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좁은 해부학 실습실'...의대 교육 인프라 열악
[앵커]
정부가 지역 의료 공백을 줄이겠다며 지역의사제를 도입하는 등 의대 정원을 늘리고 있습니다.
의대 정원이 늘면 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나 시설도 확충해야 하는데 취재진이 돌아보니 크게 열악했습니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교육하는지 신기할 정도인데 남효주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 실습실입니다.
1931년 지어져 무려 90년이 넘은 이 건물의 최대 수용 인원은 70명.
현재 한 학년 정원인 110명보다도 적습니다.
이렇다 보니 오전, 오후반으로 학생들을 나눠 실습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
6~8명이 해부해야 할 시신 한 구를 가지고 두 배에 달하는 15명 정도가 실습하다 보니 일부 학생들은 제대로 해부를 해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에 24, 25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더블링 현상'에다 내년도 26명의 증원 인원까지 더해지면 양질의 교육을 보장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남용석/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교수]
"A반, B반(오전, 오후반)이 시신 한 구를 사용하다 보니까 진행에 있어서 학생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해부하는 게 아니라 중간중간에 끊기면서 수업이 진행되는 게 제일 큰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환기나 배수시스템도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
2024년 국정감사 당시에도 지적이 이어졌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건물 확장이나 장비 현대화 계획 관련 예산은 내려온 것이 없습니다.
포화에 이른 건 해부학 실습실뿐만이 아닙니다.
의과대학 학생들이 환자 면담이나 소독, 봉합 등 다양한 임상실습을 하는 임상수기센터입니다.
24개 방으로 이루어진 이곳의 최대 수용 인원은 100명.
현재 한 학년 정원을 겨우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인데, 이 센터를 이용해야 하는 건 1학년부터 4학년까지 전 학년이다 보니 국가고시가 가까워지면 방 확보 경쟁이 치열합니다.
[권호진/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4학년]
"실기 연습을 하는 공간이 있는데 거기가 총 12개가 있거든요. 그런데 학생들이 몰리게 되면 거기 공간이 부족해서 다른 층을 사용해야 된다거나, 아니면 외부에 카페라든지 이런 공간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여기에 늘어난 정원과 비교할 때 교수 인력과 조교도 부족합니다.
정부가 지역 의료 공백을 해소하겠다며 지역의사제를 도입하고 의대 정원도 늘렸지만,
의사의 꿈을 키우는 교육 인프라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TBC 남효주입니다. (영상취재 - 박민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