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80시간이 일상… 밤낮없이 빠르게 일한다
AI스타트업 ‘감마’ 사무실 가보니

지난 13일(현지 시각) 오전 11시 미 샌프란시스코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감마’(Gamma) 사무실. 소파·폰부스 등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사무실 중간 공용 공간에 모였다. 나흘 뒤 예정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열린 전 직원 회의 ‘쇼앤텔’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신제품 출시팀이 새 기능 등을 자세히 소개하자, 직원들 사이에선 “3월에 출시하는 이유가 뭐냐”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감마는 AI로 문서·프레젠테이션(PPT)·웹페이지를 자동 제작하는 도구를 개발하는 회사로, 설립 5년 만인 지난해 기업 가치 21억달러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신제품 출시를 앞둔 실리콘밸리 유니콘 스타트업은 어떻게 움직일까. 기자가 이날 하루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해봤다. AI와 함께, AI 관련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 시간은 외부보다 2~3배 빠르게 흐르는 느낌이었다.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는 한국과 달리 직원 대부분 밤낮 없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밤낮 없이 빠르게 일한다
감마의 특징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의사 결정 구조와 빠른 실행력이었다. 감마는 매년 3·9월 정기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지만, 사실상 거의 매주 새로운 기능을 내놓고 있다. 그랜트 리 최고경영자(CEO)는 “수천 명 직원을 둔 거대한 ‘화물선’이 아니라 빠르게 방향을 전환하고 아이디어를 당일에 테스트해 배포할 수 있는 ‘쾌속정’처럼 움직이려 한다”고 했다.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은 거의 없다. 이메일이나 사내 메신저 대화보다 대면 소통이 더 빠르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날 복도 곳곳에서 직원들이 선 채로 짧은 대화를 나눈 뒤 의사 결정을 내리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제품 개발 책임자가 커피머신 앞에서 디자이너를 마주치자 그 자리에서 “시각적으로 조금 더 직관적이었으면 좋겠다”고 피드백하는 식이다.
출시를 앞둔 제품을 준비하는 팀은 한 달 넘도록 주 80시간 일했다고 한다. 제품 출시 일주일 전에는 핵심 직원 10여 명이 샌프란시스코에서 4시간 거리 산골에 들어가 함께 숙식하며 최종 기술 점검을 하기도 한다.
◇AI와 함께 AI 제품 만든다
조직 효율화가 중요한 실리콘밸리 AI 스타트업 업계에서 감마는 소규모 조직으로 잘 알려졌다. 전 세계 이용자 1억명을 확보한 이 회사에서는 하루에만 100만건 이상의 콘텐츠가 생성된다. 하지만 이를 운영하는 직원은 약 70명에 불과하다. 직원 수가 50명 수준이던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보면, 1인당 매출이 200만달러에 달할 정도로 생산성이 높다.
소규모 조직으로 빠른 제품 개발이 가능했던 것은 AI 덕분이다. 감마 직원은 직무와 무관하게 전원 ‘바이브 코딩’이 가능하다. 직원들끼리 ‘AI 코딩 길드’라는 스터디 모임을 하는 것도 특징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AI 도구를 따라잡기 위한 자발적 학습 문화다. 이날 오후 한국인 디자이너 안채민씨는 직원 10여 명 앞에서 디자인 업무에 앤스로픽의 AI 도구 ‘클로드 코드’를 적용한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슬로건은 ‘지루하지 말기(Don’t be boring)’다. 늘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뜻이다. 이 때문에 직원 중에는 디제잉, 가구 제작 등 특이한 취미를 가진 사람이 많다고 한다. 안씨는 “감마 제품을 활용해 누가 더 재밌는 콘텐츠를 만드는지 겨루는 행사도 자주 한다”며 “재밌고 창의적인 사람들이 모여 혁신을 만들어 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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