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엿보기] 국민의힘 ‘친박·강성 친윤’ 중심 지방선거 공천 거슬러 올라가면…
명분 부족 단식 장동혁…박근혜 중단 명분 줘
‘친이명박계’ 배제 속 담긴 함수 관계 ‘눈길’

국민의힘 6.3지방선거 공직후보자 추천이 '친박근혜·친윤석열' 우대, '친이명박' 숙청이라는 특징을 띠고 있어 주목된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대표적인 '친박계'인데다 당이 여전히 '친윤 세력' 영향력에 있다는 점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른다.
2007년 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 내 '친이계'와 '친박계' 경쟁은 치열했다. 이명박-박근혜 간 과거 행적과 비리 의혹 등을 두고 마타도어는 물론 인신공격까지 서슴지 않고 행해졌다. 경선 끝에 대선 후보가 이명박으로 확정됐고 이 후보는 17대 대통령에 당선했다. 친이계-친박계 간 앙금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듬해 열린 18대 총선에서는 이른바 '공천 학살'로 친박계가 대거 떠내려갔다. 이에 반발한 이들이 친박연대, 친박 무소속 연대 등을 만들어 저항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친박 중에서도 '찐박'으로 손꼽힌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 복심으로 청와대 정무수석, 홍보수석을 거쳐 새누리당 대표까지 역임했다. 2022년 전남도지사 선거 낙선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도 맡았다. 박근혜·윤석열 정부 덕을 누린 셈이다.
장동혁 당 대표는 이 위원장을 '오고초려'해 모셔왔다고 표현했다. 이 위원장은 공천 관련 내홍으로 사퇴를 선언하기도 했으나 장 대표 설득에 다시 돌아오기도 했다.
이 위원장이 한 공천 내용을 보면 해묵은 친이-친박 계파 갈등을 다시 소환하고 있다. 시도지사 공천을 보면 친박계 현역들이 경선 없이 단수 추천된 게 눈에 띤다. 박완수 경남지사를 비롯해 김진태 강원지사, 김태흠 충남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등이다.
경남지사 공천에는 박 지사와 조해진 전 국회의원이 신청했다. 박 지사는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인천국제공사 사장에 임명됐고 2016년 20대 총선 때 현역 박성호 전 의원을 누르고 창원 의창 새누리당 후보로 공천되는 등 친박계로 분류된다. 반면 조 전 의원은 정치권 내 대표적인 '친이계' 인사다. 조 전 의원은 공천 후보자 면접에서도 부족한 행정 능력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때 곁을 보좌하며 시정을 함께 이끈 점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의 시대교체·세대교체 기조 속에 70대인 박 지사와 경선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결과는 현역 단수 공천이었다.

공천 양상은 비단 '친박 득세-친이 배제'로만 보이지 않는다. '윤어게인' 세력을 등에 업은 장동혁 당 대표인 만큼 '친윤' 인사들 약진이 두드러진다. 박 지사는 정치거간꾼 명태균 씨를 매개로 윤석열-김건희와 관계를 맺은 의혹 등이 불거졌다. 12.3 내란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언급도 내놓지 않았다.
부산시장 국민의힘 경선에 나선 주진우 국회의원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윤석열 정부 대통령비서실 법률비서관을 지냈다. 대구시장 국민의힘 후보 공천을 신청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현재 가장 공천이 유력한 인사로 꼽힌다.
이 위원장은 이 같은 친박 복수극 논란을 두고 "감정도 보복도 아니며 자르려는 것이 아니고 미래를 여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친박·친윤 위주 공천 양상은 장동혁 당 대표가 처한 상황에 기인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윤어게인' 세력을 등에 업고 대표로 당선했다. 고성국 등 강성 친윤 인사들 입당을 허용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장 대표는 또 더불어민주당 통일교 로비·공천 헌금 특별검사 수용을 내세워 단식을 했지만 부족한 명분에 여론의 외면을 받았다. 이때 단식 중단 명분을 제공한 것이 박근혜 씨의 국회 방문과 단식 중단 요청이었다. '찐박'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 임명에도 이와 연관이 있다는 게 정가 시각이다.
장 대표는 22일 잇따르는 공천 잡음을 두고 "공천 과정에 여러 이야기가 나온 것에 당 대표로서 죄송스럽다"며 "공관위원장과 소통해 우리가 제대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낼 수 있는 공천이 되도록 대표로서 역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김두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