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청약’ 막고 주택기금 마련…집값 하락 땐 미분양 요인될 수도

백주연 기자 2026. 3. 2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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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주택채권입찰제 재도입 추진]
안태준 의원 주택법 개정안 곧 발의
분상제 아파트에 채권매입 의무화
청약 당첨자 시세차익 일부 회수
주거안정용 공공주택 재원 활용
만기·이율 다양화로 투자성 강화
“현금 부자에 여전히 유리” 지적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를 포함한 강남 지역 아파트 단지 모습. 조태형 기자

정부와 여당이 아파트 분양가와 인근 시세의 차이가 크면 수분양자가 채권을 매입하도록 해 시세차익 일부를 국고로 환수하는 ‘주택채권입찰제’ 재도입을 추진한다. 집값 안정과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분양가상한제(분상제)를 도입했으나 집값이 크게 올라 분양가와 시세의 가격차가 크게 벌어지며 ‘로또청약’이 벌어지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채권입찰제로 공공주택 재원을 마련할 수 있지만 집값이 약세를 띌 경우 실효성이 떨어지고, 미분양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분상제 적용 지역에서 민간 주택을 분양받는 경우 의무적으로 국민주택채권을 매입하도록 하는 내용의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것으로 확인됐다. 분상제 민간 주택 분양가가 인근 지역 시세 대비 100% 이하면 채권 상한액은 인근 시세 대비 100% 미만으로 국토부와 여당이 협의할 예정이다. 채권 매입으로 환수하는 이익은 인근 지역 시세로 한정된다.

채권입찰제는 1983년 처음 도입됐다가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폐지됐다. 이후 2006년 분양가상한제와 함께 다시 도입돼 판교신도시에서 적용했으나 2013년 박근혜 정부 들어 집값이 크게 하락하며 실효성이 떨어져 폐지됐다.

채권입찰제 부활이 적극 논의되는 것은 대출 한도가 제한된 상황에 분상제가 현금 부자들의 자산 증식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분양한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전용 59㎡의 최저 분양가는 18억 4900만 원 이었으나 현재 분양권 호가는 45억 원이 넘었다. 대출 가능액이 2억 원이지만 일반분양 평균 경쟁률은 237대 1이나 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서 “로또 분양은 분양가 상한 제한으로 인해 실제 시세와 크게 차이가 발생해 주변 집값을 폭등시키는 원인”이라며 분상제 지역의 민간주택 청약 제도 개편 필요성을 밝힌 바 있다.

채권입찰제 개정안은 분상제 청약 당첨을 통해 발생하는 시세 차익의 일부를 공공이 회수해 주거 안정을 위한 공공주택 사업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다. 과거에 시행한 채권입찰제는 분양가와 채권매입손실액(채권 매입후 즉시 매각했을때 예상 손실액)을 합한 금액이 인근 시세 대비 90% 수준이 되도록 채권상한액을 설정했다.

무조건적인 차익 회수가 아닌 주택채권의 투자성을 강화해 장기 보유를 유도한다는 방향이다. 현재 국민주택채권은 1종(만기 5년, 연이율 1%)만 남아 투자 메리트가 떨어져 의무 매입 대상자들은 매입 이후 즉시 할인 매각하는 준조세로 받아들이고 있다. 안 의원은 “주택채권을 다양한 만기와 이율로 출시하도록 국토교통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당 측은 채권입찰제를 도입해 과도한 청약 쏠림을 방지하고, 청약통장 가입자 수 감소로 재원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택도시기금 재원으로 시세 차익을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2월 2559만좌였던 청약통장 수는 지난달 2533만좌로 1년 만에 26만좌가 줄었다.

안 의원이 2020년 이후 분양가상한제 지역에서 ‘인근지역 시세 대비 100% 이하’의 분양가로 분양된 민간주택 23곳에 개편한 채권입찰제를 적용한 결과에 따르면 채권 입찰을 통해 공공으로 환수할 수 있는 규모는 1조 5000억 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2024년 국민주택채권 발행액 14조 1000억 원의 10%가 넘는 규모다. 공공주택 건설과 주거복지 등에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 재원이다.

하지만 이미 도입과 폐기가 반복되면서 노출된 문제점과 한계도 분명하다. 집값이 떨어질 경우 분양가와 시세 간 격차가 줄어들면서 제도의 효과가 떨어지고, 미분양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금 동원력이 있는 수요자들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분양가 외에 채권 부담이 더해져 수요자 입장에선 조달 자금이 늘어나는 단점이 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신혼부부와 청년 등에 기회를 주기 위해 분양가 규제를 했던 것”이라며 “로또 분양을 막기 위해 채권매입 의무화로 접근하기보다는 분양가 규제를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주연 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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