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두쫀쿠와 봄동비빔밥이 알려준 것

김효진 청주시 흥덕구 강서1동 행정민원팀장  2026. 3. 22.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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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얼마 전 초등학교 5학년이 된 딸아이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엄마, 오늘 퇴근할 때 두쫀쿠 사올수 있어?" 친구들 사이에서 화제라며 꼭 먹어보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그 짧은 메시지를 보며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이 얼마나 빠르게 퍼지는지 새삼 실감했다. 

그날 퇴근길에 두쫀쿠를 사 갔더니 딸아이는 맛있게 먹으면서 또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이번에는 봄동비빔밥을 해 먹어보자는 제안이었다. 

특별히 화려한 음식도, 복잡한 레시피도 아니지만 아이는 제철 재료로 만든 소박한 한 끼가 궁금했던 모양이다. 새로운 음식이 금세 유행이 되고 아이들의 대화 소재가 되는 모습을 보며 변화의 속도를 다시 한번 느꼈다.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의 변화도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로운 것들이 빠르게 등장하고 사람들은 그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음식 문화만 보더라도 SNS를 통해 새로운 메뉴가 순식간에 유행하고, 또 다른 트렌드로 바뀐다. 어제까지 줄 서서 먹던 메뉴가 어느 날 "그거 옛날 유행이야" 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의 속도는 소비나 문화뿐 아니라 사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행정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민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정은 시대의 변화를 읽고, 그에 맞게 끊임없이 개선돼야 한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 생활 방식의 변화, 정책 수요의 다양화는 행정이 더 유연하고 창의적으로 변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두쫀쿠가 새로운 조합으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면, 봄동비빔밥은 익숙한 재료 속에서 계절의 가치를 느끼게 한다.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사람들의 삶과 취향을 반영한다는 점에서는 닮아있다. 행정 또한 마찬가지다. 새로운 정책과 서비스를 도입하는 동시에, 기존 제도의 장점과 기본 가치를 지켜가는 균형이 필요하다. 

다만, 트렌드를 읽는 것과 트렌드를 무작정 따라가는 것은 다르다. 음식의 유행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바뀌지만, 행정의 판단과 정책은 국민의 삶에 오랫동안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공직자는 변화의 흐름을 민감하게 살피면서도, 그 영향까지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 

이 지점에서 공직자에게 필요한 것은 책임성과 공정성이다. 행정은 일시적인 인기나 특정 집단의 요구에만 흔들려서는 안된다. 사회 전체의 균형과 공익을 고려하며, 빠르게 변화는 환경 속에서도 지켜야 할 원칙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국민이 행정을 신뢰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두쫀쿠의 신선함과 봄동비빔밥의 소박함이 서로 다른 매력으로 공존하듯, 오늘의 행정도 혁신과 원칙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 변화의 흐름을 읽는 유연함과 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가치 사이에서 중심을 잡을 때, 행정은 국민에게 더욱 신뢰받는 서비스가 될 것이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공직자가 가져야 할 태도는 어쩌면 그날 딸아이와 나눴던 대화와 닮아 있는지도 모른다.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유연함, 그리고 지켜야 할 원칙을 잊지 않는 중심. 

어쩌면 행정도 어떤 날은 두쫀쿠처럼 새로운 시도를 하고, 또 어떤 날은 봄동비빔밥처럼 기본에 충실한 선택을 하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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