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 해 예산 6000억 쏟는 백신 접종, 오접종 통계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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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연간 6,000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국가예방접종사업을 운영하면서도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를 제외한 대부분 백신은 오접종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 집중 유통·관리 체계가 갖춰져 있는 코로나 백신은 지난해 543건, 인플루엔자는 236건의 오접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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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운영 의료기관에 맡겨 '사각지대'

정부가 연간 6,000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국가예방접종사업을 운영하면서도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를 제외한 대부분 백신은 오접종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백신 관리를 민간에 맡겨 놓은 탓에 사각지대가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오접종 통계를 관리하는 백신은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뿐이다. 질병청은 "백신 종류가 많아 관리하기가 어려워 시스템화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우리 국민이 평생 접종하는 백신은 국가예방접종사업(NIP) 기준 약 18종에 이른다. 여러 번에 나눠 맞는 백신도 있는 만큼 영유아기부터 성인까지 총 30~40회 접종한다. 다만 영유아기에 맞는 백신이 많다. 결핵(BCG)과 B형간염을 시작으로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혼합백신(DTaP), 폴리오, 폐렴구균, 홍역·풍진(MMR) 등이다.
오접종, 자발 신고해야 알 수 있어
문제는 오접종을 포함해 백신 관리 전반이 사실상 의료기관에 맡겨져 있다는 점이다. 현재는 의료기관이 자발적으로 신고해야 오접종 사실이 통계로 집계된다. 사고가 발생해도 의료기관이 신고하지 않으면 당국이 파악하기는 어렵다. 질병청 관계자는 "의료기관의 신고 사례를 보면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폐기하지 않고 사용했거나 환자의 접종 이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오접종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관의 백신 관리 방식도 제각각이다. 바코드가 아닌 수기로 백신을 관리하고 있는 병원이 적지 않다. 또 로트(제조) 번호 관리 수준도 천차만별이라 사고가 발생해도 역학조사 등에 한계가 있다. 예방접종 관리 체계 상당 부분이 법률이 아닌 지침이나 고시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서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자가 오접종 사실을 스스로 알아채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정부 웹페이지 '예방접종도우미 서비스'에서도 접종 여부와 종류만 확인할 수 있을 뿐 유효기간이나 용량 등 세부 정보는 제공되지 않는다.
중앙 집중 유통·관리 체계가 갖춰져 있는 코로나 백신은 지난해 543건, 인플루엔자는 236건의 오접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접종 발생 시 의료기관에 대한 제재는 최대 위탁계약 해지 수준인데 의료기관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경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오접종은 중대한 부작용으로 이어지는 경우보다는 예방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 사례가 훨씬 흔하다. 다만 발열·통증 등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며 드물게 중증 반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질병청은 체계 마련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즉각적인 도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질병청은 "NIP 백신을 통합 관리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으나 기준 정비 등에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또 "정부가 접종 비용을 지원하는 예방접종은 의료기관이 정부에 비용을 청구하기 위해서라도 오접종 여부를 대부분 신고하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백신은 국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수단"이라며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뿐 아니라 백신 전반에 대한 오접종 관리체계를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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