무당국은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하루 1000만∼1400만 배럴의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번 조치로 1억4000만 배럴이 공급되면 약 3주간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일부 완화하고, 전략비축유 1억7200만 배럴도 방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베선트 장관은 판매를 일시적으로 허용하는 이란산 원유를 이미 운송 중인 원유로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했다. 새로 생산되는 이란산 원유 판매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 그는 “미국이 이란의 국제금융망 접근을 계속 차단할 계획인 만큼 이란이 원유 제재 일시 해제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란 석유부는 “현재 이란은 해상에 남아 있는 원유가 없고 다른 국제시장에 공급할 물량도 없다”며 “미 재무장관의 발언은 구매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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