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천의 암각화 ‘실감 콘텐츠’로 만난다
박물관 소장 초기 암각화 탁본 토대로 훼손 이전 암각화 복원
‘선사시대 뉴스페이퍼’로 재해석 과거·현재 잇는 스토리텔링
세계인 공감할 디지털 문화자산 확장·관광 자원화 탄력 기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반구천의 암각화'가 국립중앙박물관의 신기술융합콘텐츠로 재탄생한다.
울산의 대표 세계유산이 국내 최고 박물관의 실감형 전시콘텐츠로 구현되면서 반구천의 암각화의 대중적 확산과 관광자원화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신기술융합콘텐츠 제작 용역'을 통해 세계유산 반구천의 암각화를 소재로 한 디지털 실감콘텐츠 제작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우리 문화 최초의 회화로 평가받는 반구천의 암각화를 실감콘텐츠로 구현해 세계유산이자 K컬처 자산으로서의 가치와 의미를 확장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포함한 반구천의 암각화는 지난해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형상을 '선사시대 뉴스페이퍼'로 재해석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다.
암각화 속 고래·거북·상어 등 해양생물과 사슴 같은 육지동물, 사냥·제의·기원의 장면을 다층적으로 재구성해 선사인의 삶과 세계관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이번 작업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초기 암각화 탁본을 토대로 훼손 이전 반구대 암각화의 모습을 복원하는 게 핵심이 될 전망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사연댐 건설 이후 반복적인 침수로 훼손이 진행돼 왔는데, 박물관은 초기 탁본 자료를 활용해 보다 선명했던 원형을 실감형 영상으로 되살릴 계획이다.
여기에 반구천 일대 실사 촬영과 2D 이미지의 3D 전환, 동물과 인물의 애니메이션을 더해 현장감 있는 가상공간을 구현한다.
이야기 구조 역시 반구천의 서사를 따라서 짠다. 자연과 바위, 탁본을 통해 신석기 풍경을 복원하고, 사슴떼와 사냥꾼을 통해 생존의 현장을 보여주며, 고래 사냥과 바다 생명체를 통해 반구대 암각화의 상징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전체 사업비는 8억1000만원이며, 콘텐츠는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내 디지털 실감영상관 1관과 2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실감영상관 1관에서 상영될 '반구대 암각화' 실감영상의 상영시간은 8~10분으로, 길이 60m, 높이 5m 규모의 대형 파노라마 공간을 활용해 반구대 암각화의 장면을 몰입감 있게 펼쳐낼 계획이다.
실감영상관 2관에는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주제로 한 VR 콘텐츠 1종이 들어선다. 상영시간은 10분 안팎이며, 초고화질 촬영을 바탕으로 실제 현장에 들어간 듯한 체험형 콘텐츠로 제작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미 디지털 실감영상관을 통해 문화유산의 체험형 전환을 꾸준히 시도해왔다. 실감1관에서는 '강산무진도' '금강산에 오르다' '왕의 행차, 백성과 함께하다' 등 조선 회화와 기록화를 대형 파노라마 영상으로 선보였으며, 실감3관에서는 고구려 벽화무덤 콘텐츠를 상영 중이다. 국보 반가사유상을 주제로 한 메타버스 '힐링 동산'도 운영해 왔다.
이번 사업은 반구천의 암각화를 단순한 보존 대상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디지털 문화자산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콘텐츠를 통해 암각화에 담긴 선사시대 사람들의 창의성과 예술성을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공존이라는 메시지로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