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비극 속 영문도 모르고 떠난 울산 4남매… 적막한 빈소·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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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를 비관한 비극 속에 영문도 모르고 세상을 떠난 울산 4남매의 발인이 22일 조용히 치러졌다.
유족 몇 명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발인식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이어졌고, 이번 사건이 복지 사각지대 문제를 다시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울산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발인식에는 조문객이 거의 없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복지급여의 '신청주의' 개선 등 지원 체계 보완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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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 중 엄마 "밥 한 번 제대로 못 챙겨줘 가슴 사무쳐"

생활고를 비관한 비극 속에 영문도 모르고 세상을 떠난 울산 4남매의 발인이 22일 조용히 치러졌다. 유족 몇 명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발인식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이어졌고, 이번 사건이 복지 사각지대 문제를 다시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울산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발인식에는 조문객이 거의 없었다. 운구 행렬 맨 앞에는 네 남매(7세·5세·3세 여아, 5개월 남아)의 혼백함 4개가 놓였고, 뒤이어 아빠 김모(34)씨의 관이 따랐다. 금전 관련 범죄로 구치소에 수감됐다가 장례를 위해 잠시 풀려난 엄마 김모(35)씨는 말없이 흐느끼며 뒤를 따랐다.
장례 기간 내내 빈소는 적막했다. 근조 화환조차 드문 가운데, 유일한 상주인 김씨만 상복을 입고 자리를 지켰다. 영정 속 아빠는 막내를 포대기에 싸 품에 안고 있었고, 세 자매는 볼을 찌르거나 브이를 그리는 천진난만한 모습이었다. 제단에는 생전 아이들이 좋아했던 과일과 막내의 젖병, 아빠가 즐겨 마셨다는 커피가 놓였다.
어렵게 입을 연 김씨는 "못난 부모를 만나 어렵게 크면서도 아이들은 모두 밝고 착했다"며 "밥 한 번 제대로 못 챙겨주고 보내 가슴에 사무친다"고 오열했다. 이어 "남편은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자라 구직에 어려움을 겪었고, 평소 '기댈 곳이 없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말했다.
부부는 2018년 결혼해 경북 경주시에서 살다가 2021년 울산 울주군으로 이사 왔다. 김씨는 "내가 있었으면 이런 상황까지 가지 않았을 텐데…"라며 "아이들이 그곳에서는 배고프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길 바란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앞서 18일 울주군의 한 빌라에서 김씨와 네 자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 등을 토대로, 아내가 수감된 뒤 남편이 홀로 네 자녀를 돌보다 생활고를 비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 이전 지방자치단체는 김씨에게 기초생활보장 신청을 안내했지만, 끝내 신청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복지급여의 '신청주의' 개선 등 지원 체계 보완에 나설 방침이다.
울산= 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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