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출시하고 고치자"… AI스타트업 속도전 치열

박소라 기자(park.sora@mk.co.kr) 2026. 3. 2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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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의 시계는 '90일' 단위로 움직인다.

창업자 톰 스티븐스 CEO(오른쪽 사진)는 "700명 이상의 노인을 직접 만나 어떤 형태의 AI 로봇이 외로움을 완화하고 건강 보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연구했다"며 "기술적 완성도보다 실제 사용자의 반응이 제품의 최종 방향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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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 높이려다 격차 벌어져
서비스 출시 1년 → 90일 단축
현장데이터 받아 실시간 개선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들의 시계는 '90일' 단위로 움직인다.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해 시장에서 검증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불과 3개월이라는 뜻이다. 과거 기업용 소프트웨어가 기획부터 출시까지 최소 1년이 소요됐던 것과 비교할때, 개발 주기가 4분의 1 수준으로 대폭 단축된 셈이다.

변화를 만든 것은 시장의 팽창이다. 현지 기업인은 AI 기술의 완성도를 마냥 기다리기보다, 하루라도 빨리 사용자의 생활 공간에 진입해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레이 양 인트봇 최고경영자(CEO·왼쪽 사진)는 "미국 시장에서 1년을 망설이는 순간 기술 격차를 다시 좁히기 어려울 만큼 벌어진다"면서 "자본과 인재가 집중된 환경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완벽주의에 빠져 출시를 늦추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석 달 내에 솔루션을 현장에 투입해 반응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기술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실리콘밸리의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인트봇은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며 반응하는 AI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러한 전략을 사업 모델에 접목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이들에게 '90일 법칙'은 단순한 속도전을 넘어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리킨다. AI가 연구실에서 완성되는 결과물이 아니라, 현장에서 쓰이며 끊임없이 진화하는 '살아 있는 기술'인 셈이다.

양 CEO는 "미국에서 AI는 더 이상 특수 기술이 아닌 서비스 산업과 일상에 기본적으로 탑재되는 시스템으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지난 2~3년간 AI는 기업의 업무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뒤바꿨다"고 진단했다.

빠른 출시와 반복적인 개선이 가능한 까닭은 '현장 데이터'다. 실제 사용 환경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가 즉각 모델 성능 개선으로 이어지며 개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인트봇은 호텔 등 서비스 현장에 로봇을 우선 배치해 고객과의 대화 및 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어제 수집된 데이터가 오늘 서비스의 정밀도를 높이는 구조다.

이러한 방식은 미국 AI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코그니션랩스가 선보인 AI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데빈'은 실제 사용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와 작업 중단 사례를 즉각 학습에 반영한다. 이를 통해 코드 완성도와 작업 안정성을 극히 짧은 주기로 끌어올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헬스케어 로봇 기업 톰봇의 접근 방식도 맥을 같이 한다. 창업자 톰 스티븐스 CEO(오른쪽 사진)는 "700명 이상의 노인을 직접 만나 어떤 형태의 AI 로봇이 외로움을 완화하고 건강 보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연구했다"며 "기술적 완성도보다 실제 사용자의 반응이 제품의 최종 방향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AI가 제품 개발 속도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는 만큼, 향후 몇 년간의 기술 변화는 과거보다 훨씬 가파르게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스베이거스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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