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컷오프’ 강행한 국민의힘…대구시장 공천 갈등 격화

손경호기자 2026. 3. 22.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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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위, 중진 주호영 배제…6인 경선 구도 확정
지도부 경선 기조와 엇박자…당내 반발·무소속 가능성 확산
김부겸 출마설 변수 부상…보수 텃밭 대구 선거판 흔들리나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오전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장동혁 대표 주재로 열린 비공개 회의를 마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결국 현실화됐다. 공천관리위원회가 중진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을 전격 컷오프하면서 당내 충돌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역시 함께 공천에서 배제됐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22일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이진숙 전 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하고, 유영하·윤재옥·이재만·추경호·최은석·홍석준 등 6명을 중심으로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필요한 것은 정치 경력의 경쟁이 아니라 도시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의 경쟁"이라며 "경제·산업 정책 역량과 통합의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 부의장에 대해서는 "보수 정치의 중심을 지켜온 인물"이라면서도 "대구시장이라는 단일 직위보다 국회와 국가 정치 전반에서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위원장에 대해서도 같은 취지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구시장 후보와 관련해 브리핑하기 위해 단상으로 향하며 단상에 함께 오를 공관위원을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결정은 그동안 이어져 온 당내 갈등을 정면으로 드러낸 결과로 해석된다. 앞서 공관위는 '혁신 공천'을 내세우며 중진 의원 컷오프 가능성을 시사해왔고, 이에 대해 지역 정치권과 당원들의 반발이 이어져 왔다.

특히 주 부의장을 포함한 대구 지역 중진들을 중심으로 한 반발은 컸다. 주 부의장과 윤재옥 의원, 추경호 의원 등은 공관위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며 공정한 경선을 요구해왔다. 주 부의장은 "공정한 경선이 무너지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시사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전략공천 가능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기업인 출신 초선인 최은석 의원과 이진숙 전 위원장 등을 염두에 둔 '내정설'과 '거래설'이 확산하면서 공천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최은석 의원은 "내정설과 거래설은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고, 이진숙 전 위원장 역시 경선 방식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논란 확산을 경계해왔다.

지역 당원들의 반발도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대구시당 자문위원과 핵심 당원들은 "특정인을 염두에 둔 공천과 중앙당의 일방적 결정에 반대한다"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반복된 '낙하산 공천'에 대한 누적된 불신이 이번 갈등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컷오프는 지도부 기조와의 엇박자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장동혁 대표는 대구를 찾아 지역 의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민심 수습에 나섰다.

그는 "모든 것이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며 공정한 경선 의지를 강조했지만, 공관위가 중진 컷오프를 강행하면서 지도부 기조와의 엇박자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내정설은 사실이 아닌 것 같다"면서도 공천 방식에 대해 "조금 더 세밀하게 다듬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진 일괄 배제 방식에 대한 우려와 함께 당 지지율 하락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했다.

당 안팎의 시선은 엇갈리고 이해관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혁신 공천을 내세운 공관위와 공정 경선을 요구하는 지역 정치권, 이를 조율해야 하는 지도부까지 각자의 입장이 충돌하면서 갈등은 쉽게 수습되지 않는 모습이다. 컷오프 결정 이후 당내 분열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대구시장 출마설까지 변수로 떠오르며 선거 구도도 흔들리고 있다.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에서조차 당 지지세가 예전 같지 않다는 위기감이 당내 전반에 퍼지고 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은 '혁신'과 '공정'이라는 두 축이 충돌하는 가운데 실제 컷오프로 이어지며 분수령을 맞았다. 공관위의 컷오프 강행과 지역 반발, 지도부의 중재가 맞물리면서 향후 공천 갈등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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