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노조 "이 대통령 규탄"에 여권 "적반하장" 분노

김호경 에디터 2026. 3. 2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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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연루설'에 사과 요청하자 "언론 길들이기"

황명선 "깊은 당혹…언론개혁 더 미룰 수 없어"

전용기 "허위보도에 정당한 책임 요구가 탄압?"

더민주 "검찰 조작기소와 같은 뿌리…특권의식"

조국 "논두렁 시계, 직인파일 예언 보도 떠올라"

이 대통령 "정론직필 외면하고 왜곡, 책임져야"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 조폭 연루설을 보도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2018년 7월 21일자 '권력과 조폭 - 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 방송의 한 장면. 진행자인 김상중 씨가 "이재명 변호사 이름이 등장해 당혹스럽다"며 한숨을 쉬고 머리를 짚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다시 보기 화면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이 자신의 '조폭 연루설'을 처음 보도한 SBS 측을 향해 '반성과 사과' 필요성을 거론하자 SBS 노조는 도리어 "반민주적인 언론 길들이기를 중단하라"며 이 대통령을 강력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언론개혁이 왜 시급한지를 다시금 상기시킨 적반하장이라며 공분이 확산되는 기류다.

더불어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은 22일 페이스북에서 언론노조 SBS 본부의 해당 성명을 언급한 뒤 "SBS 모든 구성원이나 언론인 여러분 모두가 저 의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솔직히 깊은 당혹감을 감추기가 어렵다. '언론 길들이기'라니?"라며 "피해를 입은 국민이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피해자로서의 당연한 권리다. 잘못된 보도에 대한 정정보도는 언론의 의무"라고 짚었다.

이어 "이것을 '언론 탄압'으로 포장하는 것은 언론의 오만이다. 언론사 노조가 이런 인식을 갖는다는 게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며 "윤석열 정권이 김치찌개를 끓여 기자들 밥을 먹이고, '바이든 날리면' 사건으로 MBC를 탄압하면서 출입을 정지시키고 순방 기자단에서 배제하고 한 것이 언론 길들이기 아닌가? 그때는 언론 자유가 넘쳐났나? 그때 저렇게 결연하게 성명 내며 규탄한 적 있나? 언론인들은 명백한 잘못에 대해서도 사과를 할 수 없는 존재인가?"라고 거듭 따져 물었다.

또 "언론 자유의 의미가 뭔가? 언론이 무고한 개인을 조폭으로, 살인자로 몰아가는 자유인가? 근거도 없이 한 사람의 명예와 삶을 짓밟을 자유인가? 그것이 이 나라 언론이 수호하겠다는 자유의 실체인가?"라며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는 존재이면서 국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존재여야 한다. 큰 권한에는 반드시 큰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언론노조 SBS 본부의 저 성명이 우리에게 언론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 시대의 핵심 과제임을 드러내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언론개혁을 반드시 완수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지키고 책임과 자유가 공존하는 언론 환경을 만들어내겠다"고 공언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 조폭 연루설을 보도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2018년 7월 21일자 '권력과 조폭 - 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 방송의 한 장면. '그것이 알고 싶다' 다시 보기 화면 갈무리

민주당 원내소통수석부대표인 전용기 의원도 "언론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허위보도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면서 "최근 SBS 노조가 이재명 대통령의 문제 제기를 두고 '언론 탄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의 본질은 권력과 언론의 충돌이 아니라, 허위사실을 근거 없이 보도한 것을 바로 잡아 달라는 최소한의 요구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당 사안은 허위로 판단되어 유죄가 확정되었다. 그러나 이후에도 해당 보도는 정정 없이 기정사실처럼 유통됐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와서라도 바로 잡아 달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요구"라며 "한 개인에게 '조폭 연루'라는 중대한 낙인을 남겼고 그 낙인은 8년 동안 정치적 공격의 근거로 활용됐다. 이제서라도 책임을 묻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고 이 대통령 입장을 설명했다.

아울러 "더구나 잘못된 보도를 바로잡고 책임 소재를 가리는 것은 언론의 회피할 수 없는 의무다. 제작진조차 뒤늦게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했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음에도 노조 측이 이를 '언론 길들이기'라고 규정하는 것은 모순"이라면서 "허위보도에 대한 정당한 책임 요구조차 부정하는 것은 언론 자유 수호가 아니라 책임 회피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재명이라는 인물은 대통령이기 이전에 이 사건의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다. 피해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탄압'이라는 프레임으로 가두는 것은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처사"라며 "이번 사례는 특정 인물을 악마화하는 데 언론이 동원된 전형적인 사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언론의 자유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그 자유는 사실과 책임 위에서만 존립한다"고 단언했다.

민주당 원·내외 인사들이 다수 포진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사과를 '길들이기'로 둔갑시킨 SBS 노조, 매우 유감이다>라는 제목의 공식 논평을 냈다. 이들은 "SBS 노조의 인식은 시대착오적이다. 언론 자유는 민주주의의 핵심이지만 허위사실과 가짜뉴스, 음모론까지 보호하는 면허가 될 수는 없다"면서 "언론의 가짜뉴스·음모론은 사실 왜곡으로 한 사람의 인격을 살해하고 삶을 파멸로 몰아간다. 그런 점에서 정치검찰의 조작 기소와 같은 뿌리다. 이는 망나니의 칼춤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나아가 "정당한 비판을 '길들이기'로 몰아가는 태도 역시 또 다른 특권의식이자 성역화다.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스스로의 오류에 책임지는 자세부터 확립해야 한다. 국민주권 시대엔 성역이 없음을 명심하길 바란다"며 "아울러 '공소취소 거래설' 유포 통로가 된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지금까지도 사과조차 없다. 더군다나 청와대 출입 언론이라면 최소한의 책임부터 다하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 조폭 연루설을 보도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2018년 7월 21일자 '권력과 조폭 - 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 방송의 한 장면. '그것이 알고 싶다' 다시 보기 화면 갈무리

