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 군단 삼천리, ‘단체전의 묘미‘ 까르마·디오션컵 골프구단 대항전에서 우승

권훈 2026. 3. 2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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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 구단에 우승 트로피를 전달한 까르마 유영호 회장(왼쪽 네번째) 과 홍정민 디오션 리조트 대표(왼쪽 다섯번째). 크라우닝 제공.

KLPGA 투어 국내 개막전을 2주 앞두고, 전 세계에 하나뿐인 독특한 골프구단 대항전이 열렸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까르마 디오션컵 골프구단대항전’이 20일부터 22일까지 전남 여수시 디오션GC에서 열려 골프 팬들에게 단체전 특유의 짜릿한 묘미를 선사했다.

올해는 까르마, 대방건설, 대보건설, 대선주조, 리쥬란, 메디힐, 삼천리, 아마노, SBI저축은행, 그리고 아마추어 국가대표로 구성된 KGA팀까지 10개팀이 출전했다.

한국에서 골프는 철저한 개인 종목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지만, 세계 무대에서 단체전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과 유럽의 대항전인 ‘라이더컵’을 비롯해 ‘프레지던츠컵’, 라이더컵의 여성 버전인 ‘솔하임컵’ 등은 메이저 대회 못지않은 흥행과 천문학적인 수익을 창출한다. 미국 대학 및 고교 골프 역시 개인 순위는 참고용일 뿐, 단체전 순위가 먼저다.

정규 투어 대회는 아니지만, 까르마 디오션컵은 이러한 골프 단체전의 진면목을 국내에서 만끽할 수 있는 귀중한 무대다. 이번 대회는 1, 2라운드 포섬, 3라운드 스크램블 방식으로 치러졌다. 각 구단은 매일 2명의 선수를 출전시킬 수 있는데, 선수단 규모가 작은 구단은 2명의 선수가 3일 내내 호흡을 맞춘 반면, 대규모 구단은 매일 출전 선수를 교체하는 등 다채로운 전략이 돋보였다.

지난해 우승팀 롯데는 황유민과 이소영 둘만 사흘 내내 뛰어 대회 3연패를 이루기도 했기에 선수가 많고 적은 건 승부의 변수가 아니다. 황유민이 미국으로 건너가고 이소영은 메디힐로 구단을 옮긴 롯데는 올해 대회는 불참했다.

단체전의 가장 큰 묘미는 단연 ‘팀워크’다. 경기에 나서지 않는 선수들은 일일 캐디를 자처하거나 코스를 함께 돌며 열띤 응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12명의 매머드급 선수단을 자랑하는 메디힐 골프단의 이예원은 이번 대회에 한 번도 출전하지 않았어도 사흘 내내 54홀을 직접 걸으며 팀원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선수들은 “시즌이 시작되면 같은 구단이라도 필드 위에서는 철저한 경쟁자지만, 이 대회만큼은 오직 팀을 위해 서로를 돕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매일 라운드가 끝난 뒤 다 함께 모여 경기를 분석하고 다음 날 전략을 짜는 과정은 선수들의 시야를 넓혀주고 끈끈한 동업자 정신을 고취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 쌀쌀하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봄철 개막전을 앞두고 완벽한 실전 점검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선수들에게 큰 수확이다.

대회에 참가한 골프단 운영 기업들이 쏠쏠한 홍보 효과를 누리는 가운데, 올해 타이틀 스폰서로 나선 ‘까르마’도 주목받았다. 지난 20년 넘게 ‘가누다배 주니어 대회’를 개최하며 한국 골프 발전에 묵묵히 기여해 온 까르마는 올해 KLPGA 투어 장타자인 이승연, 최예본을 영입하며 본격적인 골프 마케팅에 닻을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는 18번 홀(파5) 페어웨이에 ‘까르마 채리티존’을 마련, 선수들의 티샷이 안착할 때마다 가누다 베개 100개를 적립해 여수 시내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했다.

대회 코스인 여수 디오션GC의 숨은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 디오션GC는 3월임에도 불구하고 그린 스피드를 3.2로 유지하는 완벽한 코스 세팅을 선보이며,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냈다.

삼천리 구단 고지원(왼쪽부터), 전예성, 서교림, 이세희, 최가빈, 김민주. 크라우닝 제공.

우승은 사흘 동안 19언더파 197타를 합작한 삼천리 구단에 돌아갔다. 고지원, 고지우, 마다솜, 박보겸, 이재윤, 이세희, 서교림, 전예성, 김민주, 홍진영, 최가빈 등 11명의 KLPGA투어 선수를 거느린 호화 군단 삼천리는 22일 최종 라운드에서 전예성과 서교림이 11타를 줄여 13언더파를 때린 KGA팀을 2타차로 따돌렸다.

양윤서와 김규빈이 나선 KGA팀은 장타와 정교한 어프로치 샷을 앞세워 프로 언니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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