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의 어제와 오늘을 걷다”… 세인트 레지스 온더번드에서 임시정부 청사까지
낮보다 화려한 와이탄의 밤, 인파 속에서 즐기는 안전하고 역동적인 야경 산책
3시간으로 완성하는 상해 일주, 3색 노선 시티투어 버스로 즐기는 효율적인 가족 여행
청사 이전 100주년의 울림, 마당로 306호에서 되새기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숭고한 정신





객실은 192개의 객실과 13개의 스위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 객실에서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통창을 통해 황푸강이나 예원의 전경을 조망할 수 있다. 특히 욕실의 스테인드글라스 장식과 정교한 마감은 세인트 레지스만의 세심한 디테일을 보여준다. 일부 객실에는 안마 의자가 구비 돼 있어 여행의 피로를 풀며 푸동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하는 경험이 가능하다.




세인트 레지스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버틀러 서비스’는 이곳에서도 빛을 발한다. 24시간 상시 대기하는 버틀러는 투숙객의 짐을 풀고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 매일 아침 신문과 함께 제공되는 커피 및 티 서비스, 의류 다림질 서비스까지 전담한다. 단순히 물리적인 도움을 주는 수준을 넘어 투숙객의 취향을 파악하고 맞춤형 일정을 제안하는 세심함은 여타 5성급 호텔과는 차별화된 지점이다.
미식 경험 또한 다채롭다. 중식당 ‘셀레스티얼 코트(Celestial Court)’는 정교한 칼솜씨로 유명한 화이양 요리와 광둥 요리를 선보이며, 금붕어 모양의 딤섬 같은 시그니처 메뉴로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사로잡는다. 온종일 식사 가능한 ‘더 브래서리(The Brasserie)’와 애프터눈 티로 유명한 ‘더 드로잉 룸(The Drawing Room)’ 역시 방문객들로 활기를 띤다.




와이탄의 밤, 인파 속에서 느끼는 안전한 낭만
호텔을 나서 와이탄 강변을 걷는 것만으로도 상해 여행의 절반은 완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화호텔(Peace Hotel)의 녹색 지붕과 상해 세관의 시계탑 등 역사적인 건축물들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낮보다 밤이 훨씬 화려하다. 강 건너 푸동의 빌딩들이 뿜어내는 오색찬란한 조명은 황푸강 물결에 반사되어 장관을 이룬다.


마당로 306호, 한국인의 심장이 뛰는 곳
와이탄의 화려함을 잠시 뒤로하고 발길을 옮겨야 할 곳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다.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 이곳까지는 도보로 약 45분 정도 소요된다. 상해의 골목 골목을 구경하며 걷기에 적당한 거리지만, 시간을 아끼고 싶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약 15분 만에 도착할 수 있다.




2026년 현재는 임시정부가 이 마당로 청사로 이전한 지 꼭 100주년이 되는 해이기에 방문의 의미는 더욱 깊다. 현장에서 만난 한국인 방문객들은 전시된 사진과 기록물을 꼼꼼히 살피며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한 선열들의 발자취를 기린다. 상해를 방문하는 한국인이라면 국적을 불문하고 누구나 깊은 유대감과 자긍심을 느끼게 되는 공간이다.


상해의 광활한 도심을 가장 효율적으로 조망하고 싶다면 2층 오픈탑 시티투어 버스를 추천한다. 시티투어 버스는 크게 3가지 핵심 노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레드 라인(상해 시티 투어) 인민광장, 난징동루, 와이탄 등 상해의 정수를 관통한다. 블루 라인(푸동 투어) 동방명주, 상하이 타워 등 푸동의 초현대적 랜드마크를 순회한다. 그린 라인(사원 투어): 정안사, 상해 박물관 등 역사와 전통이 깃든 명소를 연결한다.
이 세 코스를 적절히 이용하면 약 3시간 만에 상해 구석구석을 모두 살펴볼 수 있다. 원하는 정류장에서 자유롭게 승하차 가능해, 보행 거리를 최소화해야 하는 고령층이나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에게 가장 적합한 이동 수단이다. 2층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상해의 풍경은 도보 여행과는 또 다른 다양한 매력을 보여줬다.
역사와 현대가 빚어낸 짜임새 있는 여정
상해 세인트 레지스 온 더 번드에서의 체류와 와이탄 산책, 그리고 임시정부 청사 방문으로 이어지는 여정은 상해라는 도시가 가진 다층적인 면모를 가장 잘 보여주는 코스다. 과거 조계지의 아픔과 영광이 서린 건축물들, 미래를 향해 솟아오른 마천루, 그리고 그사이 어디쯤에서 우리 민족의 역사를 지켜낸 작은 청사까지.


김상준 기자 k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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