소위 '조국 사태' 당시 SBS를 비롯한 언론의 '아니면 말고식' 보도의 집중 표적이 됐던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가세했다. 조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언론 길들이기???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논두렁 시계 보도'를 저지른 SBS다운 반응이다. 이 보도는 이명박 정권하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SBS에 흘려준 것이었음이 추후 확인되었다"며 "이재명 조폭 연루설 보도에 대한 SBS 노조의 적반하장식 반응을 접하니, 2019년 9월 7일 SBS의 '동양대 표창장 총장 직인파일 발견 예언(!) 보도'가 다시 떠오른다"고 했다. 관련 기사 ☞ '검찰 비판 여론' 뒤집은 SBS의 직인파일 '허위 보도' ☞ SBS '예언 보도', 해명조차 기만적…방심위 중징계

이어 "9월 10일 윤석열 검찰이 동양대를 압수수색하기도 전에—따라서 포렌식(9월 17일 실시)이 이루어지기도 전임은 물론이다—동양대 표창장용 총장 직인 파일이 정경심 교수의 연구실 PC에 있다는 놀라운 보도였다(실제로 이 파일은 교수휴게실 PC에서 발견되었다). 정말 이상하지 않은가!"라며 "이 보도로 표창장 건에 대한 모든 항변은 무력화되었다. 재판이 시작도 되기 전에 정치적, 사회적 차원에서 유죄가 확정되어 버린 것이다. 대대적인 '조국 사모펀드' 보도가 허위임이 확인되어 가는 과정에서 등장한 이 보도는 검찰 수사에 강력한 정당성과 동력을 제공했다"고 여전한 분노를 표시했다.

조 대표는 "여러 번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 파일의 존재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동양대 관계자(들), 정확히는 표창장이 파일을 사용해 만들어지고 발급되었음을 아는 사람(들)이다. 이들이 SBS와 검찰에 제보를 한 것"이라며 "어떻게 SBS의 '예언 보도'가 가능했는지 알고 싶다. 누가 무슨 목적으로 SBS와 검찰에 제보했는지도 정말 궁금하다. 그것이 알고 싶다!"고 토로했다.

조 대표는 또 다른 글을 올려 "어이가 없다. 적반하장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언론의 비난과 허위보도의 대표적 희생자"라며 "언론은 죽여야 할 대상자를 찍고 '하이에나'식으로 집단 공격을 가한다. 다행히 정치인 이재명은 '사자'였기에 살아남았다"고 했다. 또 "당시 나는 '사자'가 아니었기에 물어뜯기고 찢겨 너덜너덜해졌다"면서 "이런 유사한 경험을 한 나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와 보도를 접하며 강력한 동병상련의 감정을 갖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엑스(X·옛 트위터)에 SBS 노조를 비판하며 올린 글.

당사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SBS 노조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권리에는 의무가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정론직필의 책임을 외면한 채 정치적 목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을 유포한다면 그 악영향에 비추어 언론은 일반인보다 더 큰 책임을 지는 것이 타당하다"며 "자유와 권리만큼 책임과 의무를 지는 것이 특권 설정을 금지하는 헌법에도 부합하고 일반적 상식에 비추어 공정 타당하지 않은가? 책임 없는 자유는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다 결국 자신의 자유와 권리마저 해치게 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SBS 노조를 직격한 전우용 역사학자의 글을 첨부함으로써 자신의 문제의식이 구체적으로 어느 언론을 향하는지 분명히 했다. 해당 글에서 전우용 역사학자는 "검사가 사건을 조작하여 기소하는 거나, 기자가 사건을 조작하여 보도하는 거나 본질상 같은 '악행'이다. 자기들은 악행을 저질러도 면책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법조-언론 기득권 카르텔'을 떠받쳐온 공통의 의식적 기반"이라며 "SBS 노조는 대통령을 규탄하기 전에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이 왜 SBS에는 단전 단수를 지시하지 않았는지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 자신의 성남 국제마피아파 연루 의혹을 보도했던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두고 20일 X에 글을 올려 "그알 PD의 기적의 논리, (진행자) 김상중 씨의 리얼 연기 덕분에 졸지에 살인 조폭으로까지 몰렸다. 이 방송은 나를 제거하기 위해 동원된 물리적 테러, 검찰을 통한 사법리스크 조작, 언론을 통한 이미지 훼손 작전 중의 하나로 보인다"면서 "정치적 목적으로 거짓의 무덤에 사람을 매장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게 하려면 조작 폭로한 국민의힘이나 그알 같은 조작 방송의 반성과 사과가 필요하다. 저도 과욕이겠지만, 미안하다는 진솔한 한마디를 듣고 싶다"고 했다.

이에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지난 2018년 7월 21일 방영된 <권력과 조폭 - 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 편과 관련해 "확실한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언론노조 SBS본부는 정반대로 성명을 통해 "민주주의의 필수 불가결인 언론 자유를 위협하는 이 대통령의 SNS 행보를 강력히 규탄하며 반민주적인 언론 길들이기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언론 독립을 침해하지 말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haojing610@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