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 WIDE] 이렇게 댈 줄은 몰랐다… 돈 꺼내기 어색한 시대
현금이 없어지는 사회
신용카드·휴대폰 페이 결제 확산
현금 주고 거슬러받는 행위 줄어
동전 사용 감소세… 회수율 미미

출근길에 나선 김모(37)씨는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 교통비가 결제되는 카드를 사용한다. 점심시간에는 밥을 사 먹기 위해 들른 가게에서 자연스럽게 휴대폰에 있는 페이를 사용해 키오스크에서 주문과 결제를 진행한다. 가지고 다니던 지갑은 카드 정도만 들어가는 작은 크기의 ‘카드지갑’으로 바뀌었고, 그 마저도 페이를 자주 사용하게 되면서 휴대폰 뒤에 수납하거나 아예 가지고 다니지 않게 됐다.
정모(40)씨는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아이가 화폐에 대한 개념을 잘 모르는 것이 걱정이다. 물건을 살 때 카드로 사는 것이 익숙해져 있어서 실제로 현금을 주고 거슬러 받는 것이 낯설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장이나 문구점 등 현금을 사용할 수 있는 곳에서는 될 수 있으면 현금을 사용해 화폐의 가치에 대해 알려 줄 계획이다.
‘카드 결제만 가능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이러한 문구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사회적 합의에 의해 형성되는 거래 방식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해서 늘어나며 카드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현금 결제의 대체 수단이 됐다.
22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실제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21년 1월 15조1천157억2천100만원에서 2023년 1월 19조505억2천200만원, 2025년 1월 21조9천227억3천200만원에서 2025년 12월 24조2천904억4천800만원으로 늘고 있다. 2025년 상반기중 지급카드 이용규모는 일평균 3조5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해 3.7% 증가했으며, 비대면지급(+5.8%) 및 대면지급(+1.0%) 모두 증가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 동전이 가장 먼저 사라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재사용되지 않는 동전으로 인해 수백억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왔는데, 거스름돈은 발생하지만 다시 사용하는 경우가 적다 보니 회수율도 미미한 수준에 그쳐왔다. 사용하지 않는 동전을 계속해서 발행하는 것은 정부 재정에 부담이기에 조폐공사는 지난해 우리나라 최초로 유통용 주화 전 권종(500원·100원·50원·10원)이 제조되지 않은 첫 해로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현금이 점차 사라지는 추세에 대해 삶의 형태가 변화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따라온 현상이라는 의견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용카드와 삼성·애플페이 등 간편결제 확산으로 현금 사용 감소는 이미 장기적 흐름 속에 와있다. 소비자 편의성 때문에 현금 없는 방향으로 이동한 것은 이제 일상이 됐다”며 “현금이 줄어들수록 카드 사용 증가에 따른 수수료 부담이 가격에 일부 반영될 가능성이 있지만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구민주·김지원 기자 kum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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