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재생에너지 믹스, AI전력 해법…지산지소로 균형발전”

최승희 기자 2026. 3. 22.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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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에너지대전환포럼 기조연설- 김성환 기후부 장관
지산지소 : 지역생산 전기 지역소비


- 탈탄소 향후 10년이 골든타임
- ‘에너지 안보’ 패러다임 전환을
- 신규 원전 허용, 송전망 최적화
- 반도체공장 등 지역 이전 가속

“최근 우리가 겪는 기상이변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영남의 산불과 강릉의 가뭄, 일상이 된 폭염을 마주하며 어느덧 우리는 이 거대한 재해에 무감각해져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말씀 드립니다. 지금 혼란은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입니다. 인류가 쌓아온 문명 체계를 지켜낼 수 있는 골든타임은 이제 우리에게 10년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지난 20일 롯데호텔부산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제10회 탄소중립 에너지대전환포럼’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기후 불감증에 대한 경고로 시작을 알렸다. 김 장관은 ‘AI 시대의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인류 문명의 붕괴를 막기 위한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대전환 정책을 공유하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제10회 탄소중립 에너지대전환포럼이 지난 20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려 내빈과 참석자들이 단체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해 열 번째를 맞은 이 포럼이 그간 지역의 산·학·관·연이 함께 시대적 과제를 짚고 해법을 모색하는 뜻깊은 행사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민철 기자


▮에너지 대전환 선택 아닌 생존 문제

김 장관은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매년 3PPM씩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위기의 엄중함을 강조했다. 그는 “2030년대 초반 이산화탄소 농도가 450PPM을 돌파해 지구 온도가 2도 이상 오르게 되면, 인류의 힘으로 통제 불가능한 세계 경제의 붕괴가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3도까지 돌파하면 우리 문명 자체가 존립 위기에 처할 수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 사회가 마주한 가장 엄중하고 시급한 과제”라며 에너지 대전환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특히 김 장관은 AI와 반도체 산업이 견인하는 폭발적인 전력 수요에 주목했다. 그는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더라도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때문에 에너지 수요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는 ‘디커플링’ 시대에 진입했다”며 “석유 석탄 등 에너지 수입에만 매년 240조 원을 들이는 현재의 취약한 구조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에너지 안보’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이다. ‘석유 수입 다변화’라는 과거의 에너지 안보 개념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에너지 원천 자체를 재편하는 방향으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 20일 제10회 탄소중립 에너지대전환포럼에서 ‘AI 시대의 에너지 패러다임’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지산지소’ 체제와 국민 소득

이재명 정부가 구상하는 에너지 대전환의 핵심은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이분법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닌, 두 에너지원을 전략적으로 섞어 쓰는 에너지 믹스(Energy Mix) 방식이다.

김 장관은 “그간 재생에너지와 원전 세력이 서로를 부정하며 보낸 8년 동안 대한민국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OECD 꼴찌’라는 성적표를 받았다”며 “이제는 신규 원전을 허용하는 동시에 재생에너지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새로운 에너지 정책으로 전환해 탈탄소 에너지 믹스를 완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력 시스템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도 예고했다. 대규모 원전이나 화력발전소에서 고압 송전망을 통해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내던 ‘일방향 시스템’ 대신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형’ 분산 에너지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장관은 “전력 자립도가 높고 송전망 부담이 적은 지역일수록 혜택을 주는 ‘지역 요금제’를 조만간 시행할 것”이라며 “대규모 데이터 센터나 반도체 공장이 전력가격이 저렴한 지역으로 찾아오는 에너지 기반의 균형 발전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에너지 전환의 수익이 특정 기업에 집중되지 않도록 국민이 직접 출자해 수익을 얻는 ‘햇빛·바람·계통 소득’ 모델을 구축해 에너지 전환의 결실을 온 국민과 나누겠다는 복안이다.

김 장관은 나아가 녹색 문명 시대의 주역으로서 부산 행보에 기대와 응원을 표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과 새로운 성장 거점이 빠르게 늘고 있는 부산이 이러한 에너지 대전환의 여정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며 “기후에너지환경부 역시 부산의 발걸음에 발 맞춰 든든한 조력자로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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