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에 발목 잡힌 트럼프 "개방 안 하면 이란 발전소 초토화"

손성원 2026. 3. 22. 18: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48시간 이내로 이란의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경고장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만약 이란이 지금 이 시점부터 48시간 이내에 아무런 위협 없이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이란의 가장 큰 발전소를 시작으로 주요 발전소들을 타격해 완전히 파괴(obliterate)할 것"이라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이란에 "48시간 이내 개방" 경고
이란, '선별 해협 허용' 외교 수단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미 워싱턴 백악관 사우스론(남쪽 잔디밭)에서 전용 헬기인 마린원을 타기에 앞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으면 48시간 이내로 이란의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경고장을 날렸다. 자신이 시작한 전쟁에서 발을 빼고 싶지만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발목을 잡혀 조바심이 난 트럼프 대통령이 보낸 '최후통첩'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란은 에너지 시설을 공격받으면 역내 미국의 자산과 에너지·정보기술·해수담수화 시설을 총공격하겠다고 응수하며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국가 인프라 시설 겨냥 '최후통첩'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만약 이란이 지금 이 시점부터 48시간 이내에 아무런 위협 없이 호르무즈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이란의 가장 큰 발전소를 시작으로 주요 발전소들을 타격해 완전히 파괴(obliterate)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의 주요 발전소로는 테헤란 인근의 다마반드 발전소, 이란 남동부의 케르만 발전소, 후제스탄주(州)의 라민 발전소 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유일 원자력 발전소인 부셰르 발전소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후 이란이 사실상 봉쇄하고 있는 호르무즈해협이 그려진 지도.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화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이란 국민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 인프라 시설까지 미국의 공격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전 세계 에너지 위기가 악화하자, 해협 재개방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우리는 한 시간 안에 이란의 전력 설비를 해체할 수 있지만, 이상적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등 이란 전력망 파괴 가능성에는 거리를 둬 왔다.

이란도 맞대응에 나섰다. 이란 국영방송 IRIB에 따르면 이란군 중앙사령부 대변인은 "만약 이란의 연료와 에너지 인프라가 적에 의해 공격을 받을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 정권이 지역 내 보유한 모든 에너지·정보기술·담수화 시설은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군 중앙사령부는 이슬람혁명수비대와 이란 정규군을 총괄하는 기구다.


미, 동맹국 압박에도...이란 "일본 선박 통행 용의"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9일 미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바로 전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선 "이란 테러리스트 정권과 관련한 중동에서의 대규모 군사적 노력을 점차 축소하는(wind down)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에서 발을 빼고 싶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루 만에 격한 태도로 돌변한 것은 이란 전쟁에서 승리 선언을 하고 싶어도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국제 유가가 치솟은 현재 상태로는 불가능하다는 인식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

적국인 러시아와 이란의 원유 수출 제재 일시 해제까지 승인했지만, 20일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12달러까지 올라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을 통해 '점차 축소'를 언급한 후에야 유가는 배럴당 108달러 부근까지 떨어졌다. 같은 날 미국은 급등한 국제 유가를 억제하기 위해 전쟁 중인 이란산 원유 제재를 30일간 면제하는 결정까지 내렸다.

호르무즈해협에 발목 잡힌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이용국'의 군사작전 참여도 계속 강조했다. 그는 20일 "유럽과 한국, 일본, 중국 등 많은 나라가 그곳(호르무즈해협)을 필요로 하니, 그들이 조금 관여해야 할 것"이라며 "솔직히 우리 동맹국들에 많이 놀랐다"며 압박했다.

다만 동맹국들은 '이란 호르무즈해협 봉쇄 규탄 성명'을 내는 데서 더 나아가 직접적 군사적 조치를 취할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이란은 일본과의 협의 사실을 공개하는 등 선별적 해협 통항 허용을 외교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모습이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 이란 대표인 알리 무사비는 22일 반관영 메흐르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해협은 이란의 적과 연계된 선박을 제외하고 모든 선박에 개방돼 있다"고 밝혔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