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마이라이프_ 독일 울름 극장의 숨은 지휘자…오케스트라 매니저 이진옥

YTN 2026. 3. 2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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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하모니와 아름다운 선율.

무대 위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내는 감동 뒤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관현악단의 일상을 조율하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70여 명의 단원과 지휘자, 그리고 극장 행정 사이의 복잡한 실타래를 푸는 독일 울름 시립극장의 오케스트라 매니저, 이진옥 씨입니다.

[이진옥 / 울름 시립극장 오케스트라 총괄 매니저 : 저는 울름 시립극장에서 오케스트라 매니저로서 70여 명의 단원들을 관리하고 있고요. 4명의 지휘자와 함께 여러 공연과 그 밖의 행사들을 기획하고, 일정을 조직하고 있습니다.]

인구 13만의 작은 도시 울름.

하지만 예술적 자부심은 대도시 못지않습니다.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시립극장인 이곳에는 예술가와 무대기술, 분장, 행정인력까지 320여 명의 전문가가 상주하며 매일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냅니다.

진옥 씨의 책상은 극장의 모든 정보가 모이고 흩어지는 중심점입니다.

단원들의 출결 관리와 저작권 해결, 그리고 돌발적인 공석을 채울 객원 연주자 섭외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그녀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때로는 부족한 일손을 대신해 악보계 업무까지 자처합니다.

[이진옥 / 울름 시립극장 오케스트라 총괄 매니저 : 가끔씩 연주자들이 악보를 모르고 가져가는 경우도 있어요. (악보계를 같이 하시는 거예요?) 악보계를 네 부분적으로… 하고 있어요.]

[빈 응오 / 수석 타악기 연주자 :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있어서 매니저는 굉장히 중요한 존재예요. 진옥 씨는 오케스트라와 극장 행정 사이를 잇는 연결고리 같은 역할을 하거든요.]

진옥 씨의 역할은 단순히 행정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때론 지휘자의 가장 가까운 파트너로, 때론 관객에게 더 다가가는 새로운 무대의 기획자로서 극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펠릭스 벤더 / 상임 지휘자 : (진옥 씨가)아주 어린 아이들을 위한 새로운 오케스트라 프로그램, 이른바 '크라벨 콘서트'를 제안했는데, 이는 전적으로 그녀의 아이디어였습니다. 저는 그 점이 정말 기뻤고, 그녀가 모든 것을 매우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다고 생각합니다.]

동료들의 두터운 신뢰 뒤엔, 음악의 안과 밖을 모두 겪어낸 그녀만의 특별한 이력이 숨어있습니다. 사실 진옥 씨는 11년간 무대에 누볐던 바이올린 연주자였습니다. 안정된 자리를 내려놓고 서른여섯의 나이에 독일행을 택한 건, 예술과 세상을 잇는 '경영'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이진옥 / 올룸 시립극장 오케스트라 총괄 매니저]]연주자로서 정년 퇴임을 맞이하는 것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연주자 관객 그리고 여러 극장 이해관계자들과 연결된 예술 경영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관심과 호기심이 매니저의 길로 이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독일에서의 배움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시작됐습니다.

우연히 발을 들인 '바이올린 제작'의 세계가 음악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뜨게 해준 겁니다.

[이진옥 / 울름 시립극장 오케스트라 총괄 매니저 : 사실 독일어를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이올린 제작 취미반 코스등록을 했다가 마이스터분께서 재능이 있다며 제작자의 길을 제안하셨고 미텐발트라는 독일에 바이올린 현악기 제작 학교가 있어요. 악기 제작 학교 거기에 3년 과정을 시험을 봐서 들어가서 졸업까지 했죠. 졸업 작품을 만드는 중에 제 스스로에게 질문을 했죠. 내가 왜 독일에 왔나. 마지막으로 예술 경영에 지원은 해보자.]

미세한 울림까지 조율하며 악기의 구조를 이해했던 삼 년의 시간.

그 경험은 이제 70여 명의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섬세하게 어루만지는 단단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이중운 / 울름시립극장 성악단원 :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울름 극장에는 미안하지만 좀 더 크고 활동적인 뭐 베를린 필하모닉이라던가 뮌헨이라던가 이런 쪽의 오케스트라 쪽의 운영진으로 가면 어떨까, 그런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근데 이거는 얘기는 안 했어요. 계속 여기서 같이 일합시다, 얘기했는데 들으면 안 되는데 이거.]

이제 진옥 씨는 더 큰 가교를 꿈꿉니다.

'유럽 한국 예술인 협회'를 통해 독일의 선진 시스템을 고국에 알리고, 후배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는 길잡이가 되려 합니다.

[이진옥 / 울름 시립극장 오케스트라 총괄 매니저 : 한국의 문화 예술 경영 혹은 문화 예술에 관련된 분야가 되게 열악하다고 알고 있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조금은 개선할 수 있는데 제가 도움이 된다면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빛나는 무대 위 주인공 뒤에는, 무대가 떠받치는 또 다른 주인공이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쌓아올린 노력이 모여, 오늘도 울름 극장엔 완벽한 선율이 울려 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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