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시대' 연 OTT … 공연·스포츠 생중계 경쟁
실시간 송출역량 세계에 입증
OTT업계 '새 이정표'로 부상
영화·시리즈 경쟁 격화되며
스포츠·공연으로 눈길 돌려
구독자 유치와 '록인'에 유리

넷플릭스가 지난 21일 190여 개국에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을 무리 없이 실시간 송출하는 데 성공하면서 '라이브 생중계' 부문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의 새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되는 영화·시리즈 콘텐츠의 흥행이 불확실한 가운데 강력한 팬덤이 존재하는 스포츠·음악 분야 생중계가 적은 비용으로 구독자 견인·유지에 효과를 볼 수 있는 '가성비 콘텐츠'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이뤄진 넷플릭스의 BTS 컴백 공연 생중계는 대체적으로 시청에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진행됐다. BTS의 노래 가사와 멤버들의 코멘트를 담은 자막이 실제 영상보다 1~2초 밀리거나, 일시적으로 화질이 저하되는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했지만 '옥의 티' 정도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넷플릭스는 2023년부터 라이브 이벤트에 투자해 지난해까지 약 200건의 생중계 실적을 달성하며 공을 들여왔다. 특히 이번 BTS 컴백 공연은 글로벌 OTT로서는 최초로 특정 K팝 뮤지션의 콘서트 전부를 생중계했다는 새 '이정표'가 됐다. 과거에도 걸그룹 트와이스와 에스파의 '아마존 뮤직 라이브' 콘서트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생중계됐지만, 미국 풋볼 경기 이후 진행된 소규모 공연이었다.
OTT업계에서 스포츠·공연 등 실시간 콘텐츠 확보 경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단발적이면서도 주목도가 높은 '이벤트'인 콘서트가 이번 BTS 공연을 계기로 OTT의 주요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넷플릭스의 경우 스포츠 중계 부문에서도 통째로 중계권을 구매하기보다 중요한 경기나 단발성 이벤트에 치중하는 중이다. 미국풋볼리그(NFL) 크리스마스 게임데이 중계(2025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내 독점 중계(2026년) 등이 대표적이다. 온디맨드 콘텐츠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스포츠 부문에서도 대규모 투자로 인한 불확실성을 감수하기보다 구독 이탈을 막고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는 확실한 '가성비'를 택한 셈이다. 현재 넷플릭스가 전 세계 독점 중계중인 스포츠 분야는 미국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러(RAW)' 정도다.
콘서트 생중계는 대형 이벤트에 집중하는 전략이 통할 수 있는 분야다. 뮤지션 개인 역량뿐 아니라 팬덤의 영향으로 단기간 폭발적으로 구독자를 늘릴 수 있는 데다, 중계된 콘서트를 가공하거나 연관 콘텐츠를 제작해 선보이는 방식으로 신규 유입된 구독자를 묶어두는 효과(록인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넷플릭스가 BTS의 공연 생중계 직후인 오는 27일 BTS 컴백 다큐멘터리 'BTS: 더 리턴'을 선보이는 이유다. 디즈니플러스의 엘튼 존 고별 공연 생중계(2022년), 티빙의 임영웅 콘서트 생중계(2022년, 2025년), 쿠팡플레이의 보이그룹 트레저 오사카 콘서트 생중계(2026년) 등 국내외 OTT들도 간헐적으로 콘서트 생중계에 투자해왔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콘텐츠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OTT 플랫폼이 콘서트로 화제성이 높은 콘텐츠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홍보와 신규 구독자 유입을 동시에 노리는 것"이라며 "일회성 이벤트로 가입한 이용자도 약 절반은 구독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어 "기획사는 대형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OTT와 협업해 중계 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 서로 이익이 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데다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K팝의 콘서트 생중계를 둘러싼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도 "그동안 OTT 생중계 콘텐츠를 이끄는 첨병이 주로 스포츠였다면, 넷플릭스의 BTS 콘서트 생중계는 그 중심이 공연 쪽으로 올 수 있는 중요한 전기"라고 말했다.
[최현재 기자 /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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