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 K-공항 브랜드, 동남아로 뜬다

김주엽 2026. 3. 22.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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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 급성장하는 신흥 전략 신공항 시장 선점

호찌민 롱탄 신공항 운영 컨설팅 사업 수주
현지 직원 포함 20명 인력 상주 노하우 전수
포화상태 ‘떤선녓’ 대체 신규 건설 프로젝트
2035년 연간 여객 1억명 ‘동남아 허브’ 목표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베트남 롱탄 신공항 운영 컨설팅 사업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인 호찌민 롱탄 신공항.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동남아시아 지역의 항공 수요 급증으로 공항 포화 문제가 커지면서 신규 공항 건설이 잇따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베트남 롱탄 신공항을 시작으로 필리핀·인도네시아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공항 수출 산업’ 선점에 나섰다. 운영·컨설팅 중심의 해외사업 모델로 장기 수익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6일 찾은 베트남 제2도시인 호찌민시 안푸(An Phu)에 있는 인천공항공사 호찌민 사무소. 2024년 8월 베트남공항공사(ACV)로부터 ‘베트남 롱탄 신공항 운영 컨설팅 사업’을 수주한 인천공항공사는 이곳에 현지 직원을 포함한 20명의 인력을 상주시켜 인천국제공항의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롱탄 신공항 개발사업은 포화상태에 이른 호찌민 떤선녓국제공항을 대체할 신규 공항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베트남 경제는 연간 1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수도 하노이 뿐만 아니라 호찌민, 다낭 등 주요 도시에서 새로운 공항 건설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호찌민을 포함한 베트남 남부 지역의 관문인 떤선녓공항은 이용객이 급증하면서 연간 수용능력인 2천500만명을 크게 웃도는 여객을 처리해왔다. 지난해 떤선녓공항 이용객은 4천240만명에 달했다. 베트남공항공사는 떤선녓공항 3터미널 건설도 추진하고 있으나, 사업이 마무리돼도 연간 수용능력은 5천만명 수준에 그쳐 늘어나는 여객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떤선녓공항은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어 추가 확장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베트남공항공사는 총사업비 160억달러를 투입해 호찌민 도심에서 약 40㎞ 떨어진 롱탄 지역에 신공항을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

실내 공사가 진행 중인 호찌민 롱탄 신공항.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롱탄 신공항 건설사업은 총 3단계로 진행될 예정이다. 활주로 1본과 터미널 1개를 짓는 1단계 사업은 올해 12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2035년 최종 단계 확장사업이 마무리되면 2개의 터미널과 1개의 탑승동, 4개의 활주로를 갖춰 연간 여객 1억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동남아시아의 새로운 허브공항으로 자리 잡게 된다.

이 같은 동남아시아 허브공항 개발 사업에 인천공항공사도 참여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호찌민 사무소에서 만난 임동민 소장은 “베트남공항공사 직원들은 우리에게 ‘베트남의 인천공항을 만들어 달라’고 말한다”며 “롱탄공항이 인천공항처럼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허브공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는 개항 전 운영 전략부터 수익 확보 방안, 상업시설 개발, 개항 이후 공항 운영 전 과정에 이르기까지 롱탄 신공항의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롱탄 신공항을 어떤 방향으로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체적인 콘셉트 수립과 투자비 회수를 위한 마케팅 전략을 컨설팅했다. 현재는 1단계 개항에 맞춘 시범운영을 위한 다양한 상황별 시나리오를 마련해 제공하는 등 개항 준비를 지원하고 있다.

베트남공항공사는 롱탄 신공항이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국제공항, 태국 방콕 수완나품국제공항 등을 제치고 동남아시아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롱탄 신공항이 허브공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환승 절차 구축 방안과 항공편·슬롯(비행기 이착륙 가능 횟수) 유치 전략 등을 만들었다.

도심 외곽이라 주변 인프라 구축 구상에 역할
호텔·F&B·대형마트 등 에어시티 조성 강조
바탐 항나딤·니노이아키노 PPP 사업 참여도
공항公 “해외사업 포트폴리오 넓혀 나갈것”

롱탄 신공항이 도심 외곽에 조성되는 만큼 주변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는 방안을 구상하는 것도 인천공항공사의 역할이다. 임 소장은 “롱탄 신공항 주차장 인근에 호텔과 F&B 시설, 대형마트 등을 입주시킬 것을 베트남공항공사에 제안했다”며 “인천공항 주변처럼 롱탄 신공항을 중심으로 한 에어시티가 조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롱탄 신공항 컨설팅 사업은 인천공항공사가 앞으로 동남아시아 지역 신규 공항 건설·운영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중요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동남아시아를 ‘전략 지역’으로 지정하고 신공항 건설 사업 수주에 힘을 쏟고 있다. 동남아시아는 전 세계에서 드물게 신규 공항 건설과 기존 공항 확장이 동시에 진행되는 곳이다.

글로벌 항공산업 분석·데이터·컨설팅 기관인 CAPA는 최근 발간한 ‘2025년 중반 공항 건설 개요’ 보고서를 통해 “동남아시아는 신규 공항 건설과 기존 공항 확장이 동시에 이뤄지는 유일한 지역”이라며 2050년까지 장기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베트남과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등에서 공항 건설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인천국제공항공사 호찌민 사무소. 2026.3.22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인천공항공사도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바탐 항나딤국제공항 PPP(민관협력) 사업에 참여 중인데 이어, 필리핀 최대 관문공항인 니노이아키노국제공항 개발·운영 PPP 사업도 수주해 2049년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인천공항공사는 현재 ‘필리핀 두마게테 신공항 건설 사업 관리 용역’ 입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또 베트남 제2수도공항으로 거론되는 자빈 신공항 건설·운영 컨설팅 사업 참여도 추진하고 있다. 자빈 신공항은 포화상태에 빠진 하노이 노이바이국제공항의 여객 수요를 분산하기 위한 신공항이다.

동남아시아 공항 인프라 공급 수요를 선점하려는 글로벌 공항 운영사들의 경쟁도 본격화하고 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그룹, 프랑스 빈시그룹 등 주요 공항 운영사들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시장은 공항 개발 수요가 많은 데다, 인천공항의 브랜드 가치와 운영 역량에 대한 평가도 높아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해외사업 시장”이라며 “앞으로 새롭게 발주되는 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해외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주엽 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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