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안 진상규명 이제 시작… 김동연 경기도지사 “법 위반땐 엄중 책임”
‘유해 본국 송환’… 남은 과제는
경기고용청앞 분향소 추모 발길
金 지사, 예비후보 등록전 방문
“국적 어디든 희생되신 분 도민”
이주노조 “사측, 로펌뒤에 숨어”
회견 열고 책임자 처벌 등 촉구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가던 어두운 공장에서 멈춰 선 것은 스물세 살 베트남 청년노동자 뚜안씨(3월19일자 7면 보도)의 삶이었다. 한 줌의 재가 된 그는 이제 하노이행 비행기에 실려 고국으로 돌아갔지만, 노동현장에 남겨진 물음에 아직 답은 없다.
앞서 본보 보도로 지난 10일 새벽 사고 당시 컨베이어벨트 점검 작업에서 2인1조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정황 등이 드러나면서, 유해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뒤에도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앞에 마련된 뚜안씨의 분향소에는 고인을 애도하려는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도지사 선거 예비후보로 등록 전 마지막 일정으로 분향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한 한편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도 차원의 노력을 약속했다.
김동연 도지사는 “국적이 어디든 경기도 안에서 일하시는 분, 희생되신 분들 모두 경기도민”이라며 “사측과 유족 간 협의에 경기도가 나름대로 관여를 해 좋은 방향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중대재해처벌법 등 안전 기준을 지키지 않거나 법규를 위반한 것이 있다면 엄중한 책임을 물어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뚜안씨 유해가 고국으로 떠난 가운데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 배·보상 협의 모두 이제 막 시작 단계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족 대리인 측은 배·보상 협의 과정에서 사측이 중대재해 전문팀을 보유한 A법무법인을 선임한 뒤 태도가 달라졌다고 본다.
임금 관련 핵심 자료는 제공하지 않은 채 수 주가 걸리는 유족 위임장을 다시 요구하면서 시간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중대재해 없는 세상 만들기 경기운동본부,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등 도내 시민사회·노동계도 이날 오전 뚜안씨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우다야 라이 민주노총 이주노조 위원장은 “이주노동자들이 열악하고 위험한 사업장에서 제대로 된 안전장비·안전교육 없이 일해야 하는 현실이 매일 죽음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사측은 대형 로펌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할 것이 아니라 잘못을 인정하고 유가족 지원과 보상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장 확인 결과 사고가 난 컨베이어벨트 주변은 안전덮개와 비상정지장치 등이 미비한 위험도 높은 작업환경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환경에서 뚜안씨는 사고 당시 점검 작업에 홀로 나섰다가 참변을 당했다. 현재 경기남부경찰청 중대재해수사팀과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사측의 안전수칙 위반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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