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11%씩 쑥쑥 큰다… 베트남도 '펫코노미 시대'
반려동물 중심 문화 확산세 뚜렷
의료 등 고가 서비스에 지갑 척척
사료 중심 K펫푸드 존재감 커져
1조원대 新시장, 韓기업엔 기회

지난 20일 본지가 찾은 베트남 하노이 롱비엔 소재 한 반려견 훈련소. 훈련소장 린씨의 명령이 떨어지자 훈련견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2018년 설립된 이 훈련소는 반려견 대상 기초 훈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개월 훈련비는 300만동(약 17만원)이며, 입소한 반려견들은 평균 3개월가량 훈련을 받는다. 린 소장은 "비교적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매달 50~60건의 문의가 들어오고, 이 중 20여 마리가 매달 입소한다"며 "코로나19 이후 반려견을 키우는 가구가 늘면서 훈련소를 찾는 견주도 급격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날도 두 명의 견주가 훈련소를 찾아 입소를 문의하고 있었다.


같은 날 찾은 하노이 쩐빈 거리. 개고기와 고양이 고기를 취급하는 음식점들이 밀집한 이곳에는 보신탕을 뜻하는 '러우 팃쪼', '러우 팃메오' 등의 간판이 줄지어 걸려 있었다. 종업원들은 길을 지나는 행인들을 상대로 호객 행위를 이어갔다. 20~30팀은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넓은 식당 내부와 달리, 실제로는 1~2팀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한 음식점 종업원은 "과거에는 가족 단위 손님이 많았지만 최근 5년 사이 중년 남성 위주의 고객층만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이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고, 최근 논란이 된 위생 문제에 대한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21년 개고기 유통을 금지한 호이안시를 비롯해 일부 지역에서는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베트남의 반려동물 수는 약 3140만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26년 기준으로는 3300만 마리가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관련 산업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23년 약 5억달러 수준이던 시장은 빠르게 성장해 2027년 7억달러(약 9000억원)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11%로, 업계에서는 베트남을 대표적인 '펫코노미' 신흥 시장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노이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교민 A씨는 "10여 년 전만 해도 사료나 용품을 구하기 쉽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쇼피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너무도 쉽게 구할 수 있다"며 "길거리에서도 고가의 옷을 입힌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현지인들을 흔히 볼 수 있는 게 달라진 풍경"이라고 변화의 모습을 전했다.
사료와 용품을 넘어 △반려동물 훈련소 △반려동물 호텔 △반려동물 장례식장 △반려동물 유치원 △반려동물 스파 등 고가 서비스로까지 시장 영역도 확대되고 있다.
이날 찾은 하노이 시내 한 반려동물 호텔 겸 유치원은 이미 예약이 꽉 찬 상태였다. 반려동물 호텔을 운영하는 란씨는 "10년 전 사업을 시작해 현재 하노이에서 7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며 "뗏(베트남 설) 등 명절 기간에는 40~50마리의 반려동물이 이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는 반려동물을 위한 지출이 적었으나 최근에는 사료는 물론 고가의 의료·미용 서비스에도 적극적으로 지갑을 여는 견주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베트남 펫코노미 시장이 확대되면서 국내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사료를 중심으로 한 펫푸드 분야에서 한국 제품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란씨는 "최근 한국산 사료에 대한 문의와 구매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전체 구매자의 30~40%가 한국 제품을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에서 한국 펫플루언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콘텐츠에 등장한 제품을 찾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수출 지표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한국의 동물성 사료 수출 대상국은 일본(6130만 달러), 태국(4940만 달러), 대만(2840만 달러)에 이어 베트남(2720만 달러)이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프리미엄 사료 시장을 중심으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베트남 내 유통·통관 장벽은 여전히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쇼피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유통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동시에 베트남의 까다로운 통관 절차를 고려해 농식품유통공사(aT)와 농림축산 당국의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 부 튀 띠엔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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