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던 4년…변화와 혁신 물갈이론 고개 [지방의회 되짚기 알바]

김태섭 기자 2026. 3. 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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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양군의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남지역 선거구 개요를 기초의회-광역의회 순으로 정리합니다. '지방의회 되짚기 알바'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부업이 먼저 떠오르는 '알바'에는 '알면 바뀐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주권자로서 권리를 영리하게 행사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랍니다.

함양군의원 정원은 총 10명입니다. 3개 선거구에서 9명, 비례대표 1명을 뽑습니다. 지역구별로 살펴보면 인구가 가장 많은 가 선거구(함양읍·병곡·백전) 4명, 다 선거구(지곡·안의·서하·서상) 3명, 나 선거구(마천·휴천·유림·수동) 2명입니다.

2022년 열린 지방선거 정당별 당선자를 살펴보면 국민의힘이 비례대표 1명과 지역구에서 6명 당선자를 배출해 총 7명이 군의회에 입성했습니다. 다음으로 무소속 2명, 나머지 1명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입니다. 무소속 2명은 모두 보수 성향 후보로 당선 이후 국민의힘에 입당합니다. 그 결과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9 대 1 분포를 형성합니다.

함양군의회 성비를 살펴보면 남성이 8명, 여성이 2명입니다. 이전 선거를 봐도 함양은 여성 정치 참여가 어려운 지역으로 분류됩니다.
제297회 함양군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함양군의회

제 밥그릇 챙기기 바빴던 군의회

풀뿌리 민주주의를 책임지는 군의원은 생활정치로 지역 주민 삶을 살펴야 합니다. 하지만 함양군의회는 제 밥그릇 챙기기에 바빴다는 비난부터 받습니다. 제9대 함양군의회가 출범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해충돌 의혹이 일며 함양군의회에서 처음으로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게 됩니다.

논란의 중심에는 서영재(더불어민주당) 군의원과 권대근(국민의힘) 군의원이 있었습니다. 3선인 서 군의원은 자기 배우자나 지인이 대표로 있는 건설회사에 사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연봉을 수령했습니다. 이 회사는 8년 6개월 동안 함양군과 수의계약을 91건 성사해 의혹의 눈초리를 받았습니다.

서 군의원은 이 회사 사원으로 일한다며 겸직신고서까지 제출한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상임위는 공사 계약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산업건설위원회 소속이기도 합니다. 밥그릇 챙기기에 바빴다는 비난을 받는 이유입니다.

권대근 군의원은 가족을 챙기다 구설에 올랐습니다. 권 군의원은 군의회 정례회 기간 군 관계자를 불러 공무원으로 일하는 배우자 근무성적평정 등과 관련해 발언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함양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두 군의원을 겨냥해 책무는 내팽개치고 이권 챙기기에 바빴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두 군의원 관련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는 한편, 합당한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군의회는 서 군의원 상임위원회 조정을 끝으로 윤리위원회 활동도 흐지부지 마무리해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자초했습니다.
제297회 함양군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 김윤택 의장이 의사봉을 들고 있다. /함양군의회

파행 거듭한 의장단 선거

함양군의회는 임기 절반을 보낸 시점에서 의장단 선거를 놓고 세력 간 다툼이 표면화됐습니다. 바로 의장단을 선출하는 본회의가 3차례나 어그러지며 주민들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입니다. 파행의 발단은 의장단 선거 전에 특정 후보자가 선출됐다는 기사가 인터넷언론에 먼저 보도되면서입니다. 이 보도로 말미암아 본회의는 개회 1분 만에 정회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빠르게 보도하고자 미리 써둔 기사가 실수로 노출됐다는 언론사 해명이 나왔지만 파행을 막지 못했습니다. 군의회 파행은 계속됐고 각계 중재 노력에도 군의회는 대립을 이어갔습니다. 심지어 지역구 신성범 국회의원까지 나섰지만 의장단 선거 파행을 막지 못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이후 농민회 등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중재 노력에 나섰지만 상황을 풀지 못했습니다.

시민단체는 의장단 선거 파행을 두고 군의원 사이에 조정과 합의가 도출되지 못한 점을 지적했습니다. 또 '밀어주기', '밀약' 의혹을 제기하며 도를 넘는 군의회 세력 다툼을 질타했습니다. 그러면서 편가르기식 담합으로 볼썽사나운 모습을 주민들에게 보인 점을 사과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대립을 거듭한 후반기 의장단 선거는 공회전 끝에 3선 김윤택(국민의힘) 군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하며 마무리합니다. 하지만 세력 대결을 벌였던 양쪽의 앙금은 후반기 내내 이어지며 주민들을 실망하게 만들었습니다.
함양 시민단체가 지난해 4월 양인호 함양군의원 비위행위를 지적하며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DB

군의원 개인 일탈까지 지방선거 물갈이론 고개

함양군의회에서는 군의원 개인 일탈도 이어졌습니다. 양인호(국민의힘) 군의원은 무단으로 농어촌공사 땅과 군유지를 점유해 부모 묘소와 자신 농지로 이용했다는 의혹과 자신이 사용하는 농지 주변 농로 포장이 특혜성으로 진행됐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의혹 중 일부는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양 군의원은 부모 묘소 조성과 관련해 무단 점유를 일부 인정했고, 이로 말미암은 행정처분 등 조치사항에 이의를 달지 않고 이행하겠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시민단체는 표면화되지 않은 문제도 여러 건 있다고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군의회가 태양광 이격거리를 완화하는 조례를 통과시키면서 일부 군의원이 관련 업체 관계자와 국외 골프 여행을 다녀왔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해충돌 의혹을 받았던 서 군의원 외에도 사회복지 시설에 관계하며 관련 상임위에서 활동한 군의원도 있다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습니다.

제9대 함양군의회는 여러 의혹과 파행, 군의원 비위행위로 스스로 비난을 자초했습니다. 이는 2024년과 2025년 두 차례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4등급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은 사실에서 잘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주민은 군의회가 민의를 대변하고 집행부를 견제했다고 평가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러면서 꼭 집어 바람 잘 날 없는 4년을 돌이켜 제10대 함양군의회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6.3 지방선거에서 대폭적인 물갈이론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태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