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립무용단 올해 첫 기획공연 ‘굿,굿,굿’...신명으로 풀어낸 치유와 활력의 무대
전통 굿판에 담은 위로 메시지
관객석서 단원 등장 연출 눈길
미흡한 조명·완성도는 아쉬워

울산시립무용단의 올해 첫 무대인 기획공연 '굿, 굿, 굿'이 지난 20일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렸다.
예술감독 겸 안무자로 참여한 박정은 지도자는 공연에 앞서 진행한 울산 언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들과 친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런 박 지도자의 진심은 공연에 잘 묻어남으로써 예술감독이 없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켰다. 높은 기량을 가진 단원들은 전국 시립무용단 중 유일하게 국악 파트가 있는 무용단의 강점을 앞세워 신명 나는 무대를 꾸몄다.
공연은 국악 파트의 연주 속에 울산시립합창단 김정권 테너가 협연하면서 시작했다.
무용수 한 명이 무대에 올라 전통에 기반한 창작 춤을 선보이며 몰입감을 선사했다. 전통 굿이 지닌 정화와 치유의 의식을 바탕으로 삶 속의 걱정과 근심을 털어내고 새로운 기운과 활력을 되찾게 했다.
이후 놋다리 밟기, 지전춤을 통해 이태원 참사, 여수 해든이 사건 등 사회적 이슈를 담으며 떠난 이들의 안녕을 기원했다.
무용수 없이 오롯이 국악 파트와 소리꾼 김예진의 합으로 꾸며진 순서에서는 우리나라 전통가락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공연 말미 전 단원이 관객석을 통해 등장하며 압도감을 선사했다. 악기춤, 상모 돌리기 등으로 호응을 이끌고 관객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전보다 가깝게 호흡하고 소통했다.
다만 수년간 계속 봐왔던 형태의 공연 흐름, 미흡한 조명 처리와 공연 마무리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예술감독 없이 단원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무대였지만, 새로운 창작 무대에 대한 갈증이 생기는 공연이었다.
서배겸(68·울산 울주군) 시조시인은 "우리 것이 좋은 거라는 걸 알려주는 무대였다. 신명 나는 공연에 스트레스가 다 날아갔다"며 "지방에서는 이런 공연을 보기 힘들다. 이런 기회가 더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기연(52·울산 울주군)씨는 "긴겨울에서 모든 만물이 잠에서 깨어난 느낌이었다. 서양의 성악과 국악과의 조화가 신비로울 정도로 아름다웠다"며 "장구, 북, 상모 돌리기 등에서 우리나라의 밝은 큰 힘이 느껴졌으며, 막혔던 모든 것이 열리며 복이 오는 것 같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