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수·김경수 후보에 경남 미래 묻는다
경제지표 생산 전국 3위·소득은 16위
도민 합의·골든타임 강조 방법론 갈려
후보 경쟁 본질은 '330만 경남도민 삶'
큰 상흔 남긴 도정·새 경남 시대 '기대'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제10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의 정치 지형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차기 행정 수장을 뽑는 자리를 넘어, 경남의 향후 100년을 좌우할 '행정통합'의 설계도를 확정하고 고질적인 '민생 경제의 역설'을 해결해야 하는 역사적 분기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의힘 박완수 현 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전 지사(전 지방 시대 위원장)의 대결은 전·현직 도정의 성적표와 미래 비전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전국 최대의 승부처'로 부상했다.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推前浪)'·장강의 뒷물이 앞 물을 밀어낸다는 의미로 새로운 세대가 기존 세대를 이어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오지(奧地)·변방(邊方)인 남녘 땅 경남을 가로지르는 낙동강은 오늘도 쉼 없이 흐르고 있지만, 앞 물과 뒷물이 뒤엉켜 도민에게 큰 상흔을 남겼다.
민선 이후, 김혁규·김태호·김두관·홍준표·김경수 전 도지사 5명이 도민 선택으로 경남 도정을 맡았지만, 공과(功過)에도 경남은 흑역사로 얼룩진 게 다반사이다. '깜'은 차치하고 경남 도정을 맡은 그들은 대권 도전. 수뢰혐의, 당적 변경, 드루킹 사건 등으로 중도사퇴 또는 '직' 박탈 등으로 얼룩졌다.
전 도지사들은 경남 르네상스를 부르짖었지만, 정치적 부침 등에 의한 중도하차가 다반사였고 원전·방산·조선산업 등은 반세기의 시공을 넘어 현재까지 경남을 넘어 국가 동력의 축으로 자리하지만, 신산업과 교육 등은 정책에서 배제되기 일쑤였다.
이 같은 현실에 전·현직 도지사가 맞붙은 이번 선거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단연 행정통합의 방법론이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타파할 제2의 국가 성장 축 조성을 위한 통합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그 추진 방식과 속도에서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박완수 지사는 '주민 동의'와 '내실'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다. 그는 "통합은 정략이 아닌 백년대계의 자치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며 주민투표라는 민주적 절차를 필수 조건으로 못 박았다. 과거 창원·마산·진해 통합 과정에서 발생했던 지역 갈등의 후유증을 반면교사 삼아, 중앙정부로부터 실질적인 자치권과 재를 확실히 보장받는 '완성도 있는 통합'은 속도보다 '도민의 합의'라는 토대에 우선했다.
반면, 김경수 전 지사는 '골든타임'을 강조하며 속도전을 촉구하고 있다. 그는 부·울·경이 메가시티 논의의 선두 주자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다른 지역에 비해 가장 뒤처지고 있다며, 중앙정부의 추진 체계가 갖춰진 지금이야말로 통합의 동력을 즉각 회복해야 할 적기라는 것이다. 김 전 지사에게 행정통합은 단순히 행정 구역의 개편을 넘어, 수도권 일극 체제에 대응해 지방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긴박한 경제적 돌파구인 셈이다.
그리고 경제성적표를 바라보는 시각차는 더 날카롭다. 경남은 최근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전국 3위를 탈환하며 비수도권 1위의 경제 위상을 회복했다.
우주항공청 개청과 그에 따른 우주항공산업 생태계 조성, 방산·조선업 주력산업의 호조는 박 지사가 내세우는 '강한 경남'의 가시적 실체다. 그는 이러한 거시 경제의 성과가 고용률 역대 최고치 경신, 청년 인구 순 유출 감소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도정의 연속성을 호소한다.
하지만 김 전 지사는 이를 '외화내빈(外華內賓)'이라 규정하며 정면 비판한다. 근로 시간은 전국 1위고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전국 3위인데, 정작 도민 1인당 개인소득은 전국 15위, 가구별 소득은 16위로 사실상 꼴찌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열심히 일해서 만든 부가가치가 지역 밖으로 유출되는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지표상의 성장은 '속 빈 강정'일 뿐이라는 논리다.
결국, 경남의 나아진 경제성적표에 따른 '성장의 과실을 어떻게 도민의 주머니로 돌려줄 것인가'라는 해법이 이번 선거의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경쟁의 본질은 도민의 삶에 있다. 박완수 지사의 '안정적 내실'과 김경수 전 지사의 '혁신적 비전'은 경남이라는 하나의 몸체를 지탱하는 양 축이다. 김 전 지사는 과거 도정 중단에 대해 고개를 숙이며 "진 빚을 갚겠다"라는 의지를 밝혔고, 박 지사는 탄탄한 경제와 행정 실적을 바탕으로 "경남 중심의 발전"을 약속하고 있다.
이들의 경쟁은 소모적인 진영 대결이 아닌, 경남이 처한 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생산적인 공론화의 장이 되어야 한다. 행정통합은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한 생존 전략이며, 개인소득 증대는 도민의 무너진 자부심을 세우는 일이다. 후보들이 내놓는 처방전은 다르더라도, 목표는 오직 '경남의 재도약'이라는 하나의 좌표로 수렴되어야 하는 도민 자존심에 우선해야 한다.
경남도민의 선택은 '경남 미래'를 묻고 있다. 누가 더 정교하고 실현 가능한 '미래 설계도'를 가졌는지를 냉엄하게 평가할 것이다. 이번 선거가 경남의 갈등을 키우는 분열의 장이 아닌, 새로운 경남 100년을 설계하는 통합과 희망의 축제가 되길 바란다.
Copyright © 경남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