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구조물 세워 선거 홍보 현수막 내건 구청장 후보
옥상 철골 구조물 설치…대형 간판도
법률상 신고·허가 없는 ‘불법 시설’
조례 4층부터 가능…해당 건물은 3층
남구, 선관위 핑계만…"법적 검토"

6·3 지방선거에서 3선 고지를 노리는 김병내 광주 남구청장(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 대형 홍보물이 불법 구조물인 것으로 남도일보 취재 결과 드러났다. 건축법상 신고 의무를 저버린 채 조례상 설치 기준까지 어긴 것이다. 더욱이 청사 코앞에 들어선 4m 넘는 위법 시설을 묵인한 남구의 행태는 현직 구청장을 향한 '봐주기 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22일 남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병내 예비후보 선거사무소는 남구청사 인근 3층 건물 옥상에 별도 구조물을 세운 뒤 대형 홍보물을 설치했다. 홍보물을 지탱하는 지지대 높이는 4m를 훌쩍 넘는다.
문제는 위법성이다.
현행 건축법 시행령은 높이 4m를 초과하는 광고탑이나 공작물을 축조할 때 반드시 관할 구청에 신고하고 구조적 안전성을 검토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옥외광고물 조례는 옥상 간판 설치가 가능한 건물을 4층 이상 15층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해당 건물은 3층 규모다. 심의 대상 여부도 따져볼 대목이다. 옥외광고물 조례는 높이 4m 이상인 옥상간판 등을 심의 대상으로 두고 있다. 이번처럼 옥상에 구조물을 세운 뒤 대형 홍보물을 게시한 형태라면 허가·신고·심의 필요성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남구는 설치 이후 해당 시설물에 대한 기본적인 허가나 신고 여부조차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소상공인의 불법 간판에는 즉각 행정력을 동원했던 모습은 어디로 갔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남구는 공직선거법상 예비후보가 선거사무소에 간판·현판·현수막을 설치·게시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하지만 이는 선거운동 수단으로서의 허용 범위를 정한 규정일 뿐 옥상 구조물 설치에 따른 건축법이나 옥외광고물법상 절차까지 면제하는 조항은 아니다. 선거사무소에 현수막을 걸 수 있다는 것과 이를 지탱하는 구조물이 적법한지는 별개의 문제다.

안전 사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대형 구조물은 현수막 제작업체가 설치를 도맡는 경우가 많아 별도 안전진단이 빠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공작물 신고와 구조안전 확인 절차가 필요한데 이번 사안은 그 기본 절차부터 비어 있다는 지적이다. 강풍이나 고정 불량에 따른 추락·전도 위험을 사전에 걸러야 할 행정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 남구가 구청 바로 앞 대형 구조물에 대해서조차 기본적인 법령 검토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봐주기 행정' 비판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위법 여부를 최종 단정하기에 앞서서라도 행정기관이라면 해당 구조물의 법적 성격과 허가·신고 필요 여부부터 먼저 따졌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와 관련 남구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선거 홍보물이다보니 선관위 판단에 맡겼다"면서 "해당 사항에 대해 법적 검토를 거쳐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조태훈 기자 thc@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